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04
지난 4월 24일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이벤트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하는 ‘시민이 만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청책워크숍’이 열렸다. 이번 워크숍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향후 운영에 있어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마련된 것으로 서울시, 서울디자인재단 등의 관련기관과 동대문 지역상인, 디자인 및 문화예술단체, 그리고 시민들이 함께 자리하여 서로의 의견을 나눴다.
에디터 | 길영화(yhkil@jungle.co.kr)
사진제공 | 서울디자인재단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무엇입니까?’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하디드의 공모전 당선으로 세간의 이목을 끈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 미래지향적 거대한 건물이 동대문 한복판에 그 웅장한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고는 있는데, 정작 어떤 시설로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에 대해 아는 시민들을 그리 많지 않다. 정책결정과정에서의 혼선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시민들과의 내밀한 소통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이에 서울디자인재단은 ‘시민이 사랑하는 DDP 만들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향후 DDP 운영에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청책워크숍을 마련했다. 청책(聽策)은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함께한 이번 청책워크숍은 DDP 주변 지역 상인들과 디자인, 문화 관련 단체들의 ‘DDP에 바란다’는 주제 발표와 워크숍에 참석한 시민들의 자유토론으로 진행되었다. ‘DDP에 바란다’ 발표에는 (사)동대문관광특구협의회, 문화연대, (사)한국패션봉제아카데미, (사)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동대문지역발전협의회, 젊은 디자인그룹 대표, 시민그룹 대표 등 총 7곳의 단체가 참여했다.
먼저 이야기를 시작한 (사)동대문관광특구협의회 김방진 회장은 DDP가 동대문 지역 패션상권의 활성화를 위해 상설 패션쇼, 패션디자이너들의 육성과 발굴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최근 부실경영으로 폐쇄된 서울패션센터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운용을 부탁했다. 특히 거대한 건축물의 위용으로 말미암아 시민들이 활용하는데 부담감을 가질 것을 염려하며, 서울시 공공시설물로서 문턱을 최대한 낮춰달라는 요구도 함께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문화연대 이원재 사무처장은 지금의 상태로는 매년 적자에 시달려야 하는 DDP의 현황을 지적하며, 전시행정으로 인해 사업진행과정에서 필요성과 운영에 대한 소통이 부족했다는 것을 그 원인으로 들었다. 그는 DDP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이분법으로 나누어 질 것이 아니라 서울의 다양한 상상력과 창의성을 함께 만들어내는 공공 프로세스 자체로 디자인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한국패션봉제아카데미 황금이 이사는 DDP를 새로운 한류의 진원지로 지목했다. 이미 동대문 지역이 갖춘 산업적 베이스와 글로벌적 기반은 또 다른 한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의 황이사의 설명이다. 이와 같은 글로벌 경쟁력은 DDP 건물 하나가 아닌 주변지역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로 갖출 수 있다며, 새로운 한류는 서울 시민의 라이프스타일 자체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네 번째 연사인 (사)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박인학 부회장은 DDP 건립의 당위성을 말하며, DDP가 가진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우선 디자인은 의.식.주, 인간의 모든 활동을 담을 수 있는 빈 그릇과도 같은 것이라고 전제하며, 고부가가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서 디자인의 잠재력을 담을 수 있는 공공적 디자인 인프라의 건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동대문지역발전협의회 전중열 이사는 발표를 통해 정부 정책이다 기관의 행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동대문 지역 스스로가 자생력을 가지고 변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이사에 따르면 이미 협의회는 DDP TV나 DDP 신문 등을 발행하며 동대문 자체를 브랜드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며, 그러한 활동들이 계속 이어져 DDP를 미래 후손들에게 훌륭한 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젊은디자인그룹에서는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티팟(teapot)의 조주연 대표가 연사로 나섰다. 그는 DDP와 같은 거대한 공공사업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행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여기에는 동대문 지역민들의 삶에 대한 미시적인 관찰과 리서치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시민그룹에서는 조윤석 홍대앞희망시장 공동대표가 말을 이었다. 조대표는 DDP가 시민들에게 사랑 받기 위해서는 동대문운동장 등DDP 건립을 위해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추억과 아쉬움을 달래고 기념해줄 것을 피력했다.
일곱 연사의 발표가 마치고, 워크숍 참가자들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멍석에 앉아 자유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2009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이기도 한 은병수 디자이너의 진행으로 펼쳐진 자유토론에서는 지역 상가 상인, 대학교수, 시민단체, 학생 등 다양한 분야의 시민들이 DDP에 바라는 점을 자유롭게 이야기했다.
청책워크숍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담화로 마지막 순서를 이었다. 박시장은 “지금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문제가 있다. 그런 이슈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제대로 얘기하고 정리하는 힘이 필요하다. DDP를 놓고도 이곳을 어떻게 쓸 것인지 서로 다른 견해들이 있었다. 오늘과 같이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이 함께 말하는 것이 희망의 시작이고 문제해결의 단서라고 생각한다”면서 역사와 미래에 부끄럽지 않은 좋은 시설로서 DDP가 완성될 것을 약속했다.
DDP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이번 워크숍에서 뿐만 아니라 인터넷 TV, SNS 등 온라인 참여 채널을 통해서도 서로 공유가 가능하다.
인터넷 TV http://tv.seoul.go.kr/seoul2011/index.asp
오픈채널 http://sns.seoul.go.kr/board/view.html?idx=2076&boardcode=1
트 위 터 http://twitter.com/#!/seoulman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