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특한 두 권의 만화책이 등장했다. 하나는 한국어판이 출판 예정이고, 다른 하나는 미주지역에서만 출판되었다.
소설에서 드라마로, 드라마에서 만화로 - 〈셜록〉
셜록 홈즈는 원래 팬층이 두터운 캐릭터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건 베네딕트 컴버배치(Benedict Cumberbatch)가 주연을 맡은 BBC 드라마 〈셜록〉이다. 아마도 이제는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보다는 ‘BBC의 셜록’에 열광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드라마 〈셜록〉의 인기는 다양한 2차 콘텐츠를 생산해냈다. 이번에 소개할 만화책 〈셜록〉 역시 그중 하나다. 드라마를 만화화한 이 책은 일본 유명 출판사 카도카와(Kadokawa)가 BBC의 공식적인 허가를 받아 출판한 것으로, 일본·미국·영국을 거쳐 올 3월, 우리나라에도 공식 출판된다.
등장인물의 모습과 성격, 내용까지 모두 드라마 〈셜록〉과 동일하다. 드라마와 똑같은데 왜 굳이 만화를 봐야 할까? 모르는 소리, 바로 이 부분이 만화책 〈셜록〉의 핵심이다. 영상과 만화라는 두 매체의 매력과 차이점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잘 모르겠다고? 사실, 이런 이유 다 필요 없다. 일본 만화 그림체로 재탄생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마틴 프리먼을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유는 충분하다.
이용약관을 만화로, 실존 인물을 만화 캐릭터로 - 〈Term and Conditions〉
약속이라도 한 듯이, 모든 회사의 이용약관은 빽빽하게 글씨로만 채워져 있어 읽기가 어렵다. 이건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 애플(Apple) 역시 마찬가지다. 혁신과 변화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도 이용약관만큼은 어쩔 수 없었나 보다.
이런 모순을 발견한 일러스트레이터 로버트 시코르약(R. Sikoryak)은 애플 아이튠즈(iTunes)의 이용약관을 만화로 그렸다. 만화의 제목은 〈Term and Conditions〉. 말 그대로 ‘이용약관’이다.
주인공은 당연히 스티브 잡스다. (미안해요, 팀 쿡) 그런데 계속 모습이 바뀐다. 스누피·스펀지밥·심슨·드래곤볼 등 유명 만화 캐릭터를 스티브 잡스화 했다. 이렇게 작가는 여러 만화를 오마주하고, 곳곳에 만화 마니아라면 알아챌 사소한 유머를 심어놓음으로써 지루한 내용에 재미를 준다.
20,699단어나 되는 아이튠즈의 이용약관을 고스란히 옮겼기에 대사와 지문이 다른 만화보다 많고 읽기가 버겁다. 게다가 모두 영어다. 그래도 글씨만 가득한 이용약관보다 보기에는 편하며, 정 어려우면 그림만 봐도 된다. 바로 이 점이 로버트 시코르약이 이용약관을 만화로 그린 이유다.
자료제공_ 노엔코믹스(
novelengine.co.kr), Drawn&Quarterly(
www.drawnandquarter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