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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걸어두고 싶은 책

조영륜 | 2017-07-11

 

 

책에는 읽고 싶은 책, 보고 싶은 책, 소중히 보관하고 싶은 책 등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중에서 〈키프로스 초콜릿〉은 책상 위에 펼쳐두거나, 벽에 걸어두고 싶은 책이다.




책 〈키프로스 초콜릿〉은 아름답다. 리소그래프 방식으로 인쇄한 책의 색감은 일반적인 4도 인쇄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함을 가진다. 화사한 형광색과 금색, 입자가 느껴지는 까칠함은 책이 아닌 판화 작품을 보는 것 같다.




가늘고 얇은 선, 평면적인 배경이 돋보이는 저자의 그림은 동양의 전통 회화를 떠올리게 한다. 이와 함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 책의 방식과 종이를 접어 장정하는 ‘프렌치 폴드’ 제본 방식은 책의 동양적인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책은 자신이 만든 조각상과 사랑에 빠지는 ‘피그말리온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그러나 창조주가 남성이었던 과거와 다르게, 주인공을 여성으로 내세운다. ‘키프로스 초콜릿’이라는 가게에서 파티시에로 자기 일을 사랑하며 열심히 일하는 주인공 파포스의 모습은 신화의 재해석이라는 시선을 넘어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하는 수많은 아름다운 여성들을 떠오르게 한다.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아름다운 그림과 사랑스러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래서 책장에 꽂아두기보다는 책상 위에 펼쳐두고 그림처럼 감상하고 싶은 책이다. 독특한 인쇄·제본 방식으로 인해 500권 한정으로 출간된다는 것이 아쉽지만, 왠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에디터_ 허영은( yeheo@jungle.co.kr)
자료제공_ 출판사 홍시( hong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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