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우(브랜드 컨설턴트) | 카카오 및 카카오프렌즈 홈페이지, 페이스북 | 2016-08-18
그렇게 많을 줄 몰랐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카카오톡을 통해서 보게 되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우리 집에도 그렇게 많을 줄 몰랐다. 카카오프렌즈 마니아인 딸아이 방에서 수많은 제품 외에도 심지어 그들 캐릭터가 그려진 노란색 쇼핑백이 곱게 접혀 있는 걸 보고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자세히는 알지 못 했다.
얼마 전 딸과 함께 일주일이 넘는 여행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는데, 열 살 밖에 되지 않은 그녀의 여행 짐 중에서 반바지, 치약, 튜브, 충전기 잭, 심지어 여행 파우치까지. 그리고 새로 산 트렁크 가방의 스티커 역시 카카오프렌즈였다. 또한 강남역에 새롭게 생긴 카카오프렌즈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최소 한 달에 두 세번은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이 되었으며, 이들 캐릭터로 만든 제품들의 리스트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나름의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라인프렌즈가 그려진 식기류가 몇 개 있긴 하지만 우리 집에선 카카오프렌즈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 카카오프렌즈가 열두 번째 우리 집 브랜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오고 디즈니도 있고, 뽀로로도 있고, 프리즘 스톤-딸아이가 한때 좋아했던 일본 브랜드-도 여전히 건재하는데, 사람들은 왜 이렇게 카카오프렌즈에 열광하는 것일까.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캐릭터에 열광하고, 수집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매력적이고 공감할 수 있기 캐릭터 때문이다. 모든 캐릭터들이 저마다의 개성과 특성으로 매력을 발휘하지만 카카오프렌즈들의 8가지 캐릭터들-라이언, 무지, 어피치, 제이지, 프로도, 네오, 튜브, 콘-은 꽤나 매력적이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거의 대부분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이모티콘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이들 캐릭터들은 귀여울 뿐만 아니라 저마다의 성격이 있고, 서로 간의 관계도에 따라 움직이며, 각자의 스토리가 있다.
최근 새롭게 출시된 라이언은 수사자임에도 갈기가 없어 콤플렉스가 많다. 겁 많고 마음 약한 오리인 튜브는 작은 발을 숨기기 위해 큰 오리발을 신는다는 이야기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에 공감하며 동일시하게 만든다. 즉, 예쁘고 귀엽지만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강한 캐릭터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하여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나고 함께 생활하는 캐릭터라는 느낌을 준다.
둘째, 무엇보다 많이, 자주 보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메신저라고 부를 수 있는 카카오톡에서 일상적으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이다 보니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익숙하다. 라이프스타일이 모바일, 디지털 환경으로 변화함에 따라 메신저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상의 일들이 많아지고, 카카오캐릭터를 만드는 기업의 비즈니스 영역이 넓어짐에 따라-택시로, 내비게이션으로, 지하철로 그 영역을 빠르게 넓혀나가고 있다- 이들 캐릭터를 만나는 것이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또한 메신저에서만 존재하던 캐릭터가 다양한 MB 상품과 기념품으로 제작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이들을 모아놓은 오프라인 매장 역시 늘어나고 있다. 즉, 모바일을 통하지 않고서도 캐릭터를 먼저 만나는 기회가 생기게 되었고, 카카오프렌즈라는 캐릭터가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고객 접점에서 보임에 따라 메신저를 뛰어넘는 강력한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형태로 이들 캐릭터를 소유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하자면) 이들 캐릭터를 보지 않고 생활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만약 그 영역이 모바일이나 온라인에 머물러 있다면, 그 서비스상에서만 존재하는 나와는 크게 상관없는 그림 캐릭터에 그치기 쉽다. 하지만 카카오프렌즈의 경우 그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 봉제인형이나 의류와 같은 전통적인 라인업은 물론 최근 젊은 친구들이 많이 사용하는 새로운 상품군의 제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더페이스샵’이나 ‘에잇세컨즈’ 등의 다양한 업종의 인지도 높은 브랜드들과의 적극적인 브랜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서 브랜드로서의 캐릭터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2014년 신촌 팝업 스토어를 시작으로 전국 18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서 브랜드를 직접 보고, 만지고, 가지고 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캐릭터에 대한 만족감을 높이는 대신, 궁극적으로 소유의 대상으로까지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보게 되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 일반적으로 어떤 캐릭터든지 너무 자주 보이거나 유행이 지나고 나면 지겨워져서 다른 대안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아직까지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내가 직접 그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데 어쩌면 내 행동이 조만간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 딸아이와 소통하는데 있어서 카카오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으신 부모님께서 얼마 전부터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을 사용하시는 걸 보니… 조만간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 튜브가 불을 뿜고 있는 이모티콘을 보내면서 카카오톡으로 연락해도 놀라지 마시길.
글_ 우승우(브랜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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