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19
독일 서적 예술 재단(Stiftung Buchkunst)에서 주최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Best book design from all over the world) 2012의 수상작이 발표되었다. 1961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시작된 이 공모전은 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명실상부 유럽을 대표하는 연례 북디자인 공모전이다. 올해에는 전세계 31개국에서 총 540개의 작품이 출품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은 각 나라의 국내 공모전에서 수상을 해야만 출품할 수 있는 제한이 걸려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 만큼 질적으로도 매우 수준 높은 공모전이라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살펴보는 수상작들을 통해 글로벌 북 디자인의 흐름을 한번 가늠해보도록 하자.
에디터 | 길영화(yhkil@jungle.co.kr)
자료제공 | Stiftung Buchkunst(www.stiftung-buchkunst.de
J.H. Engström . La Rėsidence
Photographer J.H. Engström
Design Greger Ulf Nilson
Publisher Journal, Stockholm
Nation Denmark
스웨덴의 포토그래퍼 겸 아티스트 ‘J.H. Engström’의 사진집. 심플한 겉모습과는 달리 내지는 폴드아웃(fold-out) 방식으로 독특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의 폴드아웃 방식은 마치 연극의 막을 떠올리게 한다. 접혀져있는 페이지 위에 적혀있는 짤막한 이야기가 잠깐의 쉼을 주고, 이 페이지가 열리는 순간 세 장의 사진들로 배열되는 완전한 장면이 드러나게 된다. 숨겨져 있던 장면이 펼쳐지는 이 과정은 극적이기보다는 서정적이고, 스며들 듯 이뤄진다. 마치 일상 생활의 평범한 모습을 담은 책의 주제처럼. 또한 책은 독자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자 하지 않는다. 단지 접혀짐에 의한 호기심이 잠깐의 여유(사진집을 훑어보듯 넘기는 사람이라 할지라도)를 전해주며 사진과 독자들 간 상호작용의 흐름을 보다 자연스럽게 이어줄 뿐이다.
Raum, verschraubt mit der Zeit / Space, Twisted with Time
Author Hubertus Adam
Design Gabriele Lenz, Elena Henrich / büro für visuelle gestaltung
Publisher Birkhäuser, Basel
Nation Austria
책이라는 매체에서 텍스트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포기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그럼에도 때로는 텍스트의 그 어떤 도움 없이도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이미지들에 매력을 느끼기도 한다. 이 건축 서적은 이미지와 텍스트를 서로 다른 덩어리로 분리함으로써 이미지를 독립, 그 매력을 부각시켰다. 책을 보는 방법은 이렇다. 분리된 두 책을 함께 펼쳐놓고, 독특하게 구성된 텍스트의 책을 먼저 빠르게 읽는다. 그리고 이미지 책으로 넘어가 연관된 건축사진을 감상하는 방식이다. 텍스트는 텍스트대로, 이미지는 이미지대로 명료하고 힘있는 조화를 이루는 책이다.
The Story of Paper-cut
Author Zhao Xigang
Design Lv Min, Yang Jing
Publisher People’s Fine Arts Publishing House, Beijing
Nation China
종이오리기(Paper-cut)의 이야기를 담은 책. 여기에서 북디자이너는 책과 종이, 그리고 이미지로 말하는 또 한명의 저자가 된다. 매우 얇고 섬세한 책의 내지. 그 안에서 북디자이너는 즐거움, 피어나는 꽃, 공허함, 가족, 달빛, 새소리, 숲, 정령, 깃털의 펄럭임, 다람쥐의 종종걸음 등 다양한 이야기를 페이퍼컷 아트의 모습을 빌려 표현한다. 이야기 변화에 따라 종이의 형태와 색상도 달라진다. 저자뿐만 아니라 북디자이너의 감성 또한 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Utilité
Author Ellen Korth
Design -SYB- (Sybren Kuiper)
Publisher Ellen Korth, Deventer
Nation The Netherlands
저자가 직접 40명을 방문, 그들의 바느질 모습을 담은 책이다. 책은 폴드아웃(fold-out) 방식으로 구성되는데, 한 번의 펼침이 아닌 계속되는 레이어로 다양한 장면들이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그 안의 텍스트는 손글씨 느낌을 통해 마치 사진 속 공간으로 독자를 초대하는 것처럼 쓰여진다. 주제를 표현하듯 바느질의 촉각적 느낌이 강조된 표지 디자인 역시 인상적이다.
