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18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들을 배출하며, 그 숨결을 전하고 있는 디자인의 나라 이탈리아. 그 곳에서 거장들에게 직접 수업을 받으며 그들의 디자인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꿈 같은 기회가 지금 당신 앞에 펼쳐져 있다면? 지식경제부와 이탈리아의 산업디자인 정책을 총괄하는 피에몬테주정부가 지원하는 한국-이탈리아 글로벌디자인융합사업이 그 꿈을 이루어줄 것이다.
에디터 | 최동은(dechoi@jungle.co.kr)
한국과 이탈리아간의 디자인 협력의 역사는 사실 오래되었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2000년에 이미산업디자인협력 MOU를 체결하고, 2006년에는 실무부서인 한국디자인진흥원과 피에몬테주정부간 산업디자인협력 MOU를 체결한 바 있다. 2011년에 실시될 한-이간 글로벌디자인융합사업은 이런 두 나라간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주에 위치한 토리노와 아스티를 거점으로 이루어진다. 이 지역은 이탈리아 최대의 공업 도시로 유명 자동차업체인 피아트가 소재해 있으며 디자인 산업가 약 18조 6천억원에 달하는 유명 디자인 도시다.
본 사업은 디자인 전공 졸업 예정자 및 디자이너,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글로벌 디자이너 인턴쉽 마스터 과정, 글로벌 디자인 컨설팅 서비스 과정, 글로벌 디자인 협력 네트워크 구축 과정의 총 세가지로 진행된다. 지식경제부와 이탈리아의 피에몬테주정부는 프로그램들의 교육과정 일체와 항공비, 숙박비, 학술 답사비등을 지원하게 된다. 지난 5월 13일 호서대학교 벤처대학원에서 열린 사업설명회 내용을 통해 각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학생, 신입 디자이너를 위한
<글로벌 디자이너 인턴쉽 마스터 과정>글로벌>
글로벌 디자이너 인턴쉽 마스터 과정은 말 그대로 인턴쉽 과정을 거치고 마스터 인증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2012년 졸업 예정인 디자인 전공자, 석/박사과정 재학생, 경력 3년 이내의 실무 디자이너들이 이 과정에 지원할 수 있으며, 지원자 중 총 25명이 선발된다. 9개월간 이탈리아에 머물며 진행하게 될 이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은 6개월동안 이탈리아 특유의 융합 디자인 교육을 받은 후 마스터 인증을 받게 되며, 남은 3개월간 현지기업이나 프로젝트에 소속되어 인턴쉽 경험을 쌓는다. 수업은 이탈리아 전통의 아틀리에 교육 방식으로 진행되어 창의성을 키우며, 개념을 내면화시키는 능력을 길러주고, 인문, 기술, 예술을 융합한 디자인을 가르쳐준다. 일과는 하루에 6시간씩 주 30시간의 수업의 수업과 주중 프로젝트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아스티시는 참가자들에게 영어와 이탈리아어의 어학교육을 무료로 지원해 수업 진행에 불편함이 없게 해줄 예정이다.
이렇게 프로그램이 알찬 만큼, 심사 또한 다소 까다롭게 진행된다. 지원자들을 1차로 서류 평가 한 후, 포트폴리오 및 워크샵을 통해 다시 한 번 평가하고, 이렇게 선발된 사람들을 심층 인터뷰를 통해 최종 참가자를 뽑는다.
전문 디자이너를 위한 커리어 UP 프로그램
<글로벌 디자인 컨설팅 서비스 과정>글로벌>
이 프로그램은 디자인 전문 회사나 일반 기업에 재직중인 디자이너에게 디자인 컨설팅을 제공한다. 5월, 10월, 2012년 1월로 3개월동안 총 3회가 진행될 본 프로젝트는 1개사 혹은 1개 프로젝트당 최대 2명까지 참석 가능하며, 한 회당 6명씩 선발된다. 여기서는 이탈리아 주정부의 국제협력 전문가와 유럽연합(EU)의 중소기업 프로젝트 사무국의 전문가가 강사로 초빙되어, 디자이너들이 준비해 온 프로젝트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때문에 본인이 꼭 이탈리아에서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한다면 선발될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인턴쉽 마스터 과정에서 제공하는 주요 교과과정에도 함께 참석하여 교육의 기회를 얻는다. 다만, 이 과정은 기업에 속해있는 디자이너로써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 책임자의 확인이 필수로 요구된다. 계약 만료 시 반환되는 숙박 임대보증금을 제외한 항공비, 기숙사비, 교육비 등을 포함한 비용 일체가 지원된다. 신청자가 제출하는 과제제안서로 1차 심사가 이루어지며 2차 심층 인터뷰를 통해 최종 참가자가 선발된다.
선진국 시장을 개척하고 싶은 기업을 위한
<글로벌 디자인 협력 네트워크 구축 과정>글로벌>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한국-이탈리아 기업간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도와주는 이 프로그램은 이탈리아와 구체적인 비즈니스 협력 계획을 갖고 있는 디자인 전문 기업이나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참가 기업은 이를 위한 협력 MOU를 체결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 세미나를 개최하며, 현지 기업을 인터뷰하고 시찰하는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이를 위해 사전에 교류협력 기획위원회를 수립하고, 협력 논의 아젠다를 확정한 후 현지를 방문한다. 단, 위의 두 프로그램과 다르게 기업은 항공료를 제외한 연수 체재비와 프로그램비만 지원받을 수 있으며, 6월 말 경에 출발하여 이탈리아에 약 10일간 체류하며 활동을 펼친다.
위의 세가지 프로그램들은 모두 아스티시 소재의 미켈레리오 교육본부와 토리노에 위치한 ASTAD 본부에서 진행된다. 미켈레리오 교육본부는 1,300년 전 건축된 미켈레리오 궁을 개조한 곳으로, 한국과의 협력사업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독립공간이다.
이쯤에서 한 가지 의문이 들 수 있다. 디자인 강국인 이탈리아가 왜 한국의 디자이너에게 이런 좋은 기회를 무상으로 제공하는가 하는 것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재직시절 본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한 호서대학교의 조성환 교수가 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주었다.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너무 힘들다며 디자인을 잘 안 하려고 합니다. 또한 이탈리아, 특히 토리노 지역은 유명한 디자이너를 많이 배출했지만 비즈니스보다는 R&D로 더 알려져 있어요. 비즈니스가 밀라노에 집중되기 때문이지요. 그들은 한국이 이런 자신들의 단점을 보완해주고, 디자인으로써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한국을 그들의 전략적 파트너로 삼은 것입니다. 성격이며 스타일도 한국과 잘 맞을 것 같다고 봤고요.”
결국, 본 프로젝트는 우리나라는 이탈리아의 디자인 역량을 습득하고, 이탈리아는 우리나라의 디자인 산업화와 정책적 역량 등을 습득하는 등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최종적인 성공여부는 참가자들 손에 달려있지만 말이다.
참가 신청을 원하는 사람은 5월 21까지 디자인정글 사이트에서 신청서를 다운받은 뒤, 구비서류와 함께 제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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