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09
분홍색 독약. ‘핑크 포이즌(Pink Poison, 粉紅色藥)’은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에서 아티스트 발굴전 ‘프로젝트 언더그라운드’의 일환으로 마련한 전시의 제목이다.
매우 끌리는 이 전시의 제목이 모티브로 삼은 것은 미국의 소화제 ‘펩토 비스몰(Pepto Bismol)’이다. 이 불투명한 분홍색의 약은 아름다운 색감과 달콤한 향으로 약이라는 사실을 잊게 하고 유혹하듯 부드럽고 편안하게 입으로 넣게 한다. 하지만 혀에 닿는 넣는 순간 강렬한 쓴 맛이 입안에 퍼진다. 그제서야 속임을 당한 사실을 깨닫는다.
색과 향으로 거부감을 없애고자 했지만 결국 마지막에 경험한 이런 괴로운 기억은 비슷한 향과 맛에도 구토를 느끼게 하는 의학적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전시 ‘핑크 포이즌(Pink Poison, 粉紅色藥)’은 구민정, 심래정 작가의 2인전으로 분홍색약과 그로 인한 경험을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이야기한다. 매혹에 빠지게 하는 달콤한 원동력, 속임수, 욕망의 배신으로 인한 소화불량, 구토 등이 작가들의 설치, 영상, 드로잉 작품을 통해 펼쳐진다.
구토가 돼 폭발한 작가들의 삶과 창작의 원동력, 매혹적이고 달콤한 속임수는 3월 10일부터 6월 11일까지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B1에서 경험할 수 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