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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리뷰

레이트가 걸어가는 길

무신사 | 2016-11-08

 

 

2009년 론칭 이래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온 레이(LEIGH)의 디자이너 이상현이 세컨드 브랜드 격인 캐주얼 브랜드 레이트(LEIT)를 선보였다. 1년이 지난 지금 레이트는 어떤 길을 걷고 있을까? 경리단길에 위치한 레이트의 쇼룸에서 그를 만났다.

 

 

 

무신사(이하 무) 독자들을 위해 인사를 부탁한다. 

 

이상현 디자이너(이하 이) 레이와 레이트의 디자이너 이상현이다. 만나게 되어 반갑다. 이 자리를 통해서 우리가 어떤 생각으로 어떤 옷을 만드는지 전달하게 되어서 기쁘다. 

 

 

레이를 통해 잘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레이트는 아직 생소한 분들을 위해 브랜드를 소개해달라. 

 

레이트는 2015년 S/S에 론칭한 브랜드다. 기존에 선보이고 있던 레이도 있지만, 다른 브랜드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브랜드 이름은 레이에 알파벳 ‘T’를 더해 만들었다. T는 티셔츠라는 의미와 더불어 가벼움을 상징한다. 가볍고 일상에서 잘 입을 수 있는 데일리 캐주얼을 만들고 싶었다. 여기에 레이의 감성을 더했다. 아직 아주 오래된 브랜드는 아니기 때문 에 정체성을 잡아가는 과정이고, 조금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 유니섹스 브랜드지만 진행을 하다 보니 여성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여성복의 비중이 많았는데, 2017 S/S 시즌부터는 남성복에 조금 더 힘을 실어보려고 한다. 

 

 

안 그래도 궁금했다. 남성복을 기반으로 컬렉션을 선보여왔는데 여성복에 재미를 붙이게 된 것인가 싶었다. 

 

여성복과 남성복의 디자인적 재미가 워낙 다르긴 하다. 아무래도 우리가 오프라인 매장을 전개하다 보니 여성 고객이 훨씬 많다. 그래서 여성 고객 들을 조금 더 고려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남성복으로 시작했는데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 다음 시즌부터는 남성복을 조금 더 강화 하려는 것이다. 

 

 

 

 

여성복을 처음 선보였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어렵다. 그런데 예전에 마틴 싯봉(MARTINE SITBON)이라는 브랜드에서 일한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 물론 여자가 예쁘다고 느끼는 포인트를 잘 모를 때도 있다.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이 사람이 이 옷을 입었을 때 어떤 느낌을 받는지는 알지만 여성복을 직접 입어볼 수는 없으니까. 여자는 자기가 예뻐 보이는 것에 대해서 포커스를 많이 맞추지 않나. 그런 점에서 남자랑은 다른 것 같다. 남자는 이게 왜 좋은지에 대해 이유가 필요하고, 어떤 원단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었는지도 중요하다. 반면 여자는 내가 입었을 때 잘 어울리는 것을 중시하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된 만큼 이번 F/W 룩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고자 한다. 전체적인 콘셉트나 디자인의 메인 테마는 무엇인가?

 

레이트의 시작부터 여행을 테마로 잡고 전개해왔다. 이번 시즌도 그것과 이어지도록 “Come As You Are”이라는 주제로 시작하게 됐다. 친구든 사랑하는 연인이든 아니면 소중하게 생각하는 무엇이든 자연스럽게 다가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풀어봤다. 그것의 상징적인 아이템이 베렛이다. 풍선을 타고 오듯이 편안하게 흘러오라는 바람을 담아 BALLOON을 자수로 새겼다. 

 

 

이번 F/W 아이템 중 가장 애착이 가거나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다면?

 

곧 코트가 나온다. 아직 레이트에서는 코트를 출시한 적이 없다. 코트는 아무래도 레이의 색깔이 제일 많이 묻어나는 옷이다 보니 레이트에서도 그 아이템에 애착이 간다. 남자 고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자연스러운 핑크 톤의 컬러라서 우리의 색깔을 잘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시즌 레이트의 제품 구색이나 디자인의 무게가 훨씬 깊어졌다. 브랜드에 더 힘을 실어야겠다는 판단인가?

 

우리 역시 고민을 했던 부분이 브랜드의 정체성이었다. 우리는 고객들이 우리로 하여금 원하는 색이 무엇인지 정리를 해나가길 원한다. 상품이 좋다 나쁘다의 개념을 떠나서 브랜드 색이 명확해지려면 이런 저런 시도를 해야 한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디자인을 선호하다 보니 디테일을 강화하고자 했다. 그래서 이번 시즌에 조금 더 다양한 디자인의 의상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잘 활용할 수 있는 옷들로 구성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더라. 앞으로 조금씩 다른 느낌으로 만나볼 수 있을 거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는 여행에서 영감을 얻은, 일상에서 잘 입을 수 있는 옷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 그런 것은 하나의 테마 혹은 라인으로 정립이 될 것이다. 조금 더 우리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다채로운 의류가 레이트 라인에서 나오도록 준비하고 있다. 

