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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달콤함 속에 숨어있는 씁쓸함

롯데아트스튜디오 | 2017-02-15

 

 

인생이란 오묘하다. 달콤한 것 같으면서도, 갑자기 쓴맛이 느껴질 때가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씁쓸함이 있기에 달콤함을 즐길 수 있는 거다. 아무런 굴곡 없이 행복하기만 한 삶이라니, 그것도 이상하다.



롯데아트스튜디오의 17번째 전시 제목인 ‘내우외감(內憂外甘)’은 사자성어 내유외강(內柔外剛)에서 차용한 표현이다. 한자를 풀이하자면, ‘속에는 근심이 있으나 겉은 달다.’라는 의미다. 이렇게 내유외감 전은 달콤함에 대한 회의인 동시에 근심과 갈등의 모순적인 상태를 이야기한다.

이번 전시는 신정은과 오미라 작가의 2인전이다. 다른 듯, 비슷한 두 작가는 사회적 문제를 달콤하게 표현하여 회유적으로 보여준다.

신정은 작가는 구체관절 인형의 몸 일부에 사탕 이미지를 결합한다. 인형 속 달콤한 사탕은 작가의 욕망을 은유한 것이다. 그래서 작가의 인형들은 과장되고, 변형된다. 인형의 얼굴에 또 다른 얼굴들이 잔뜩 유착되거나, 가슴이 비대하게 부풀려지는 식이다. 이렇게 변형된 인형은 욕망을 무차별적으로 수용했음을 의미한다.

(1) 신정은, Candy1, 2013 (2, 3) 신정은, Absorb, 2015

(1) 신정은, Candy1, 2013 (2, 3) 신정은, Absorb, 2015

신정은, Candy4, 2013

신정은, Candy4, 2013


오미라 작가는 극사실주의적 표현을 통해 자신만의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화면 안에 담아낸다. 작품은 꿈이나 동화 속 세상처럼 심미적이고, 환상적이지만, 메시지는 엄숙하고 무겁다. 제 3세계 노동자를 의미하는 종이로 만든 동물은 그들의 소모성과 연약함을 나타낸다. 즉, 오미라 작가의 작품에는 우리의 여유와 안식을 위해 희생되는 노동자의 고난과 그것을 작동시키는 국제 거래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녹아있다.

(상) 오미라, I’ll remember you, 2014 (좌) 오미라, 러블리캣1, 2014 (우) 오미라, 구겨진 원숭이2, 2015

(상) 오미라, I’ll remember you, 2014 (좌) 오미라, 러블리캣1, 2014 (우) 오미라, 구겨진 원숭이2, 2015


외유내감 전에서 만나는 작품의 첫맛은 달콤하지만, 보면 볼수록 씁쓸하다. 작품이 말하는 사회적 문제를 우리가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이 쓴맛을 알기에 단맛도 아는 것이고,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다만, 우리가 조심해야 할 점은 쓴맛을 잊은 채 달콤함만 찾거나, 이를 감추려는 행동이다.

전시는 2월 14일부터 4월 3일까지, 롯데백화점 일산점 샤롯데광장에서 열린다. 관람 시간은 백화점 영업시간과 동일하다. 관람료는 무료.


에디터_ 허영은( yeheo@jungle.co.kr)

자료제공_ 롯데아트스튜디오(031-909-2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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