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1
아티스트 봄로야의 프로젝트 ‘답 없는 공간: 근사한 악몽’이 오는 복합 문화 공간 탈영역 우정국에서 오는 27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내면의 침체기로 인해 무너지는 작가의 작업 세계가 외부 환경과 연관되어 어떻게 체념과 포기를 받아들이고 다시 작업을 하게 되는지 이야기한다.
작가는 도시 중심에서 변두리로 이주하게 되면서 느끼는 불편함과 개발도시와 재개발도시의 공사 현장이 갖고 있는 끝없는 파괴와 생성이 만들어내는 피로감을 자기 정체성과 연결 지으며 작업한다. 작업을 통해 도태되고 있는 것 같은 자신의 상황과 그에 따른 두려움을 가시적으로 드러내는데, 이 두려움은 어릴 때부터 되풀이된 악몽의 공간으로 확장된다. 꿈의 시공간은 완벽하게 재현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악몽은 내적인 불안과 두려움을 탐색할 수 있는 미완의 풍경으로 남는다. 하지만 ‘진짜’ 악몽은 더 이상 꿈 조차 꾸지 않는 건조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두려움에 잠식되지 않도록 ‘답이나 완성은 유예한 채 있는 힘껏 미완성을 반복하는 것’이 이번 작업의 실천이다.
전시장에는 봄로야 작가의 일러스트 작품 외에도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첫 번째 콜라보레이션은 ninaian, mimyo, big baby driver 등의 뮤지션과 함께했다. 공사 현장의 실질적 기록, 개발 도시 풍경의 기록, 꿈으로의 진입, 꿈의 기록 네 가지 주제로 작업했다. 두 번째 콜라보레이션은 책방 만일, 작가 정두이, 영화감독 백종관 등과 함께했다. 전시의 특징인 ‘완성을 유예하는 미완성’ 과정에서 새롭게 파생되는 이미지, 텍스트, 영상을 만날 수 있다.
한편, ‘탈영역 우정국’은 (구)창전동 우체국을 개조해 만든 복합 문화 공간이다. POST OFFICE 중 POST의 다른 뜻인 ‘이후의, 탈’에서 착안해 ‘장르와 영역의 규정에서 벗어나는 공간’이라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다. 지금은 전시부터 공연, 워크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