 

 

 

레이 옷을 만들 때와 레이트의 옷을 만들 때 차이는 무엇일까?

 

레이를 기획을 할 때는 남자가 새로울 수 있는 옷을 고려를 많이 한다. 어떻게 하면 ‘새로운 옷을 만들 수 있을까’, ‘남자가 어떻게 조금 더 다르게 멋있을 수 있을까’ 고민을 하고 기존의 남성복에서 잘 안 쓰는 소재나 색감을 쓰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다. 물론 디자이너이다 보니 옷에 욕심이 들어 갈 때가 많다. 새롭다는 것에 집중해 꼭 하지 않아도 되는 불필요한 요소가 있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레이는 하이엔드에 가까운 브랜드이고, 원하는 세그먼트도 그렇기 때문이다. 그런데 레이트는 데일리 캐주얼 의류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해주어야 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실용적으로 잘 입을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한다. 자주 하는 말이 아침에 손에 잘 잡히는 옷이 좋은 옷이라는 거다. 레이트가 그런 옷이 되었으면 좋겠다. 

 

 

레이트가 가장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코트다. 레이를 하면서 주목 받았던 아이템인 만큼 신경 써서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런 부분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고샤 루브친스키나 베트멍을 따라 한다. 어느 정도 트렌드를 따르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클래식을 디자인을 추구하는 레이트는 이 흐름에 어떻게 대응하려고 하는가?

 

어떤 유행이나 트렌디한 아이템은 급작스럽게 찾아오고 갑자기 예뻐 보인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것들을 할 수 없는 것 같다. 우리는 우리 안에서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 게 맞다. 말씀 드렸듯 레이트는 일상에서 잘 입을 수 있는 옷을 지향한다. 여기에 트렌디한 디자인을 조금씩 가미하는 거다. 그런 것들이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옷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역시 2017년 S/S 시즌을 한창 기획하고 있는 상황인데 머리 속이 명쾌해졌다. 브랜드라는 것이 1, 2년 안에 떴다가 너무 많이 없어지기도 한다. 내가 이 브랜드를 1, 2년만 할 것은 아니니까 유행을 쫓는 것보다는 꾸준하게 색을 유지하는 게 더 좋지 않나. 그러면서도 우리 역시 조금씩은 유행을 받아들이니까.

 

 

레이부터 시작하자면 옷을 만들어온 역사가 어느덧 8년이 되어간다. 요즘 젊은이들의 취향이나 변화에 대해 고민이 되는 부분은 없나?

 

아무래도 시간이 흐를수록 브랜드가 늙기도 하는데, 다행스러운 점은 레이트가 극도로 트렌디한 것을 추구하는 브랜드는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그런 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좋은 취향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나이가 들어서도 존중 받는다. 

 

 

 

작년 여름 래퍼 아이언과의 컬래버레이션은 의외였다. 어떻게 만나게 된 건가?

 

사실 내가 랩을 무척 좋아한다. (웃음) “레이트가 전혀 다른 색깔을 가진 대상과 부딪혀서 새로운 게 나오면 어떨까?”하는 의도로 기획을 했다. 아이언은 어떻게 보면 우리 브랜드 이미지랑 굉장히 멀게 느껴지지 않나. 전체 레터링이 된 티셔츠 같은 아이템은 디자인으로만 봤을 때는 레이에서 어느 정도 나왔던 디테일이지만 기법을 달리해 결과적으로 다르게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부딪혀서 더 재미있는 것이 나오리라는 측면으로 접근을 했다. 많은 분들이 의외라고 많이 생각하시더라.

 

 

이번 가을, 겨울 어떻게 입어야 할까? 레이트의 방식으로 제안해달라!

 

블랙 코트를 버려야 할 것 같다. 블랙은 너무 멋진 컬러고 편하게 입을 수 있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컬러감을 주는 게 유니크해보인다. 너무 뻔한 블랙 코트보다는 다른 컬러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스타일링 부분에서는 남자들이 큰 머플러 같은 것들을 했을 때 멋있어 보인다. 단정한 코트에 머플러로 포인트를 준다든지 액세서리를 활용하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조금은 와이드한 팬츠도 좋다. 팬츠의 실루엣을 조금만 달리해도 전체 룩이 달라진다. 가지고 있는 어떤 코트에도 의외로 잘 어울릴 거다. 

 

 

 

앞으로 브랜드 레이트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무엇인가? 

 

레이트가 점점 더 정체성이 공고해져서 괜찮은 캐주얼 브랜드로 인정받길 바란다. 그래서 외국에서도 충분히 상품가치가 있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한다. 한국은 경쟁력을 많이 요하는 시장이다. 좋은 해외 브랜드도 많이 있고, 국내에서 옷을 잘 만드는 브랜드도 많다. 소비자들 역시 굉장히 까다로워졌고 똑똑하다. 무척 치열한 시장이다. 여기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브랜드라면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레이트가 그런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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