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아트 | 리뷰

올림픽 디자인사에 길이 남을 웃픈 사건 10

2016-08-26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다. 그리고 그건 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 디자인 때문에 울고 웃었던 역대 올림픽을 Up & Down으로 정리했다.

 

Up ↑


수영 신기록의 비결 ‘2000 시드니올림픽’

2000년은 수영 역사에 있어서 역사적인 해로 기록될 것이다. 전신수영복이 올림픽에 최초로 도입됐기 때문이다. 상어 비늘을 모델로 한 ‘패스트 스킨’이라는 첨단 소재를 이용했는데, 표면의 작은 돌기가 선수들의 근육을 압착해 피로물질인 젖산의 축적을 막아준다. 전신수영복이 본격화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바뀐 세계 신기록만 130여 개. 하지만 수영복으로 인한 단축 효과가 너무 커 2010년부터 전신수영복 착용을 금지했다.

 

 

전신수영복을 착용한 선수가 힘차게 물살을 가르고 있다. (사진제공 : 국제올림픽위원회)

전신수영복을 착용한 선수가 힘차게 물살을 가르고 있다. (사진제공 : 국제올림픽위원회)

 

역대 1위 마스코트는? ‘1980 모스크바올림픽’

미국의 팝아트 비평가 피터 하틀라웁은 역대 올림픽 마스코트 1위로 1980 모스크바올림픽의 ‘미샤’를 선정했다. 러시아를 상징하는 곰을 캐릭터화한 것으로, 귀여운 외모와 오륜기를 형상화한 허리벨트가 조화를 이뤘다는 평이다. 러시아의 유명 동화 일러스트 작가인 빅토르 치치코프가 디자인했는데, 그는 2014 소치올림픽 마스코트 폴라 베어(북극곰)를 두고 “미샤를 더 뚱뚱하게 만들었을 뿐”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올림픽 마스코트 1위에 빛나는 미샤(좌)와 살찐 미샤, 폴라 베어(우) (사진제공 : 올림픽박물관 페이스북)

올림픽 마스코트 1위에 빛나는 미샤(좌)와 살찐 미샤라는 오명을 쓴 폴라 베어(우) (사진제공 : 올림픽박물관 페이스북)

 

운동화의 힘을 보여줘 ‘1964 도쿄올림픽’

역시 인간은 도구의 동물이었던 것인가. 1960 로마올림픽에서 맨발로 뛰어서 마라톤 우승을 차지한 에티오피아의 아베베 비킬라. 그가 4년 후엔 운동화를 신고 뛰어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놀라운 것은 급성 충수염 수술로 훈련량이 줄었음에도 자신이 세운 기록을 3분이나 앞당겼다는 사실. 운동화 버프가 아니고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레이스 직후 그는 “아직도 약 20마일은 더 달릴 수 있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1960년 맨발로 달리고 있는 아베베(위)와 1964년 운동화를 신고 달려 또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건 아베베(아래) (사진제공 : 국제올림픽위원회)

1960년 맨발로 달리고 있는 아베베(위)와 1964년 운동화를 신고 달려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아베베(아래) (사진제공 : 국제올림픽위원회)

 

TV에 올림픽 나온 날 ‘1936 베를린올림픽’

올림픽 게임이 텔레비전을 통해 안방에 중계되기 시작한 건 1936 베를린올림픽이 최초였다. 단, 위성이 없던 시절이라 개최국 시청자만 볼 수 있었다. 위성을 통해 전 세계로 중계되기 시작한 것은 1964 도쿄올림픽이다. 최초로 컬러 TV 중계가 시작된 올림픽이기도 한데, 텔레비전 한 대 값이 수십 년치 봉급과 맞먹었던 걸 생각하면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여전히 흑백으로 경기를 지켜봐야 했음을 알 수 있다.

 

 

TV로 올림픽을 시청 중인 (추측컨대) 베를린에 거주 중인 단란한 가족 (사진제공 : 올림픽박물관)

TV로 올림픽을 시청 중인 (추측컨대 베를린의) 한 단란한 가족 (사진제공 : 올림픽박물관 페이스북)

 

나라별 유니폼의 등장 ‘1908 런던올림픽’

올림픽에 국가별 유니폼이 도입되기 시작한 건 1908 런던올림픽이다. 이 대회부터 올림픽이 국가 대항전의 성격을 띠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엔 아마추어적인 성격이 강해 개인적으로 옷을 준비해 입었다. 최초의 올림픽에서는 남자들이 알몸으로 경기에 임했다는 놀라운 사실!) 하지만 이 시기의 유니폼은 스포츠웨어라기보다는 정장의 느낌이 더 강했다. 선수들은 플란넬 수트와 팬츠, 올림픽을 상징하는 블루 계열 코트, 밀짚으로 만든 모자 등을 착용했다.

