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예슬 뉴욕 통신원 | 2017-04-26
알로하 하와이! 세계인들의 신혼여행지로 각광받는 태평양의 보석 하와이. 아름다운 대자연과 화산섬,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는 하와이안들의 때묻지 않은 맑음이 가득한 곳. 1년 내내 따뜻한 날씨로 남다른 땅의 기운이 가득한 그곳 하와이의 예술작품들은 어떨까? 페인팅, 세라믹 그리고 폴리네이시안과 하와이 고대 문화에 이르기까지. 지금부터 3회에 걸쳐 다양한 하와이 예술품들을 만나보자.
하와이 페인팅을 대표하는 게르트루트 마리 조안 데이먼 헤이그(Gertrude Mary Joan Damon Haig) 컬렉션은 하와이 자연경관을 누구보다 아름답게 담은 작가들의 컬렉션으로 유명하다. 현재 하와이주 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헤이그 컬렉션은 43점의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컬렉션은 30여 년 동안 모아진 작품들로 게르트루트 마리 조안 데이먼 헤이그를 기리기 위해 컬렉션의 명칭을 그녀의 이름에서 따왔다.
모아나루아 벨리(Moanalua valley) 지역에서 1920년 태어난 게르트루트 마리 조안은 하와이주에서 그녀의 삶을 기릴 만큼 현지인들에게 따뜻한 하와이안으로 기억되고 있다. 아트 컬렉터로 유명한 그녀의 어머니는 모아나루아의 역사와 하와이의 전설에 관심이 많았고, 게르트루트는 그러한 어머니 밑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하와이 역사를 가슴 깊이 담으며 생활한 그녀는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무렵 뉴욕으로 이주했으며, 늘 하와이를 그리워하다 2004년 뉴저지에서 생을 마감한다. 그녀의 컬렉션은 하와이 현지인들은 물론 하와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컬렉션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Waimea Canyon, Kauai〉은 경이로운 대자연을 묘사하고 있다. ‘태평양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불리는 카우아이 섬(Kauai Island)은 20세기 초까지 예술가들과 관광객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울퉁불퉁한 지형과 원시적인 느낌 때문에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았으나, 히치콕이 1907년 이 지역을 방문해 이 작품을 남기면서 본격적으로 카우아이 섬의 매력이 들춰지기 시작했다.
하와이의 아름다운 경관을 페인팅으로 담기엔 역부족이지만, 게르트루트 마리 조안 데이먼 헤이그 컬렉션은 하와이 자연의 담담하고 은은한 매력을 보여준다. 〈Lanai From Lahaina〉은 유백색의 모래와 물의 가장자리가 라하이나의 잔잔한 바다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고요함과 평온함으로 가득한 하와이의 또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컬렉션 중 작자 미상의 작품 〈Lei〉는 수작업으로 이루어진 독특함을 뽐낸다. 보통의 ‘레이’는 하와이 전통 꽃을 엮어 만든 목걸이로 ‘환영’, ‘존경’, ‘축제’, ‘사랑’ 등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왕족의 레이’로 알려진 이 작품은 ‘마모(mamo)’라는 새의 깃털로 만들어졌으며 마모는 현재 멸종된 종으로 알려져 있다. 새 한 마리당 이 아름다운 노란 깃털을 매우 적은 양만 갖고 있기 때문에 상당한 공이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와이’하면 빠질 수 없는 ‘알로하 드레스’를 입고 있는 하와이안 여성의 그림에서는 훌라 댄스와 타히션 댄스의 역동성이 묻어나는 듯하다. 작가는 아름다운 하와이안 여성을 페인트 조각으로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 두꺼운 나이프 스트로크로 점토 대신 페인트를 얹어 입체감을 표현해 색상과 선의 조화로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오아후(Ohau)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차이니즈-맨즈-햇 섬(Chinese Man’s Hat Island)을 담은 작품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하와이 대표 자연공원인 쿠알로아 공원에 위치해 있는 차이니즈-맨즈-햇의 본래 이름은 모콜리이 섬(Mokolii Island)이다. 생김이 중국인 모자와 닮았다 해서, ‘차이니즈-맨즈-햇’으로 불린다. 저녁 풍경을 담은 이 작품은 쿨라우 산맥(Koolau Range) 그늘에 자리 잡은 섬과 분홍색의 구름, 태양이 내리는 아름다운 하와이 전경을 묘사하고 있다.
작품 〈Lahaina Beach-West Maui〉는 히치콕의 성숙함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초승달 모양의 해안선과, 야자수, 동심원의 파도는 안정적인 구도를 연출하고 있으며, 중심부엔 몰로카이 섬(Molokai Island)이 은은하게 위치하고 있다. 부락의 느낌을 주기 위한 작가의 노력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Hawaiian Flowers〉는 아름다운 백합을 노란색과 흰색의 적절한 비율로 잘 표현한 작품이다. 꽃 연구가이기도 한 작가는 짙은 향과 뚜렷한 잎 모양이 특징인 하와이안 꽃들을 누구보다 잘 표현한 작가로 유명하다.
메리 조안 데이먼 헤이그의 생애를 기념해 하와이 주에 선사된 아름다운 컬렉션은 하와이안 언어로 ‘선물’을 의미하는 ‘He Makana’라는 주제로 하와이주 뮤지엄 2층 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선물 같은 섬 하와이를 담은 헤이그 컬렉션은 전시실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과 독자들의 마음을 아름답게 하고 있다.
글_ 우예슬 뉴욕 통신원(wys060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