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컬쳐 | 리뷰

호텔990을 알려면

2017-09-22

 


 

‘호텔990’은 ‘원덕현’ 대표가 운영하는 브랜드 ‘블랭코브’의 9번 라인으로 만든 공간 ‘슬로우스테디클럽’에서 진행하는 갤러리 서비스 ‘휴즈부스’의 여섯 번째 전시다. 

 


 

쉽게 이해가 되는 문장은 아니다. ‘호텔990’이라는 전시 또한 이 문장만큼이나 단순하지 않다. 호텔990을 알려면 휴즈부스를 알아야 하고, 휴즈부스를 알려면 슬로우스테디클럽을 알아야 한다. 또한 슬로우스테디클럽을 알려면 블랭코브를 알아야 하고, 블랭코브를 알려면 원덕현을 알아야 한다.

 

'호텔990'이 진행되는 슬로우스테디클럽 외관과 매장 내부 모습

 

 

호텔990 ①

휴즈부스의 여섯 번째 전시 ‘호텔990’은 뉴발란스의 990 모델을 주제로 기획한 전시다. 1000점 만점에 990점이라는 의미에서 이름 붙여진 뉴발란스 990은 디자인과 기능을 모두 갖춘 명품 스니커즈다. 자연스럽게 오랜 전통과 기술, 장인정신을 담아 제품을 만드는 에르메스를 떠올리게 됐다. 에르메스의 오마주로서 오렌지 컬러를 사용했고, 로고는 HOTEL990의 H, 9, 9, 0 네 개의 철자를 스테인드글라스 형태로 나열하되 선만을 교차시켜 미니멀한 형상으로 완성했다. 

 

이번

이번 '호텔990' 전시에서 제작한 굿즈들로 꾸민 공간

 

전시장 한쪽에서는 뉴발란스990 시리즈가 어떤 기능과 부속품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뉴발란스990 시리즈가 어떤 기능과 부속품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호텔990 ②

디렉터가 찾은 ‘라이프스타일’이라는 키워드와 뉴발란스 측이 제시한 ‘여행’이라는 키워드를 연결해 가상의 호텔 ‘호텔990’을 완성했다. 프레그런스 룸 태그, 슈혼 키홀더, 카페트 등을 만들어 룸을 꾸몄고,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룩북을 제작했다. 대부분 호텔 하면 ‘편안함’을 떠올리지만 사실 항상 그런 건 아니다. 누군가는 일을 위해서, 누군가는 여행을 위해서 호텔을 방문하고, 호텔을 찾은 누군가는 행복해하고, 누군가는 슬퍼한다.

 

호텔990에서 사용하는 프레그런스 룸 태그와 슈혼 키홀더. 호텔990의 로고로 제작한 카페트도 살짝 보인다.

호텔990에서 사용하는 프레그런스 룸 태그(좌)와 슈혼 키홀더(우). 호텔990의 로고로 제작한 카페트도 살짝 보인다.

 

 

룩북. 다양한 모습의 사람이 오고 가는 호텔은 어쩌면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습이 아닐까.

룩북. 다양한 모습의 사람이 오고 가는 호텔은 어쩌면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습이 아닐까.


 

휴즈부스

휴즈부스는 슬로우스테디클럽에서 진행하는 갤러리 서비스로, 공간은 작지만 가치는 크다는 뜻이다. 슬로우스테디클럽의 무드와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공감할 법한 주제의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러스트, 사진, 페인트, 설치미술 등 다양한 결과물을 전시했다. 보통 작품 전시와 패션 관련 굿즈 제작, 작가 인터뷰 등의 활동이 이루어진다. 6개월을 주기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인데, 전시하는 작품을 제대로, 오래,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함이다.

 

슬로우스테디클럽

슬로우스테디클럽은 블랭코브의 10가지 라인 중 9번 아키텍처 라인으로 지어진, 이름처럼 ‘느리지만 꾸준히’라는 가치가 녹아 있는 공간이다. 2014년 10월 31일에 오픈했고, 1층은 편집샵, 2층은 카페와 갤러리, 3층은 루프탑으로 운영된다. 1967년에 지어진 가정집 건물을 블랭코브의 원덕현 디렉터와 IVAAIU City Planning의 이동욱 건축가가 리노베이션했다. 바우하우스에 영향을 받아 흰색 바탕에 점, 선, 면으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무엇보다 블랭코브의 디자인적 미학을 그대로 따랐다.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슬로우스테디클럽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슬로우스테디클럽

 

슬로우스테디클럽 외부/내부 모습

슬로우스테디클럽 외부/내부 모습

 

2층 카페와 루프탑

2층 카페와 루프탑

 

 

블랭코브

블랭코브는 원덕현이 2011년 9월 30일 론칭했고, 현재 디렉팅하고 있는 브랜드다. 많은 사람에게 가방 브랜드로 인지되어 있지만 원래는 전체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브랜드였다. 그중 첫 번째로 만들었던 아이템이 가방이었을 뿐이다. 기본적으로 불필요한 디자인 요소와 군더더기를 배제한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밀리터리의 견고함과 아웃도어의 실용성, 다양한 수납공간을 베이스로 하여 ‘느리지만 진화하는 디자인’을 선보이고자 한다. 

 

원덕현

원덕현은 기록에 대한 약간의 집착이 있다. 그래서 ‘SSC DOCU’라는 콘텐츠를 생산해 슬로우스테디클럽 인스타그램(@slowsteadyclub)에 업로드한다. 보통의 인스타그램 콘텐츠에 비해 텍스트가 긴 것이 특징이다. 매일 일기를 쓰듯 공간에서 일어나는 평범함 일상을 기록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보다는 그 자신을 위한 기록이다. 어떤 장면을 순간 포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시의 계절과 시간, 날씨를 담아내기 위해 주로 야외에서 이루어진다. ‘슬로우스테디클럽의 무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같은 콘텐츠도 재미있어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다행이 반응이 나쁘지 않다. 

 

 

SSC DOCU.

슬로우스테디클럽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되는 SSC DOCU. 참고로 우측 하단이 원덕현 대표

 

 

에디터_ 추은희(ehchu@jungle.co.kr)

사진제공_ 슬로우스테디클럽(slowsteadyclub.com)

facebook twitter

#브랜드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