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달라 독일 통신원 | 벨기에 겐트 디자인 박물관 제공 | 2016-09-08
‘내일을 위한 디자인이 미래를 만든다’는 이념으로 벨기에 겐트 디자인 박물관(Design Museum Gent)과 이탈리아의 IMF 재단(International Music Festival Foundation)이 공동 기획한 자전거 디자인 컬렉션이 벨기에 겐트 디자인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는 빛나는 아이디어와 독창적인 프로토타입(Prototype), 즉 본격적으로 시중에서 판매되지는 않지만 미래를 위한 창의적 디자인으로 핵심 기능만을 구현해 제작한 시제품(試製品)을 중심으로 자전거의 기능과 더불어 절묘한 기술을 갖춘 디자인의 자전거들을 선보인다.
가동성(Mobility)
지난 10년 사이 도시는 급성장하였고 매일 겪는 교통 체증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자전거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문화적 변화에 의해 자전거 판매와 수리에만 집중됐던 고객들에 의해 자전거 판매원으로 변해버린 디자이너들이 드디어 디자인에 몰두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갖게 됐다. 남들과 차별화된 자신만의 색이 담긴 특별한 디자인을 원하는 고객층이 형성되면서 도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대체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은 자전거와 자전거에 대한 이러한 개념 변화로 자전거 커뮤니티(Community)가 증가했으며 스포츠를 위한 자전거, 여가를 위한 취미용 자전거 등 목적에 맞는 기능과 디자인이 향상됐다. 이러한 자전거 문화는 도시 전체로 확장돼 다양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디자인(Design)
‘사다 바이크(SadaBike)’는 자전거 분실 예방에 딱 어울리는 획기적인 디자인이다. 자전거를 우산 크기로 접어서 보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도감을 준다. 이탈리아 출신의 엔지니어 지안루카 사다(Gianluca Sada)가 디자인한 이 접히는 자전거는 경량을 최소화하고 자전거의 바퀴살을 없애 빠르고 손쉽게 접을 수 있는 장치를 장착하였다.
‘접이식 자전거’하면 빠질 수 없는 영국의 디자이너 마크 샌더스(Mark Sanders). 그에 의해 접이식 자전거가 디자인되기 시작한 것은 1987년부터다. ‘스트라이다(STRiDA)’는 아담하고 깔끔한 디자인과 기능성까지 갖춘 자전거다. 체인이 아닌 내구성이 좋은 벨트로 구동하기 때문에 어떤 옷을 입어도 편하게 탈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일상에서의 편리함과 더불어 독특한 색상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어 현대사회의 직장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란의 디자이너 모타바 라에이시(Mojtaba Raeisi)가 올해 새롭게 제작한 태양광 자전거 ‘엘(Ele)’은 태양광(PV, Photovoltaic)의 패널(panel)을 바퀴 축에 부착하여 약 30도 기울어진 상태에서 태양 에너지를 받아 달리는 자전거다. 문제는 패널이 있는 바퀴가 돌면서 여러 가지 움직임으로 태양을 흡수해야 하는데 ‘더운 햇빛 아래 달려야 하는 사용자나 배터리(Battery)의 무게를 어떻게 견뎌낼 수 있는가’가 많은 디자이너들이 극복해 나가야 할 앞으로의 문제가 될 것이다.
‘플리즈(FILZ)’는 페달이나 안장이 달리지 않았다. 2010년 제작된 이 모델은 두 바퀴와 핸들, 브레이크와 운전자가 하나가 되는, 라틴어로 ‘빠른 발’이라는 뜻의 벨로시페데(velocipede), 즉 세 발 자전거다. 운전자는 경량 구조를 기반으로 한 자전거를 착용하듯 과감히 안장을 대체하고 안전벨트를 장착한다. 주행 중 충격과 진동을 그대로 흡수하고 승차감을 향상시키며 안정성을 높이는 서스펜션 시스템(suspension system)의 디자인이 적용됐다. 독일 출신의 디자이너 톰 함브로크(Tom Hambrock)와 유리 슈페터(Juri Spetter)의 합작으로 19세기 최초의 자전거인 라우프마쉬네(Laufmaschine)를 현대식으로 복원하였다.
“미래를 소개합니다! 따분해진 서부시대의 새로운 운송수단이 탄생했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에 새 활기를 불어넣어 줄 작은 기계에 아낌없는 사치를 하셔도 좋습니다.”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의 자전거 판매원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광장에 과감히 올라선 자전거 판매원은 위와 같이 말했다. 말을 통해서만 이동이 가능했던 광야의 서부시대에 두 다리를 이용해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게 해준 자전거는 그야말로 최고의 기능성을 갖춘 우아한 이동 수단이었을 것이다.
자전거 디자인은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이제 이 작은 ‘탈 것’에 미래를 위한 가치를 반영하는 것은 전 세계 모든 디자이너들의 숙제가 될 것이다.
디자인뮤지엄겐트 홈페이지 www.designmuseumgent.be
큐레이터_ 엘리자베타 피수(Elisabetta Pisu), 토마스 윗토우(Thomas Wittouck), 에블린 브라케(Evelien Bracke)
글_ 남달라 독일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