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사진 | 2016-04-20
중국 길림성 장춘시에서 북쪽으로 2,000km 가량 떨어진 곳에 거대하고 웅장한 차간호가 자리 잡고 있다. 면적만 놓고 본다면 서울의 2/3정도이고, 총 면적이 약 420km²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호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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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밑에는 약 30여 종의 어류가 서식하고 있고, 많게는 하루 100톤 이상의 엄청난 어획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차간호만의 어획 방식이다. 2천 년 전부터 전해오는 전통방식으로 얼음 밑에 구멍을 내서 그물을 친 다음, 특별히 제작된 도구와 말을 이용해 그물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자동차가 달려도 끄떡없을 정도로 얼음이 단단하게 얼어버린 영하 30도의 추위에도 불구하고 삶을 위해 노력하는 차간호의 어부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지난 1월, 7인의 사진가들이 그곳에 다녀왔다.
2천 년 동안 내려온 수렵 방식으로 거대한 자연에 도전하는 차간호 고기잡이. 혹한의 날씨에도 순박한 눈망울로 열심히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경건해 보이기까지 했다.
웅장한 대자연 속 커다란 얼음호수가 우리를 반겼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부들도 우리도 모두 인간이라는 한 점으로 모여 힘겨움과 기쁨을 함께 나눴다.
문명과 격리된 듯 옛 모습을 소중히 지키며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차간호의 어부들. 지구상에 얼마 남지 않은 전통을 지키는 그들을 보면서 우리 조상들을 조심스럽게 떠올렸다.
뼈끝이 아릴만큼 차가운 호수 밑에는 놀랍게도 30여 종의 물고기가 살고 있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생명은 어떤 상황에서도 강하게 버틴다. 자연의 생명력 앞에서 나 또한 그렇게 강한 존재가 되겠노라고 다짐해본다.
차간호에서의 삶은 추울수록 정열적이다. 차가운 세상 밖으로 숨을 헐떡이며 쏟아지는 고기가 많을수록 어부들의 얼굴에선 지긋한 미소가 번진다
살아있는 숨조차 입에서 나오면 얼어붙는 호수 차간호. 그 곳에는 희망을 낚아 올리는 어부들이 있다. 그들이 있어 차간호는 춥지만 뜨거울 수밖에 없다.
차간호의 차디찬 바람에 숨결마저 얼어버릴 정도다. 매서운 바람에도 바삐 움직이며 고기 잡이를 하는 어부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삶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