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북 아티스트 아누크 부아로베르와 루이 리고가 디자인한 팝업북은 마치 마법 같다.
팝업북은 책을 펼치면 접혀있던 그림들이 튀어나와 입체적인 조형물이 되는 책을 말한다. 일러스트와 함께 팝업 설계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작가의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가 다른 책보다 많다.
친구이자 동료인 아누크 부아로베르(Anouck Boisrobert)와 루이 리고(Louis Rigaud)는 프랑스 디자이너로, 자연과 인생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은 팝업북을 제작한다. 2009년 첫 작품 〈팝 빌(Pop ville)〉을 시작으로, 매년 한 권씩 팝업북을 출간하는 부지런함을 가지고 있다. 또한, 팝업북 외에도 애니메이션, 애플리케이션 등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작품도 선보인다.
두 작가의 역할은 분담되어 있다. 루이는 페이퍼 엔지니어링와 매체 개발을, 아누크는 일러스트 및 그래픽을 담당한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장식미술학교 시절, 워크숍에서 만나 같이 작업을 하면서 시작된 인연이 지금까지 쭉 이어져 오고 있다. 맡은 일은 다르지만 끊임없는 대화와 토론을 통해 책을 완성한다고 한다. 훌륭한 팀워크는 고스란히 작품에 반영되어 귀엽고 간결한 일러스트와 영리하고 아이디어가 넘치는 팝업 테크닉이 어우러진 책이 탄생한다.
두 사람의 첫 번째 팝업북 〈팝 빌〉. 집 한 채만 있던 농가에 도로가 생기면서 도시로 변하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Popville de Anouk Boisrobert et Louis Rigaud © hélium / Actes Sud, 2009
아누크와 루이는 학교 워크샵에서 팀을 이뤄 〈팝 빌〉 더미북을 제작했다. Popville de Anouk Boisrobert et Louis Rigaud © hélium / Actes Sud, 2009
Une hirondelle, Deux crevettes, Trois fourmis de Anouck Boisrobert et Louis Rigaud © hélium / Actes Sud, 2015
3권으로 이루어진 시리즈 북으로, 각 책에는 팝업, 플랩, 엠보싱 기법을 적용했다. Une hirondelle, Deux crevettes, Trois fourmis de Anouck Boisrobert et Louis Rigaud © hélium / Actes Sud, 2015
두 사람의 팝업북은 앞서 말했듯이 자연과 인생에 대한 밝은 시각을 간결한 일러스트와 독특한 팝업 구조로 전달한다. 하지만 그들의 책을 돋보이게 하는 건 이야기를 담아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앗! 내 모자〉의 팝업 테크닉은 단순하다. 하지만 접힌 종이 뒷면에 숨겨진 일러스트는 독자와 주인공이 함께 모자를 찾아 떠나도록 만든다.
이외에도 종이를 당기면 숲에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나무늘보가 사는 숲에서〉, 팝업의 방향을 바꿔 바닷속 이야기를 전하는 〈바다이야기〉 등 구조가 이야기를 보완하는 책을 선보였다. 폴 엘뤼아르(Paul Éluard)의 시를 아코디언 북으로 제작한 〈자유〉는 책 자체로도 한 편의 시가 된다.
모자를 뺏은 원숭이를 따라 도시 이곳저곳을 여행하는 책 〈앗! 내 모자〉 Oh! Mon chapeau de Anouck Boisrobert et Louis Rigaud © hèlium / Actes Sud, 2014
접힌 종이 뒷면에 숨겨진 그림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Oh! Mon chapeau de Anouck Boisrobert et Louis Rigaud © hélium / Actes Sud, 2014
폴 엘뤼아르의 시 〈자유〉를 아코디언 북으로 제작한 책. 앞, 뒷면을 이어서 읽을 수 있다. Liberté de Anouck Boisrobert et Louis Rigaud © hélium / Actes Sud, 2011
우리나라에도 출간된 〈바다이야기〉 Océano de Anouck Boisrobert et Louis Rigaud © hélium / Actes Sud, 2013
아누크와 루이의 팝업북, 한국에 오다
현대어린이책미술관에서 열리는 ‘봉주르 팝업’ 전은 아누크와 루이의 모든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다. 팝업북을 비롯한 애니메이션, 디지털 드로잉,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두 작가의 넘쳐나는 창의성을 만날 수 있다.
깔끔한 선과 선명한 원색으로 그려진 아누크의 원화는 그 자체로 일러스트로서의 가치가 있다. 또한, 책 한 권이 완성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시안은 팝업북에 관심이 있거나, 만들어보고 싶은 관객에게 좋은 교육 자료가 된다.
루이가 실험한 더미가 전시되어 있어 팝업북 제작과정을 엿볼 수 있다.
〈나무늘보가 사는 숲에서〉의 한 장면을 재현한 대형 설치물
전시 곳곳에는 마치 책 속으로 들어온 듯한 대형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책 속 배경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기도 하고, 깊은 바닷속을 여행하는 것처럼 만든 장치도 있다. 전시장 마지막에 마련된 페이퍼 아뜰리에에서는 나만의 팝업북 혹은 일러스트를 그려볼 수도 있다.
독특한 표현방식과 심플한 일러스트가 결합한 아누크와 루이의 팝업북은 독자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며, 팝업북의 매력에 빠지도록 만든다. 전시를 다 보고 난 후에도 그들의 작품을 오랫동안 보고 싶다면 서점에 가도록 하자. 대표적인 책은 우리나라에도 출간되어 언제든지 구매할 수 있다.
봉주르 팝업
2017.07.14 - 11.19
현대어린이책미술관(판교 현대백화점 5층)
성인/아동 6,000원
자료제공_ 현대어린이책미술관(
www.hmok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