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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한국적 감성을 품은 열한개의 공간

2013-03-21


지난 3월 13일 ‘제1회 한국적 스타일 실내 공간 우수 사례 선정 공모’ 결과가 발표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적 스타일 모델 발굴 및 확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이번 공모에서는 전통 요소들을 현대적 양식으로 응용, 한국적 스타일의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 우수 공간 11곳이 선정되었다. ‘한국적 스타일 모델 발굴 및 확산 사업'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한류 바람과는 달리 ‘공간'은 오히려 세계화라는 미명 아래 점차 한국성이 퇴색되고 획일화 되고 있다는 자아 비판적 배경으로 시작된 사업으로 한국적 실내공간의 대중적 관심 환기와 세계화를 통한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번 공모를 통해 선정된 실내 공간 우수 사례 11곳은 ‘국립국악학교', ‘통영 용남초등학교', ‘배상면주가 세월랑', ‘정동극장', ‘조선호텔', ‘가마광주요', ‘지수화풍 360 컨트리클럽', ‘다담', ‘연타발 해운대점', ‘지노하우스', ‘편강한의원' 등이다.

에디터 | 길영화(yhkil@jungle.co.kr)
자료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국립국악학교
건축가 : 김개천(국민대학교 실내건축학과)
용도 : 학교 로비(교육공간)
위치 :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272

서예, 오방색, 5음계 등의 전통적 요소들을 빛으로 환원시켜 공간에 적용했다. 음악을 시각화하여 밝고 변화하는 학교의 분위기를 연출, 현대적인 한국성을 가진 로비 디자인으로서의 비전을 보여주었다. 또한 경제적이고 효율적 디자인으로 유지 관리가 용이하고, 다양한 공간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공간이다.

통영 용남초등학교
건축가 : 김주원(하우스 스타일)
용도 : 방과 후 공예교실(교육공간)
위치 : 경상남도 통영시 용남면 달포 큰길 125

이 곳은 공예작품을 전시하기 위한 공간으로 수업과 수납, 전시, 문화행사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다. 전통적 재료인 한지로 붙인 슬라이딩도어시스템으로 공간은 한지에 걸러진 은은한 빛으로 채워진다. 공간의 각 4면의 벽이 열리고 닫힘에 따라 분리와 통합이 이뤄지는 모습은 한옥의 공간을 연상하게 한다. 또한 본래 초등학교 교실의 낡은 듯한 나무 판재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 광목천에 옻칠염로를 도색하여 전통염색 분위기를 낸 마루바닥도 인상적이다.

배상면주가 세월랑
건축가 : 배상면주가
용도 : 증류주 숙성고(문화공간)
위치 :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 화현리 512

열린 회랑 형식 구조를 지닌 공간이다. 마치 나무 숲의 형상처럼 보이는 건축 형태는 시골 마을에서 사람들이 큰 느티나무 아래서 모이는 모습과도 같다. 열린 천장과 투명한 갤러리 창, 마당 바닥의 백토 등은 벽면이 없는 회랑식 구조의 순수한 면을 돋보이게 하고 있으며, 휘어진 소나무를 그대로 기둥으로 활용하는 자연적 재료의 적극적 활용이 엿보인다. 내부 공간은 전통 한옥 ‘채'의 개념을 응용하여 구성했다.

정동극장
건축가 : 김용미(금성종합건축사사무소)
용도 : 공연장 로비(문화공간)
위치 : 서울시 중구 정동길 43

한옥에 사용하는 나무, 흙, 돌과 같은 천연재료의 사용이 눈에 띄는 공간으로 한옥의 입면을 모티브로 한 입면 요소들이 전통성을 살려주고 있다. 관람객들이 공연을 기다리는 장소는 쪽마루 같은 공간으로 구성되어 마치 한옥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기분이 들게하며, 로비와 매표소를 나누는 칸막이에는 유리에 한식 창호 창살을 더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꾀했다.

