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5
디자인 잠재력은 높으나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디자이너들을 선정, 사업 및 창작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된 서울디자인창작지원센터가 올해로 사업개시 3년째를 맞이하였다. 그간 이 곳을 거쳐간 업체는 약 53개에 달하며 현재는 30여 개 업체가 새롭게 3기로 입주한 상태. 개방과 공유, 협력의 창의공간을 표방하며 수많은 디자인 기업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는 서울디자인창작지원센터의 담당자 서성교님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에디터 | 이은정(ejlee@jungle.co.kr)
Jungle : 서울디자인창작지원센터의 입주기업 선발기준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3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합니다. 이력사항과 포트폴리오, 사업계획서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서류지원을 하시면 시와 재단에서 선별한 심사위원들이 1차적으로 서류심사를 해서 2.5배수 정도의 업체를 선정합니다. 선정업체를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 심사를 한 후 2차 심사위원 5분의 합의과정을 거쳐 최종 업체를 선발하게 되지요.
Jungle : 입주 기업에게 공간 제공 이외에 따로 제공하는 혜택이 있습니까?
센터에서 주로 하는 일은 시설을 제공하고 유지하는 업무입니다. 재단에서 진행하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 1년에 한 두 번 정도 진행되곤 합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입주기업들간의 네트워킹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올해 9월에 3기 업체들이 들어왔는데요, 기존의 업체보다 조금 더 액티브하고 비즈니스 경험이 많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업체들을 위주로 다양한 홍보와 기획 TFT를 구성해서 운영하고 있는 중입니다.
Jungle : 전반적으로 새롭게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이 있나요?
지난 2년간의 사업을 통해 이미 공간 운영은 안정화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사업적인 부분들을 활성화시키려고 합니다. 업체 지원 부분들을 검토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미디어들이 다양해지니까 이 작업도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모바일 쪽도 염두에 두고 있어요. 지난 디자인한마당 때 이 전시장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면서 만들었던 포트폴리오 홍보 동영상을 스마트폰용의 모바일 콘텐츠로 전환시켰고 이후에는 시나리오를 잡아서 순차적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또한 커뮤니케이션 채널로써 홈페이지와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카페의 경우, 블로그 형식으로 유저들 사이에서 정보 유통이 가능하게끔 하려는 TFT 가 운영되고 있고요. 더불어 상설전시장 자체를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TFT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공간이 업체들의 휴식공간과 동시에 상설전시장처럼 쇼케이스가 가능한, 비즈니스 공간으로 유도하려고 합니다.
Jungle : 단순한 공간 제공을 넘어서서 비즈니스 공간으로 구성하려면 입주기업들과 관계가 유기적이어야 할 것 같은데요.
입주업체와 우리 센터는 거의 목표를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3기 입주업체에는 기존 입주업체들과는 다른 요구를 했습니다. 당신 옆에 있는 사람이 바로 비즈니스 파트너이니 서로의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라고. 그렇게 된다면 업체들끼리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으니까요. 이번 기수에서는 13명 정도의 입주자 대표단을 선출했습니다. 그 분들이 업체들의 요구사항들을 저희 센터에게 제안하고 저희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지원방법을 제시해 드리고 있어요. 전반적으로 업체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에요. 기업공간 배치도 각 업체들의 특성을 반영하여 배치하려고 합니다. 업체 성격별로 그루핑도 하고 그룹에 맞게끔 사업지원을 하려고 합니다. 업체들을 중심으로 이런 내용들이 논의되고 있고 프로그램 아이디어도 도출되는 상태에요.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공간을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인데요, DMC 내에 건물들 로비에 크리스마스 트리 공동 작업을 기획하고 연출해보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이 건은 현재 진행 중입니다. 또, 제품 디자인 서비스 쪽에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아요. 대표적인 내용은 내년에 이루어질 중국비즈니스투어입니다. 기존에 중국마켓에서 활동하셨던 두 분이 주축이 되셔서 공동프로모션을 진행하려고 해요. 그 분들이 기꺼이 자신들의 거래처를 공유하고 계시고요, 내년에 예산이 되면 업체들과 함께 비즈니스 투어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번 디자인한마당 때 중국 쪽에서 다녀가셨는데 저희 센터와 업체들에게 호감을 보이셨거든요. 자신들이 구상하고 있는 디자인센터에 입주해줄 수 있는지, 거점화와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업체들의 업력과 경험이 다양하니까 내부에서 녹여낼 수 있는 기회와 서비스 창출이 다양해진 것 같습니다.
Jungle : 센터 내에서도 상황에 맞는 지원이 진행되고 있나요?
프로젝트 자체가 상당히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 센터에서는 단지 이런 연계들을 촉발시키는 역할을 담당할 뿐이죠. 입주 업체의 20% 정도가 자신들의 브랜드 제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센터에서 주도적으로 세이브더칠드런과의 협약을 진행했습니다. 디자인 제품을 하나 팔면 디자이너의 몫이 전액 기부로 들어가서 결식아동들에게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 내용이죠. 센터 내의 업체들이 주요 기부자가 되면서 외려 세이브더칠드런쪽에서 디자인의뢰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현재 여섯 개 업체가 협력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이렇듯 모여 있으면 생각뿐만이 아닌 다양한 실행이 가능하죠.
Jungle : 아직은 조심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센터를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목표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저는 우리 센터가 스타디자이너로 성장하기 위한 중간단계의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디자인 전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공간이 되는 거죠. 이 곳을 통해서 노하우, 네트워크,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고, 디자인 수요자들과 엔드 유저들과 연결될 수 있는 곳이요. 현재까지 이 곳을 거쳐간 기업이 53개 정도 됩니다. 그런 업체들이 하나의 맥을 이어가면서 후진들을 위해서 연결고리도 만들고 그러는 것이 센터가 만들어 낼 수 있는 중요한 부가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이 공간을 활용하는 디자이너가 주인이 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봐요. 그들의 브랜드가 성장하고 스타디자이너가 되면 자연스럽게 서울의 디자인 경쟁력은 높아지게 되는 겁니다. 첨단산업센터 내에 다양하고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아요. 그들로부터 자문을 받고 재단 내의 다른 디자인센터들과 함께 협력을 진행한다면 정말 좋은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