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16
저작권은 창작물을 만든 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으로 흔히 창작자의 이익만을 보호하는 것으로 생각되기 쉽다. 하지만 저작권법의 목적에는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이 포함돼 있다. 저작물에 대해 권리를 지니는 자와 사용자의 공정한 이용이라는 두 가지의 조화가 바로 저작권법의 목적인 셈.
이 두 가지 균형과 저작재산권의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릴레이 기증’을 시작했다. ‘릴레이 기증’은 저작재산권 기증을 통해 저작물의 자유로운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2016 제1차 릴레이 기증식’이 8월 12일(금) 오후 2시부터 한국저작권위원회 서울사무소에서 한국저작권위원회 박인기 공유정보팀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기증식에서는 착한사진연구소 남상욱 대표의 저작권 기증식이 거행됐다.
행사는 한국저작권위원회 오승종 위원장, 착한사진연구소 남상욱 대표, 지구영상 신현상 대표, 한국창작사진작가회 서원수 부회장, 리웨이뮤직앤미디어 이지형 대표,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정보센터 정재곤 센터장, 대학교 사진 연합동아리 ‘스냅(S.N.A.P)’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오승종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저작재산권의 기증은 제2의 창작이다. 기증을 통해 사회적으로는 우리 지적가치의 나눔을 실현하고 문화적으로는 창작과 이용에 아름다운 문화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기증을 해주실 모든 분들의 귀중한 뜻이 결실을 맺어 우리 사회의 저작권 나눔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증자인 남상욱 대표는 기증을 위한 퍼포먼스로 365점의 사진이 담긴 USB를 공유보틀에 담아 보관함에 넣었다. ‘1년 365년 연중 따뜻한 나눔’을 의미하는 365점의 사진은 공유마당에 등록,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기증식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명의로 된 기증증서 수여와 함께 남상욱 대표가 기증한 365장의 사진을 활용해 남상욱 대표의 얼굴을 제작한 작품이 감사의 선물로 증정되기도 했다.
저작재산권 기증은 기증자가 다음 기증자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남 대표의 뒤를 잇는 저작권 기증자로는 한국창작사진작가회 서원수 부회장, 리웨이뮤직앤미디어 이지형 대표, 지구영상 신현상 대표가 선정됐으며 이들에게는 기증작품을 담을 USB가 담긴 공유보틀이 전달됐다.
KBS <6시 내고향> 사진작가리포터 및 사진관련 강연 및 저술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남상욱 대표는 예전부터 저작물 나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자신의 자료들을 공유하고자 했다. 그는 “나의 작은 행동이 씨앗이 되어 릴레이가 시작된다는 것, 많은 분들에게 알려지고 이어진다는 점이 뜻 깊다”며 “나의 하드디스크 안에 들어있던, 어쩌면 쓰레기처럼 그냥 버려질 뻔한 그런 부분들이 누군가에겐 좋은 양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말씀드렸는데 좋은 기회와 닿게 됐다. 감사드리고 또 앞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자신의 창작물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자신이 쓰는 것이 맞지만,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 나누는 것이 의미있지 않을까. 폐쇄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러한 작은 움직임을 통해 나눔에 대한 문화가 시작되면 좋을 것 같다. 함께 나누고자 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고 나눔을 통해 좀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박인기 공유정보팀장은 “권리 자체를 기증하는 기증제도는 저작권법상 130조에 나와 있는 제도이지만 지난 8년간 300여 건밖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누구나 자유롭게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러한 제도는 새로운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의미있는 일로, 저작물 기증은 ‘아이스버킷 챌린지’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점차 넓게 퍼질 것이다. 이번 릴레이 기증을 시작으로 저작권 나눔 문화가 새롭게 시작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릴레이 저작재산권 기증 캠페인’은 연중캠페인으로 지속될 계획이며 기증되는 소중한 저작물은 위원회의 공유마당(gongu.copyright.or.kr)을 통해 국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