What We Wear
Author Pieter van den Boogert
Design Teun van der Heijden / Heijdens Karwei
Publisher Keff & Dessing Publishing, Amsterdam
Nation The Netherlands
「What We Wear」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입는 옷에 대해 저널리스트적 시각에서 바라본 다큐멘터리 같은 책이다. 우리가 입는 옷이 어디에서 생산되는지, 그리고 실제로 누가 만들고 있는지, 책은 자극적이고 독자들의 감정을 움직이는 사진들로 한편의 짧은 로드 무비를 만들어 낸다.
IM WALGAU GEMEINDEN gemeinsam
Design Marcel Bachmann, Andrea Redolfi / Atelier Gassner-Redolfi
Nation Austria
이 책은 오스트리아 발가우(WALGAU) 지역의 삶과 문화를 다룬다. 이 곳의 생활을 텍스트와 실제 그대로를 담은 사진들을 침착하면서도 리듬감이 느껴지는 배치로 담아 낸다. 지역의 등고선을 양각 무늬로 커버에 표현한 점이 흥미롭다.
Zoom in, Zoom out
Author Victor HSU Architect & Partners ; Zoom Design Atelier ( Ed. )
Design Fang Hsin-Yuan
Publisher Garden City Publishers Ltd., Taipei
Nation Taiwan
타이완의 건축 스튜디오인 ‘Zoom Design Atelier’의 작품집이다. 건축물이 폭넓은 재료의 활용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보여지듯, 이 책 역시 재료의 다양성으로 독특한 인상을 풍겨낸다. 공사 중인 건물에 쳐진 안전망이 떠올려지는 표지에서 스튜디오의 작업이 사진으로 담긴 소책자, 그리고 스케치, 도면 등이 그려진 투명 종이 까지, 책은 재료들의 갖가지 표정으로 구성된다.
Libuše Niklová
Author Tereza Bruthansová
Design Zuzana Lednická / Studio Najbrt
Publisher Arbor vitae societas, Prag
Nation Czech Republic
‘Libuše Niklová’는 체코 디자인의 상징적 인물 중 한 명으로 그녀의 장난감은 1970~80년대 동유럽 아이들의 친구였다. 이 책은 ‘Libuše Niklová’의 작업을 종합적으로 엮어낸다. 커버는 장난감을 만들 때 쓰였던 합성 재료를 참조, 활용하여 제작되었다고 한다. 책에 사용된 레드, 옐로우, 블루, 그린 컬러는 서로 조화를 이루며 편안하고 산뜻한 인상을 전해준다.
Poems by Wen Aiyi
Author Wen Aiyi
Design Liu Xiaoxiang, Gao Wen
Publisher Writers Press, Beijing
Nation China
Gomorrah Girl
Author Valerio Spada
Design -SYB- (Sybren Kuiper)
Publisher Cross Editions, Paris
Nation The Netherlands
Pampilio
Author Irena Tuwim, Monika Hanulak
Design & Illustration Monika Hanulak
Publisher Wytwórnia, Warschau
Nation Poland
100 % Ivanovo. Agitprop Fabrics and Designs of 1920 –1930s
Design Evgeny Korneev
Publisher Foundation, Moskau
Nation Russia
2666
Author Roberto Bolaño
Design Nina Ulmaja
Publisher Albert Bonniers Förlag, Stockholm
Nation Swe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