조선호텔 스위트룸
건축가 : 최시영(리빙액시스)
용도 : 호텔객실(상업공간)
위치 : 서울시 소공동 87번지

환구단의 석조문을 모티브로 하여 조선시대의 사대문과 4개의 소문(小門)을 잇는 아홉 번째 문을 형상화 했다. 그리고 한국 전통의 단(段) 문화를 실내 공간에 적용하여 외국인들에게 우리 마루 문화의 우수성과 특성을 경험으로써 알려주고 있다.

가마광주요
건축가 : 김형종, 우대성, 조성기(모노솜 인테리어 디자인)
용도 : 도자기숍(상업공간)
위치 :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42-2

도자기가 완성되기 전 물레에서 돌아가는 흙더미의 형상을 연상케하는 천정의 선형 오브제가 인상적이다. 또한 이 오브제는 아래에 놓인 그릇 형상의 또 다른 오브제와 함께 공간의 상징적 이미지로 조화를 이룬다. 천장의 목재 오브제는 도자기 전시선반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조화를 이루며, 화조도의 벽지는 수납식 슬라이딩 도어로 활용해 전통적 그림의 전시의 기능과 도어의 기능을 동시에 지닌다.

지수화풍 360 컨트리클럽
건축가 : 승효상(이로재)
용도 : 골프장(상업공간)
위치 :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부평리 산 59-3번지

다양한 기능을 가진 골프장의 클럽하우스를 그 기능별로 각각의 공간을 만들어 서로 연계하고 소통되도록 구성했다. 각 공간은 집처럼, 복도는 길처럼, 그리고 이들 가운데 큰 마당을 둔 모습은 마치 여러 채의 집들이 모여 있는 전통 마을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한 공간은 물성 그대로의 재료를 사용하고, 건물을 지형에 순응하도록 배치되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다.

다담
건축가 : 김윤수(BONDESIGN)
용도 : 한식당(상업공간)
위치 :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97-1

고즈넉한 고택의 밤 풍경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이러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한옥의 외부를 전통가옥의 돌담, 아지랑이가 피는 나뭇가지, 솟대, 우물 등을 활용했으며 내부에는 달빛을 표현하기 위해 한지와 조명을 함께 사용해 편안함을 연출했다. 내부 공간은 전통 한옥의 ‘채'의 개념으로 구성했다.

연타발 해운대점
건축가 : 유정한(NEED21)
용도 : 한식당(상업공간)
위치 :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1400-60 2층

귀한 음식을 대접하는 귀한 공간이라는 콘셉트로 마치 선비의 공간과 같이 기품 있는 고급스러움을 자아낸다. 입구의 ‘숯과 고추'를 시작으로 길을 따라 걸으면 정자, 마당, 마루, 채로 이어지는 한국 전통적 분위기가 진하게 풍긴다. 또한 한옥이 보여주는 막힘과 열림 등 공간 소통의 방법들을 선보이며, 현대적으로 잘 변용된 한국성을 표현하고 있다.

지노하우스
건축가 : 이기옥(필립건축사사무소)
용도 : 서재, 게스트하우스(주거공간)
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577-6번지

디딤돌을 통한 진입, 안마당 역할의 선큰(Sunken) 공간, 사랑방을 연상케 하는 2층 서재 등 전통 건축에 대한 해석을 살펴볼 수 있다. 순수 석재로 제작한 댓돌과 나무로 만든 툇마루로 전통 건축의 촉각적 경험 및 전통적인 수직 이동 방식으로 시각적인 면뿐만 아니라 경험적 측면에서도 한국적 스타일의 공간을 제시하고 있다.

편강한의원
건축가 : 전범진(스튜디오베이스)
용도 : 한의원(의료공간)
위치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편강빌딩 1353-1

한국적 ‘白’의 개념이 시작이 된 공간이다. 공간은 단순히 ‘하얗다'라는 색의 의미보다는 우리의 ‘白’이 내포하고 있는 담백함, 순수함 등의 감수성을 담고 있다. 공간을 구성하는 소재 또한 한국적 재료 중 ‘白’이 드러나는 한지, 모시, 백자, 화강석 등을 사용하여 재질감을 통해서도 전통적 가치를 표현하고 있다. 한국적 절제의 감성이 물씬 드러나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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