 

 

처음으로 자국의 유니폼을 입고 등장하는 영국 선수들 (사진제공 : 올림픽박물관)

처음으로 자국의 유니폼을 입고 등장하는 영국 선수들 (사진제공 : 올림픽박물관 페이스북)

 

 

Down ↓

 

표절 3연타 ‘2020 도쿄올림픽’

시작 전부터 엠블럼, 도쿄 홍보 로고, 경기장의 세 부문에서 강한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2020 도쿄올림픽. 일본의 유명 디자이너인 사노 겐지로가 디자인한 공식 엠블럼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Hey Studio와 벨기에 Théâtre de Liège 극장의 엠블럼 표절 논란에 휩싸여 해당 로고를 폐기했다. 또한 도쿄도에서 제작한 홍보 로고는 프랑스 안경브랜드 Plug & See를, 주 경기장은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설계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도쿄올림픽 엠블럼(좌)과 Théâtre de Liège 극장의 엠블럼(우). 마치 데칼코마니 같다. (사진제공 : 스튜디오 데비)

도쿄올림픽 엠블럼(좌)과 Théâtre de Liège 극장의 엠블럼(우). 마치 데칼코마니 같다. (사진제공 : 스튜디오 데비)

 

 

Plus & See 로고(위)와 도쿄의 도시 홍보 로고(아래). 마치 쌍둥이 같다. (사진제공 : Plus & See)

Plus & See 로고(위)와 도쿄의 도시 홍보 로고(아래). 마치 쌍둥이 같다. (사진제공 : Plus & See)

 

 

짝퉁의 천국다운 ‘2008 베이징올림픽’

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에만 3개의 짝퉁이 등장했으니, 역시 대륙의 스케일이라 하겠다. 첫째, 개막식 직전 천안문 광장에서 펼쳐진 폭죽 장면이 실제로는 컴퓨터 그래픽이었다. 둘째, 개막식에서 빨간 드레스를 입은 귀여운 외모의 린먀오커 양의 노래가 사실은 립싱크였다. 셋째, 역시 개막식에서 중국 내 각 민족을 대표하는 전통 의상 차림으로 5성 홍기를 든 소수민족 아이들은 알고 보니 전부 한족이었다.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CG로 베이징 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불꽃 (사진제공 : 픽사베이)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불꽃 CG가 베이징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사진제공 : 픽사베이)

 

비둘기 통구이의 굴욕 ‘1988 서울올림픽’

오늘날 대한민국 닭둘기의 8할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비롯되었다는 말이 있는데, 하마터면 씨가 마를 뻔했다. 개막식에서 1,000마리의 비둘기를 날리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는데, 미처 날아가지 못한 비둘기들이 성화대 주변에 모여 있었다. 성화는 예정대로 점화됐고, 비둘기들이 타들어가는 장면은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미국 타임지는 최악의 개막식 중 하나로 꼽았고, 깨달음을 얻은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은 비둘기를 폐회식 때 풀어놓았다.

 

 

몰살당할 뻔한 위기를 딛고 간신히 살아남은, 한때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 (사진제공 : 픽사베이)

몰살당할 뻔한 위기를 딛고 간신히 살아남은, 한때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 (사진제공 : 픽사베이)

 

사라진 순금 메달 ‘1912 스톡홀름올림픽’

우리는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이 이로 메달을 깨무는 장면을 종종 본다. 순금인지 확인하기 위함일 텐데 부질없는 짓이다. 전부 도금이니까. 올림픽에서 순금메달을 준 건 1912 스톡홀름올림픽이 마지막이다. 은퇴 후 몇몇 선수들이 순금메달을 팔아 넘기기 시작했는데,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고 여긴 IOC는 1920 안트베르펀올림픽부터 금도금이 된 금메달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이번 리우올림픽 금메달에서 순금은 꼴랑 6g에 불과하다.

 

역대 금메달. 반짝이는 것이 순금 같지만 알고 보면 도금 ⓒ Rio 2016.

역대 금메달. 반짝이는 것이 순금 같지만 알고 보면 도금 (사진제공 : 리우올림픽 페이스북)

 

갖은 음모설에 휩싸인 로고 ‘2012 런던올림픽’

2012의 숫자를 형상화한 런던올림픽 로고는 끊임없는 음모설에 휘말렸다. 로고를 홍보하는 TV광고 영상 일부를 본 일부 간질 환자들이 발작 증세를 보이는가 하면, 이란의 올림픽 위원장은 로고가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시온(ZION)을 형상화했다고 하여 불참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로고가 독일 나치의 깃발인 하켄크로이츠와 유사하다는 주장과 바트 심슨과 리사 심슨의 성행위 장면을 연상시킨다는 황당한 섹드립도 있었다.

 

 

2012 런던올림픽 로고. 뭐가 바트 심슨이고 뭐가 리사 심슨인지는 각자 상상해보는 걸로! (사진제공 :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

2012 런던올림픽 로고. 뭐가 바트 심슨이고 뭐가 리사 심슨인지는 각자 상상해보는 걸로! (사진제공 :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

 

 

 

에디터_ 추은희(ehchu@jungle.co.kr)
사진제공_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박물관(The Olympic Museum) 페이스북,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 스튜디오 데비(Studio Debie), 픽사베이, 2016 리우올림픽 페이스북, Plus & See

facebook twitter

#전시 #올림픽 #리우 #디자인 #사건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