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27
비닐봉투는 물건을 담기 위해 쓰인다. 마트와 시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지만 그 외에도 생활전반에서 사용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비닐봉투를 써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각각의 사람들은 저마다 선호하는 모양과 크기의 비닐봉투가 있다. 어떤 모양의 비닐봉투, 어떻게 쓸까.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람들이 비닐봉투를 사용하는 것은 간편함 때문이다. 종이봉투와 달리 젖은 물건을 넣어도 찢어지지 않고 물에 헹구어 여러 번 사용할 수 있고 때론 내용물이 보이기도, 내용물을 가리기도 하니 여러 가지 용도에서 두루두루 사용된다. 그런데 이러한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비닐봉투가 ‘필요악’의 존재가 된듯하다. 생활에 유용하고 때론 꼭 필요하지만 자연을 해치기 때문에 사용이 제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비닐봉투를 애용한다. 썩지 않기 때문에 태워야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되는 성분들은 몸과 자연을 망가뜨리지만 비닐봉투를 끊기란 쉽지가 않다.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비닐봉투 유상판매제. 대형마트에서는 비닐봉투를 공급하는 대신 50원의 보증금을 받았고, 사용 후 비닐봉투를 가지고 오는 고객들에게 다시 50원을 내주었다. 하지만 이제 무상, 유상을 떠나 대형마트에서 비닐봉투의는 사라졌다. 대신 종량제 쓰레기봉투로 사용할 수 있는 봉투를 판매하고 있다. 괜찮은 아이디어다. 쇼핑때마다 나가는 쓰레기봉투값이 아까우면 장바구니를 챙길 것이고, 비닐봉투의 사용이 줄어 들테니 말이다.
‘비닐봉투, 어떻게 쓰십니까?’에 대한 당신의 답은 아마도 ‘물건을 담기 위해’일 것이다. 환경을 생각하여 장바구니를 이용하는 주부들도 생선이나 야채를 담기위해선 비닐봉지를 필수적으로 사용한다. 각종 채소와 생선 코너에 달려있는 롤 비닐팩은 무료다. 사실 무료라 사용한다기보다는 없으면 난감해진다. 이 냄새나고 국물이 새는 상품들을 그대로 장바구니에 담는다고 생각해보면 왜 비닐봉투를 피할 수 없는지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비닐봉투가 나쁜(?) 것만은 아니며 모든 비닐봉투 사용자들이 환경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다. 재사용된 비닐로 만들어진 비닐봉투도 있고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비닐봉투를 재활용하는 사람도 많다.
요즘 생산되는 대부분의 비닐봉투에는 분리배출 마크가 표시되어 있다. 분리수거를 통해 재활용된다는 의미다. 사용자들이 분리수거만 잘해도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것. 재활용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거나 자연분해가 되는 비닐봉투도 판매되고 있다. 친환경 비닐봉투는 포삭거리는 느낌이 특징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은근히 질겨 사용에 불편함이 없다.
시장에서도 각종 비닐봉투들을 만날 수 있다. 주로 검정색과 흰색 비닐봉투가 많이 쓰이지만 주황색이나 파란색 등 많은 양의 야채를 담을 때 쓰이는 봉투도 있다. 배추, 무 등을 대량으로 구입할 땐 어른이 쪼그리고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커다란 봉투가 쓰인다. 파를 쉽게 넣고 들수 있도록 파 모양을 따라 길죽하게 만들어진 봉투도 있다. 침구류를 판매하는 매장에서는 잘 찢어지지 않을 만큼 두껍고 성인 키 만큼 큰 봉투를 사용한다.
비닐봉투가 애용되는 것은 장볼 때뿐이 아니다. 쓰레기를 담기위해서도 장을 볼 때만큼 많은 비닐봉투를 사용한다. 휴지통에 비닐봉지를 끼우는 것은 휴지통이 더러워지는 것을 원치 않는 깔끔한 사람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시커먼 검정색 비닐봉투는 속 내용물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음식물을 모아두거나 쓰레기를 버릴 때 많이 쓰인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도 한 가지 색이 아니다. 각 지역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붉은색과 푸른 색등 지역과 용도에 따라 다른 색의 봉투가 사용된다.
시커멓고 허연 멋없는 비닐봉투와 달리 각종 브랜드 상점에서는 아기자기 예쁘게 디자인된 비닐봉투를 볼 수 있다. 각 브랜드의 로고가 찍힌 쇼핑봉투를 사용하여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브랜드 매장에는 빵집, 아이스크림 가게, 도넛 가게, 커피 가게 등이 있다. 브랜드에서 만든 비닐봉투는 뭔가 특색이 있다. 쇼핑백처럼 각이 잡힌 모양에 탄탄한 재질은 쉽게 찢어지지 않고 예쁘기까지 해서 언젠가 다른 물건을 담아 이동할 때도 여러 번 사용된다.
비닐봉투에도 스타일이 있다. 국내외 대형갤러리의 아트 샵의 비닐봉투는 그 자체가 아트이다. 투명하고 반듯한 재질로 만들어진데다 로고 프린트와 디자인까지 독특해 그 자체로 보는 즐거움을 주는 경우가 있다.
비닐봉투는 응원도구로도 쓰인다. 롯데자이언트가 관람객에게 경기를 보는 동안 만든 쓰레기를 담으라고 나누어 주는 붉은색 비닐봉투는 멋진 응원도구가 됐다. 비닐봉투에 공기를 넣어 묶고 양쪽 손잡이를 각각의 귀에 걸면 닭벼슬처럼 붉은 봉투가 머리 위에 올라간다. 이는 자신이 롯데자이언트를 응원하는 사람임을 알려주는 또 하나의 상징이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봉투를 머리에 올리고 응원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비닐봉투는 기다림에 대한 즐거움이기도 하다. 인터넷으로 쇼핑을 하고 며칠 기다리면 드디어 주문한 상품이 비닐팩에 포장되어 배송된다. 가위로 자르지 않으면 뜯기 힘들 정도의 탄탄한 비닐봉투도 있다. 정기간행물도 비닐에 포장되어 발송된다.
비닐봉투는 각종 제품과 야채 등의 물건만 담는 것이 아니다. 신제품부터 쓰레기까지 유행과 개인의 취향, 디자인과 트렌드, 사회의 변화가 모두 이 안에 담긴다. 서랍 속에서 굴러다니는 비닐봉투, 거기에 무엇을 담아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