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보다 밤이 긴 겨울에는 반짝이는 조명들이 어둠을 대신 걷어낸다. 차가운 겨울 공기 속에서 거리를 밝게 비추는 조명들은 거리를 걷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감성을 전하곤 하는데, 특히 크리스마스나 연말에는 다가올 새해에 대한 희망찬 느낌까지 전달한다. 올 겨울, 거리를 수놓을 경관 조명들을 팝사인에서 ‘조명’해 본다.
신세계백화점, 캐럴과 연동하는 경관 조명 연출
신세계백화점은 전통적이고 클래식한 크리스마스의 모습과 축제 분위기를 올해 경관 조명의 콘셉트로 삼았다. 크리스마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20m 높이의 대형 트리를 건물 외벽 가운데에 세워 강조했고, 주변에는 소형 트리 장식 25개로 건물 전체를 둘렀다. 조명은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오브제들이 다양한 색과 무늬로 나타난다. 또한, 외관 상부에는 건물 외관 형태에 맞춘 RGB 모듈 은하수 프레임을 설치해 화려함을 더했다.
단순히 조명만 설치한 것이 아니라, 건물에서 흘러나오는 4분 40초 가량의 캐럴 음향에 맞춰 조명들의 색이 변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캐럴에 맞춰 춤추는 조명과 대형 트리가 크리스마스의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하며 즐겁고 활기찬 분위기를 배가시켰다. 또한 백화점 신관과 사잇길에도 스노우 플레이크 조명을 설치했다.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 브랜드 불가리와 협업 진행
한화갤러리아에서 운영하는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은 명품 브랜드 불가리와 협업한 경관 조명을 설치했다. 명품관 이스트 광장에 ‘This is Christmas! 크리스마스의 재해석’이라는 슬로건 하에 불가리 ‘세르펜티 라이팅’ 크리스마스 조형물을 선보인 것이다.
뉴욕·긴자·상하이 등 전 세계 6개 대도시에서만 볼 수 있는 이번 불가리 세르펜티 라이팅은 불가리의 대표적인 컬렉션 ‘세르펜티’를 테마로 한 조명이다. 뱀을 뜻하는 세르펜티는 풍요와 지혜, 영원을 상징해 연말 우리가 품은 희망과도 잘 어울린다.
‘세르펜티 라이팅’은 이탈리아에서 모든 부품을 수입·공수해온 후 모두 수작업으로 완성했으며, 길이 26m의 웅장한 규모와 함께 9만여 개의 LED로 구성된 전선의 길이는 약 900m에 달해 보는 이로 하여금 웅장함과 압도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명품관 이스트 광장에는 고대 로마의 건축 양식을 반영한 아치 형태의 대문인 불가리 포털 3개와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둘러싼 아치형태의 대문인 불가리 포털 3개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함께 은은한 광채를 빛내고, 갤러리아 앞 광장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롯데백화점, 캐릭터 활용해 아기자기한 경관 조명 연출
명동 롯데 영플라자는 ‘가스파드와 리사’로 건물 전체를 단장했다.
롯데백화점이 프랑스 동화 캐릭터 ‘가스파드와 리사’를 테마로 건물을 단장했다. 이는 코스메틱 브랜드 등의 캐릭터 콜라보로 트렌드가 되기 시작한 캐릭터 콜라보 마케팅이 경관 데코레이팅으로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스파드와 리사’는 프랑스의 그림동화로,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는 상상 속 동물 가스파드와 리사가 파리지앵의 일상을 사랑스럽게 표현한 작품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캐릭터인 ‘가스파드와 리사’는 국내에도 도서 및 TV 애니메이션으로 소개된 바 있다.
올해 롯데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시즌 테마는 ‘사랑스러움’, ‘일상에서의 행복’, ‘감동’을 전달하는 것으로, 이를 ‘가스파드와 리사’ 캐릭터를 통해 표현해냈다. 영플라자 외벽, 백화점 쇼윈도 등에 ‘가스파드와 리사’ 디자인의 LED 조명을 설치하고 아기자기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한, 본점 영플라자에서는 본점 신관까지 약 300m에 달하는 길에 ‘가스파드와 리사 스트리트’를 설치하고, 대형 팝업 북과 포토부스 등의 이벤트 존, 그리고 캐릭터로 꾸며진 벤치나 표지판 등을 설치해 쇼핑의 즐거움과 함께 시각적 즐거움까지 선사했다.
변신조명! 새로운 빛을 꿈꾸는 ‘을지로, 라이트웨이 2016’
흔히 볼 수 있는 빨간 바구니를 조명 소품으로 이용한 대형 조명 앞에서 버스킹 공연이 진행됐다.
침체된 을지로 조명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프로젝트인 ‘을지로, 라이트웨이2016’이 지난 11월 2일부터 4일까지 DDP 어울림광장에서 진행됐다. 서울 중구청과 서울디자인재단이 주최하고, 서울시, (사)한국조명디자이너협회, 한국조명유통협동조합이 후원하는 이 프로젝트는 올해 주제를 ‘변신조명(變身照明)’으로 삼았다. 이는 을지로의 변신, 을지로 조명산업의 변신, 디자이너의 변신을 통한 새로운 빛을 의미한다.
올해 전시는 본 전시: 빛으로 말하다, 특별 프로젝트 전시: 빛으로 바꾸다, 을지로, 라이트웨이 2016 디자인쇼케이스, 콜라보레이션: 빅 마켓 & 빅 비즈니스로 구성됐다.
‘본 전시: 빛으로 말하다’는 독창적인 자기세계를 가진 예술가, 디자이너, 디자인 스튜디오 20팀이 참여해 빛을 통한 그들의 예술 세계를 표현했다. ‘특별 프로젝트 전시: 빛으로 바꾸다’는 20개 팀이 일상 평범한 것들의 변신, 버려진 슬픈 것들의 변신, 유년 장난감의 변신, 딱딱한 기계들의 변신이라는 4가지 소주제로 나뉘어 대주제 ‘변신조명’을 통한 실험과 상상을 풀어냈다. 이외에도 을지로 조명상가 9개사가 참여한 ‘을지로, 라이트웨이 2016 디자인쇼케이스’를 통해서도 조명산업 중심지로서 을지로가 새로워지고 있음을 피력했다.
을지로 조명업체들이 제품들을 선보인 ‘을지로, 라이트웨이 2016 디자인쇼케이스’
빛처럼 반짝이는 내일을 꿈꾸다.
청계천 등불축제가 열린 청계천의 등불 사이로 새 희망의 염원을 담은 촛불이 하나 둘 켜지고 있다.
이외에도 서울 청계천 등불축제, 경기 포천시 허브아일랜드 불빛 동화축제, 대구 이월드 별빛축제,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오색별빛정원전, 부산 크리스마스 트리문화 축제 등 셀 수 없이 많은 불빛 축제들이 12월 전국 각지를 환하게 비추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둠이 깊이 드리워도, 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조명은 꺼지지 않는다. 이 겨울, 온기를 나누는 거리의 빛들을 보며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다가올 2017년에 더욱 밝은 봄을 맞이할 희망을 품길 소망한다.
글_ 임새솔 기자
사진_ 최영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