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사인 | 2016-09-27
한때 명동은 금융의 중심지였다. 세월이 흘러 지금의 명동은 한류와 쇼핑의 메카가 되어 외국인 관광객이 수없이 드나든다. 이런 변화의 흐름에 명동 건물도 몸을 맡겼다. 명동증권빌딩이 SLH(Small Luxury Hotels of the World)라는 이름의 호텔 체인과 협력해 ‘호텔28’이라는 이름의 부띠끄 호텔로 변신한 것이 그렇다. 다이나그램 디자인 스튜디오가 건축과 브랜딩을 맡은 호텔28은 다른 호텔과 달리 ‘스토리’라는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
‘호텔 시나리오’
다이나그램 디자인 스튜디오는 여섯 개 업체와의 경쟁을 뚫고 호텔28의 건축과 사이니지·어매니티 브랜딩을 담당하게 됐다. 설계안으로 경쟁하는 방식이었으나 다이나그램은 설계안 대신 공간과 스토리, 그리고 브랜드가 조화로워야한다는 회사의 철학을 반영한 스토리북을 만들었다.
호텔28을 만든 신영균 회장이 영화배우라는 것 자체가 호텔의 스토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다이나그램은 신영균 회장이 활동하던 시기의 레트로 모던한 느낌을 살리고, 명동지역의 문화적 아이덴티티를 더욱 살릴 수 있는 ‘영화’를 콘셉트로 삼은 호텔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그 내용이 담긴 ‘호텔 시나리오’라는 스토리북이 지금의 호텔28의 골자가 됐다.
영화를 콘셉트로 삼은 호텔답게 객실안내 사인, 층별안내 사인 등 각종 사인물과 어매니티에서 영화의 소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디자인을 만날 수 있다.
문화의 거리에서 보내는 럭셔리한 하룻밤
투숙자가 영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영화의 ‘배경’이 되어줄 호텔28은 럭셔리한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 객실 크기도 기존 명동 호텔보다 더 넓은 객실 평수를 자랑한다.
눈여겨 볼 공간은 객실 내 가장 럭셔리한 공간인 ‘에르메스 룸’이다. 신영균 회장이 에르메스로부터 받은 ‘디렉터스 체어’가 객실 앞에 놓여진 이 방은 객실의 가구와 집기가 온통 에르메스 제품으로 가득해 더욱 특별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또한, YG엔터테인먼트 산하 YG푸드와 협력해 YG푸드의 레스토랑 ‘YG 리퍼블릭’, ‘3 Birds’ 등이 운영되고 있어 한류 문화에 관심이 많은 관광객들에게 더욱 많은 이목을 끌 전망이다. 단순히 하루 자고 가는 공간을 넘어 한 세대 영화배우와 지역의 문화가 공간의 스토리로 오롯이 녹아있는 호텔 28에서 영화같은 하루를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글_ 임새솔 기자
사진_ 최영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