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7
공간 전체에 균일하게 빛이 확산되는 라인조명은 조명을 하나의 공간 디자인 요소로 분석,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비싸고 설치가 쉽지 않다는 단점 때문에 일반적인 활용이 어려웠다. 이러한 라인조명에 이노베이션을 가져온 브랜드가 있다. 린노다.
린노(LINNO)는 리니어 이노베이션(Linear Innovation)의 줄임말이다. 일자 선형으로 이루어진 LINN에 조명같이 동그란 O를 더했다.
린노의 라인조명 시스템
린노는 실내공간의 빛 환경을 쉽게 변화시키고, 빛의 조도와 컬러, 에너지를 조절해 다양한 목적으로 빛을 연출할 수 있게 한다. 린노의 ‘라인조명시스템’은 라인조명을 샵에서 구매해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모듈화한 세계 최초의 제품으로 어려운 시공방법의 프로세스에서 여러 단계의 공정을 줄여 시간과 비용을 아껴준다. 하우징과 램프 전체가 모듈시스템으로 구성돼 있어 유지관리가 쉽고, 슬림하게 디자인된 램프 조명기구 안에 컨트롤과 파워 서플라이가 삽입될 수 있게 개발, 밝기와 색, 에너지 소비까지 조절할 수 있게 했다.
다양한 장르의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특별한 조명
린노는 5년 전,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 시각, 공간, 제품 디자이너 등 조명을 전공하지 않은 디자이너들이 모여 기획 단계부터 시작, 개발을 해냈다. 린노의 성병권 디자인&마케팅 실장(공주국립대 산업디자인과 겸임교수, KOSID (사)한국 실내건축가협회 운영이사) 역시 건축과 산업 디자인을 전공했다. “공간, 제품, 그래픽 등의 디자인을 했었는데 조명 역시 그러한 기준으로 접근을 했죠. 해외에서는 시나리오를 쓰고 기획을 하는 스토리 위주의 접근을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시나리오를 뒤부터 쓰는 경우가 많아요. 디자인 장르 구분도 많고요. 저희는 처음부터 시나리오를 가지고 갔어요.”
린노가 특별한 스토리를 가질 수 있었던 건 이렇게 다양한 시각이 모였기 때문이었다. 10여 년 전부터 나오기 시작한 LED의 효율이 점차 좋아지다 보니 그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오더메이드 형태를 떠올리게 됐다. 필라먼트에서 LED로 바뀌고, 형광물질을 LED로 바꾸는 식의 엔지니어적 변화만 있던 LED에 대해 ‘더 좋은 픽스처(fixture)가 무엇일까’ 고민하다 ‘규격화’를 떠올리게 됐고, 그것이 라인조명의 시스템이 됐다.
“라인조명을 레고(LEGO)처럼 만들고 대중화시켜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만들자고 해서 시작했어요. 우선 해외로 갔죠. 당시에도 라인조명이 있긴 했는데 고가의 제품이었어요. 그런데 LED가 점차 저렴해지고 트렌드가 변화하는 것을 보고 좀 더 대중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여러 분야의 디자이너들 여럿이 모여 스토리를 만들었죠. 한두 명의 엔지니어가 서포트를 해주었고요. 비즈니스적 모델, 디자인적 부분, 스토리, 사람, 공간, 이런 이야기를 가지고 만들기 시작한 거예요.”
조명이 쓰일 공간과 사람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카테고리를 정해서 직접, 간접, 펜던트, 매립 등의 카테고리를 정하고 거기에 해당하는 여러 상황과 콘텐츠들이 가능하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공간을 밝혀주는 조명이지만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디자인이다. 린노는 레드닷, 굿디자인 등의 수상을 통해 뛰어난 디자인을 증명받았다.
레고처럼
‘레고처럼’은 린노에서 매우 중요한 키워드이다. 레고처럼 누구나 쉽고 빠르게 조립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린노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양치질을 하고 전동칫솔을 충전기에 꽂았는데 그때 무언가 떠올랐어요. 조명도 형광등처럼 이렇게 딱 꽂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모듈화가 되니까 기술적으로 대기업들도 풀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빨리 접근을 할 수 있었어요. 디자이너다 보니까 앞선 기술들에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갖는데, 그런 관심이 스마트 조명으로도 이어지게 됐죠.” 그렇게 해서 기존에는 수백, 수천만 원에 이르는 장치 대신 스마트 컨트롤을 꽂기만 하면 되도록 만들었고, 마치 블루투스 스피커와 휴대폰을 연동하듯 풀어내 스마트 조명을 만들게 됐다.
