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25
지금 자연 속 동물들은 어떤 모습일까. 멸종된 혹은 멸종위기의 동물들을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돌아보는 전시가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잃어버린 것, 잃어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해주는 전시는 바로 ‘MISSING’이다.
전시에는 꾸준히 진지한 태도로 자연을 바라보았던 세 작가, 장노아, 이창원, 성실화랑이 참여한다.
2014년부터 멸종동물들을 위한 그림을 그려온 장노아 작가는 ‘왜 사라졌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전시장에 펼쳐진 자줏빛 공간을 메운 작가의 작업에 등장하는 동물은 거대한 도시 속 초고층 빌딩에 숲을 빼앗겨 길을 잃은 듯하다. 형상만으로도 위압감을 주는 뾰족한 탑들과 멸종동물의 상징과도 같은 도도, 한국의 마지막 표범, 산악고릴라,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돌고래 등에선 온기가 느껴진다. 지금의 환경에서 살아가야 하는, 다음 세대를 상징하는 한 소녀는 작품 속 동물들과 서로를 위로하며 하나의 풍경을 만든다.
이창원 작가는 보이는 것과 보여주는 것 사이에서 자신만의 트롱프뢰유를 시도한다. ‘최초의 예술작품’인 알타미라 동굴벽화를 연상시키는 〈Release〉 시리즈는 과거의 의식주를 위한 주술적인 의미가 아닌 자연의 위기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주문으로 보인다. 넓은 공간을 떠다니는 밝고 환한 동물들의 실루엣은 〈평행 세계〉라는 작품이다. 자유로워 동물들과 우리를 같은 공간에 머물며 잠시나마 공존하게 된다.
성실화랑은 멸종위기동물 그래픽 아카이브를 선보인다. ‘그래픽 디자인을 통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로 그래픽 디자인을 통해 멸종위기동물에 대한 생물학적 정보까지 전하는 성실화랑은 해를 거듭할수록 급감하는 동물 개체수와 멸종위기등급의 변화를 관찰하고 모든 동물의 정보를 세심하게 기록한다. 이번전시에서는 성실화랑이 사라져가는 동물들에 대한 기록하기 시작한 첫번째 작업부터 50번째 작업까지, 총 50점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전시장에서는 전시실의 작품 이외에도 멸종 혹은 멸종위기 동물들의 서식지, 동물에 관한 명언, 자연, 생태, 환경 등과 연관된 도서들을 볼 수 있다. 관람객이 조금이라도 오래 미술관에 머물며 전시의 의미를 되새기길 바라는 의도에서 마련됐다.
‘멸종’은 생물의 운명이기도 하지만 그 과정이 자연적이지 않다면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전시의 목표는 “작은 목소리라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을 전하는 것”이라고 한다.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자연 속 동물들의 모습을 살펴보고 그 의미와 가치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전시연계어린이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전시는 10월 1일까지.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_ 성남아트센터(www.snar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