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가가의 2017 슈퍼볼 하프타임쇼는 멋있었다. 퍼포먼스를 잘하기로 알려진 가수답게 넓은 경기장을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펼친 공연은 큰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쇼가 시작할 때 하늘을 수놓았던 불빛들이었다. 위치와 색깔을 자유자재로 바꾸며 마지막에는 미국 성조기와 펩시·인텔 로고까지 만드는 불빛에 모두의 관심이 쏠렸다.
인텔 로고가 나왔을 때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넓은 밤하늘에서 반짝거리던 불빛은 마술도, 특수효과도 아니다. 바로 인텔(Intel)의 드론 ‘슈팅 스타(Shooting Star)’다. 이름의 뜻(Shooting star=유성)과 걸맞게 주로 축제나 공연의 스카이쇼와 같은 엔터테인먼트용으로 사용된다.
(영상출처: 기네스북 공식 유투브 채널)
슈팅스타의 시작은 2015년, 미국과 독일의 하늘에서 펼친 공중 쇼부터였다. 오케스트라의 음악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100대의 드론은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벤트를 위해 인텔은 미연방항공관리국(FAA)으로부터 소형 무인 항공 편대비행에 대한 승인까지 받았다. 이런 노력 덕분에 ‘한 번에 가장 많은 드론이 비행한 기록’으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하지만 뭐라 해도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귀에 익숙한 로고송을 배경으로 드론이 인텔 로고를 만드는 마지막 순간이다.
(영상 출처: 인텔 공식 유투브 채널)
드론 스카이쇼를 성공적으로 마친 인텔은 본격적으로 자사 드론 개발에 집중했다. 그리고 2016년 10월, 자율조정기술을 탑재한 슈팅스타를 공개했다. 이번에는 500대의 드론이 하늘을 날았다.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500대의 드론이 시스템 하나로 통제되는 모습은 인텔의 드론 기술이 우수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심지어, 드론의 움직임은 이전보다 더 정교해졌다.
월트디즈니월드 플로리다 리조트에서 열린 연말 드론 쇼 (사진 제공: 인텔)
이후 인텔은 본격적으로 슈팅스타를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적용한다. 첫걸음은 혁신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디즈니와의 협업이었다. 인텔과 디즈니는 2016년 11월부터 3개월간 플로리다에 위치한 ‘월트디즈니월드 리조트’에서 연말 드론 쇼를 선보였다. 디즈니와의 공연은 어쩌면 드론이 불꽃놀이를 대신할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현실로 이뤄낸 것이다. 미래에 드론 공중 쇼가 상용화된다면, 환경 오염과 안전사고 같이 불꽃놀이 때문에 발생하는 사건·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레이디가가의 2017 슈퍼볼 하프타임쇼. 슈팅 스타는 초반에만 나온다. (영상 출처: NFL 공식 유투브 채널)
펩시 로고에서 재빠르게 인텔 로고로 바뀌는 슈팅스타. (영상 출처: 인텔 공식 유투브 채널)
인터넷상에서 신기한 영상으로 돌아다니던 슈팅스타는 2017 슈퍼볼 하프타임쇼를 통해 전 세계에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새로운 경험’을 전달한다는 목적도 있었겠지만, 사실상 인텔의 새로운 드론 사업과 기술력을 알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슈퍼볼은 미국 광고계가 제일 주목하는 이벤트 중 하나다. 인텔은 레이디가가의 하프타임쇼를 함께함으로써, 비싼 광고비를 지출하지 않고도 기업의 미래를 알리고 브랜드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었다.
드론이 등장한 이래로, 기술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관련 사업도 넘쳐나고 있다. 항공촬영, 택배 시스템, 산업재해 현장 파견 등 드론의 역할은 무궁무진하다. 인텔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여 엔터테인먼트라는 드론의 색다른 역할을 찾아냈다. 슈팅스타가 인텔의 주 사업은 아니겠지만, 자사의 기술력을 널리 알리고 자랑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