레고처럼 만든 린노의 또 다른 장점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쉽고 편리하게 설계되었기 때문에 B2C, B2C가 모두 가능하다는 점이다. 린노는 대체시장까지 생각해 기존의 레일 조명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라인조명을 꽂아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리모컨으로 조명의 컬러도 자유롭게
린노의 컬러 조명은 공간의 크기에 관계없이 설치가 가능한 주 조명이기 때문에 주택 공간부터 대형 상업 공간까지, 공간의 규모에 대한 제약이 없다. “과거에는 LED 하면 단순히 더 밝아지는 것, 효율이 좋은 것으로만 인식됐는데 이젠 리모컨 작동으로 컬러까지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환경이 됐어요. 10대부터 노인분들까지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리모컨을 만들었죠. 조명이 인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상식이 됐잖아요. 분위기 낼 때, 독서할 때, 수학 공부할 때, 대화할 때 등 여러 가지 상황에 맞게 어둡고 밝게 혹은 색까지 변화시킬 수 있도록 했어요.”
가장 핫한 스마트 IoT 조명
린노의 여러 조명 중 가장 핫한 것은 스마트 IoT 조명이다. 리모컨 작동을 넘어 스마트폰 앱으로 좋아하는 컬러와 밝기를 모두 세팅할 수 있는 스마트 조명은 어두우면 켜지고 사람이 없거나 밝으면 꺼지는 등, 불필요한 공간의 조명 사용과 밝기를 자동으로 조정해 에너지 절약과 공간의 효율성, 사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해준다. 밝기와 색온도로 효율적인 빛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동작센서를 통해 보안모드시 외부 출입자의 진입 여부를 확인, 사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린노의 IoT 조명은 마치 블루투스 스피커처럼 무선으로 연결해서 바로 세팅, 사용이 가능하다.
점, 선, 면
린노의 제품은 크게 점, 선, 면으로 구성된다. “점 조명, 선 조명, 면 조명 그걸로 충분해요. 디자인의 3요소이기도 하죠. 디테일하게는 다운라이트, 스탠드, 플로어 스탠드, 라인 스탠드, 간접조명, 펜던트 등 다양하지만 하나의 시스템에 액세서리만 바꾸면 다 되니까요. 레고처럼요.”
린노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술력으로 전 세계의 다양한 특허권을 획득했고 건축, 인테리어, 조명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아왔다. 필립스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 및 여러 파트너사와의 계약 및 수출을 이끌어낸 린노는 현재 일본, 영국, 특히 사우디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향하우징페어, 네이버 TV 등 다양한 콜라보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 린노는 미래주택 관련 조명 협업을 진행 중이며 올해 안으로 사회적 기업과의 콜라보 추진도 계획하고 있다.
성병권 실장은 스마트 조명이 멀지 않음을 강조했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눈길도 주지 않고 폴더폰을 고수하던 많은 분들이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스마트폰을 쓰고 있잖아요. 흑백 TV에서 컬러 TV로의 변화는 컬러 문화의 새로운 시대를 만들었어요. 머지않아 조명의 패러다임 역시 변화될 거라 생각합니다.”
린노는 상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스스로 갇혀있던 틀을 깼다. 린노 라인조명 시스템은 소비자 중심의 스토리텔링 개발 전개 방식을 기반으로 컨트롤 시스템을 개발, 소비자들이 직접, 조명의 위치와 형태, 길이까지도 디자인할 수 있게 했다. “소비자 중심이 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어요. 마치 애플처럼요. 그래서 벌써 세 번째 버전이 안정적으로 완료됐어요. 린노는 토탈디자인을 추구해요. 생활을 편리하고 아름답게 해줄 모든 것들을 융합하는 것이죠. 하나의 영화를 만들듯이,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만드는 것처럼 디자인을 하는 것이 저희의 일이에요.”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린노(linn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