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11
전 세계의 축제인 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각 브랜드들은 스페셜 에디션(Special Edition)을 출시한다. 어차피 뻔한 장사 속인 것을 알지만, 브랜드의 눈으로 독특하게 올림픽을 표현한 제품을 보면 나도 모르게 결제 버튼을 누르며 외친다. “어머, 이건 사야 해!”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전 세계의 축제인 동시에 기업에게는 자신의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다. 사실, 올림픽은 이제 더 이상 순수한 의미의 ‘스포츠의 장’이 아니다. 그 안을 유심히 살펴보면, 수많은 이익관계와 상업성이 숨어 있다.
올림픽 마케팅에 익숙해진 우리는 뭘 그리 큰 효과가 있겠느냐고 생각하겠지만, 올림픽 기간에 오륜기 하나만 박아도 매출은 급상승한다.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공식 스폰서였던 스포츠 브랜드 스피도(Speedo)는 개막식 이후 약 16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림픽 마케팅 중 가장 큰 효과를 보는 것은 ‘기념상품’이다. 과거에는 올림픽 주화, 마스코트 인형, 우표 등이 인기가 많았지만, 최근엔 올림픽 기간에만 한정적으로 출시하는 ‘스페셜 에디션(Special Edition)’이 각광받고 있다. 스페셜 에디션은 소장 욕구 외에도 올림픽이라는 특정 이벤트에 맞게 변화한 제품 디자인이나 패키지 디자인을 보는 재미도 불러 일으킨다.
스페셜 에디션을 디자인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올림픽이라는 특수성을 부각하거나, 올림픽을 개최하는 나라의 특징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번 2016 리우 올림픽의 스페셜 에디션 역시 올림픽과 브라질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가득하다.
메달처럼 빛나라 - 코카콜라 골드 에디션
가장 오래된 올림픽 후원사인 코카콜라는 금색과 빨간색, 단 두 가지 색상만으로 올림픽과 브랜드를 전달한다. 금메달에서 따온 금색 바탕과 그 위를 지나가는 역동적인 빨간색 라인은 각각 올림픽과 코카콜라를 상징한다. 옆 나라 일본은 골드 에디션과 2020 도쿄 올림픽 에디션을 함께 출시하여 눈길을 끈다. 두 에디션에 사용된 금색, 빨간색, 흰색이 묘하게 잘 매치되면서 수집가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아, 이 디자인은 표절하지 않았다.
마스코트 인형의 자리를 꿰차다 - 레고 40225 리우 2016 마스코트 비니시우스&통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사랑 받는 브랜드 레고는 리우 올림픽의 마스코트인 비니시우스와 통을 조립할 수 있는 레고를 출시했다. 그리고 올림픽 기간 동안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이파네마 해변에 레고 팝업스토어를 연다. 이 제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레고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올림픽 마스코트 제품이기 때문. 게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생산하지 않는 레고의 특성상, 어쩌면 한정판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참고로 지난 2012 런던올림픽을 기념하여 출시한 미니 피겨 세트는 현재 정식 구매가 불가능하다. 간혹 중고나라에서 만날 수 있다.
브라질의 시원한 자연을 담은 - 이스트팩 올림픽 에디션 PADDED PAK’R 17N
각 패션 브랜드들이 브라질의 국기색인 노랑, 파랑, 초록색을 이용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와중에, 이스트팩은 브라질의 자연인 아마존과 바다를 디자인 요소로 이용했다. 오밀조밀하게 배치된 바다와 열대 식물들 속에 위치한 브라질의 랜드마크 ‘크리스토 헤덴토르(Cristo Redentor)’는 이 가방이 리우 올림픽을 기념하여 제작되었다는 증표다. 가방만 봐도 브라질의 시원한 바다와 청정한 자연이 그립다.
브라질의 정열을 톡톡 튀는 그대에게 - 스와치 올림픽 에디션
스와치는 손목시계를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가 아닌 패션으로 바라보는 브랜드다. 이런 브랜드 정신에 따라 다양한 컬렉션과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이는 스와치가 4년마다 찾아오는 올림픽을 놓칠 리가 없다. 스와치의 리우 올림픽 에디션은 파랑, 노랑, 초록 등 브라질을 상징하는 색과 올림픽 오륜기의 선명하고 강렬한 색상을 사용함으로써 언제나 화려하고 톡톡 튀는 스와치의 디자인을 잘 살려냈다. 브랜드의 디자인 콘셉트와 올림픽의 특징을 잘 조화시킨 좋은 예다.
예술과 올림픽의 만남 - The Official Limited Edition Prints for Team GB at the Rio 2016 Olympic Games
과거부터 포스터는 스포츠와 그와 관련된 행사를 기념하고 알리는 대표적인 매체였다. 이런 포스터의 역할을 부활시키고자 런던 소재의 갤러리인 ‘카운터 에디션스(Counter Editions)’는 포스터 모음집인 〈The Official Limited Edition Prints for Team GB at the Rio 2016 Olympic Games〉를 제작·판매한다. 작품집에는 트레이시 예민, 하워드 호지킨, 데이비드 슈리글리, 샘 테일러 존스 등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 예술가 8인이 영국 국가대표들을 위해 제작한 포스터가 담겨있다. 사실, 이 작품집은 일반인이 구매하기엔 가격이 높다. 그러나 일시적인 매출 상승을 위해 한정판이라는 이름이 아까울 정도로 난무하는 다른 제품들과 달리 진정한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처럼 느껴진다.
에디터_ 허영은(yeheo@jungle.co.kr)
자료제공_ 코카콜라 재팬, 레고 브라질, 이스트팩 코리아, 스와치 코리아, Counter Edi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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