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10
예술 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해하기 어렵다’, ‘난해하다’일 것이다. 그래서 예술을 멀리하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자주 접해야 한다.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다 보면 정이 들고 결국엔 아름다워지니까.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는 시도 있지 않은가. 접근성 좋은 강남 한복판에 ‘공간 노웨이브’가 생긴 이유다.
에디터 | 추은희(ehchu@jungle.co.kr)
사진제공 | 공간 노웨이브(www.space-nowave.com)
도심 속 예술가들의 실험장, ‘공간 노웨이브’
2012년 개관한 ‘공간 노웨이브(SPACE NO WAVE)’는 누구나 쉽게 다가올 수 있는 공간을 표방하고자 서울에서 유동 인구가 많기로 소문난 강남에 둥지를 틀었다. 이들은 정기 전시 ‘노웨이브 무브먼트(NO WAVE MOVEMENT)’를 통해 국내외 작가들을 지원한다. 공고를 통해 작가들을 선발하고, 미디어아트, 페인팅,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모아 전시를 개최, 홍보한다. 이 밖에 세미나 기획, 페이퍼 발간, 페어 개최 등의 문화 관련 콘텐츠도 생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예술가, 기업, 관람객 모두가 상생하는 것이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다. 한편, 공간 노웨이브는 동명의 예술 장르에서 이름을 따왔다. 상업적인 뉴웨이브(NEW WAVE)의 반작용으로 탄생한 노웨이브(NO WAVE)가 일련의 전위적 요소들을 베이스로 했던 것처럼, 공간 노웨이브 또한 작가들이 과감하고 진취적인 실험을 발표하는 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현역 작가와 함께하는 고퀄리티 아트 클래스, ‘노웨이브 아카데미’
공간 노웨이브에서는 2013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노웨이브 아카데미(NO WAVE ACADEMY)’를 운영하고 있다. 수강생들은 현역 작가에게 캘리그라피, 펜드로잉, 레터프레스 등을 배우며 그들과 작업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수강생 중 70% 이상이 관련 학과 학생이거나 현역 디자이너라는 사실이다. 업무에 바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 높은 퀄리티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생긴 수익의 일부는 작가 지원에 활용한다.
캘리그라피 입문 / 심화 / 자격증반 (이산 작가)
노웨이브 아카데미에서 가장 많은 작가를 배출한 강좌. 참이슬과 대한항공으로 유명한 이산작가의 직강으로 이루어진다. 기초부터 심화, 자격증반까지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간의 입문 과정을 수강하면 캘리그라피 자격증 3급 시험 자격을 얻게 된다고 하니 관심 있다면 도전해보길.
레터프레스 실습 초급 (배범식 작가)
레터프레스는 고급스럽고 아날로그적인 매력 때문에 최근 청첩장, 명함, 엽서 등에서 많이 활용되는 인쇄 기법이다. 국내 1호 레터프레스 강사이자 레터프레스 전문업체 ‘디자인 에녹’ 대표 배범식 작가가 수업을 진행한다.
펜드로잉 입문 (이동엽 작가)
드로잉에 대한 열망은 있지만 막상 종이를 마주하면 답답한 사람들은 주목할 것. 드로잉에 대한 기본 이론을 익힌 후 정물, 풍경, 인체, 컨셉 드로잉 순으로 실습한다. 이동엽 작가의 꼼꼼한 티칭과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강좌 중 하나다.
손그림 일러스트 입문 (박미라 작가)
어떻게 그림을 그려야 할지 망설여지는 초보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업. 처음엔 연필을 이용해 그림 그리기에 필요한 기본을 배우고, 이후엔 색연필, 펜, 콘테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더욱 다채로운 표현 방식을 익힌다.
디자인 소스 및 미술 기법 (고화영 작가)
콜라주, 페인팅, 액션페인팅, 텍스처 표현 등 여러 미술 기법을 차용하여 재료 사용의 이해도를 높이는 Mixed Media 실습 강좌. 그동안 디자인 소스의 한계를 느꼈거나 특별한 포트폴리오를 제작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인테리어 소품 위빙 (이상화 작가)
위빙이란 일종의 베를 짜는 ‘직조’ 기법을 말한다. 사각형의 위빙 틀에 기본 실을 세로로 끼워서 세팅한 후, 내가 원하는 종류의 실을 가로로 끼우며 면을 채워가면 된다. 본래의 복잡한 직조 과정을 단순화해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어린이 예술가 모임 (유진이, 김보람, 차예원, 고화영, 선종표 멘토)
스킬을 알려주는 수업이 아니라, 세계를 확장시켜주는 신개념 키즈 아트 클래스. 티칭 멘토들이 예술가의 작업을 소스로 던져주면 아이들은 그것을 자기화하여 작업에 들어간다. 시즌 1 수업 주제는 ‘표정, 몸짓, 빛, 선, 상상’이며, 아트 에듀케이터 김보람, 파인아트작가 차예원, 고화영 등이 수업을 진행한다.
공간과 예술을 아우르는 ‘노웨이브 아트 앤 리빙 페어’
공간 노웨이브는 현재 또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바로 ‘노웨이브 아트 앤 리빙 페어(NO WAVE ART & LIVING FAIR 2016 with ALVER)’ 때문. 특유의 예술적 감각으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리빙 브랜드와 공간 안에서 인테리어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아티스트들이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마켓형 페어다. 공간 노웨이브는 이번 행사를 통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리빙 브랜드와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색다른 즐길거리를 제공하며, 나아가 공간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하 1층에서는 리빙 브랜드,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전시형 마켓 행사가, 야외 정원에서는 현대무용수, 뮤지션, DJ의 공연과 캘리그라피 행사 등이 마련된다. 공간과 예술에 관심이 있고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자리가 될 것이다. 페어는 강남역 뒷편에 위치한 알베르에서 10월 7일(금)부터 9일(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