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 2016-01-14
지난 2015년 11월, 무신사 홈페이지를 통해 올 한 해를 빛낸 최고의 아이콘 어워즈가 열렸다. 무신사 독자들의 투표와 업계 종사자의 의견, 그리고 스토어 매출로 분야별 베스트 브랜드와 디렉터가 최종 선정되었다. 지난 한 해를 제대로 보내고 2016년을 준비 중인 브랜드의 수장들을 소개한다.
자료제공 | 무신사
올해의 루키 브랜드_ 앤더슨벨(Andersson Bell)
김도훈 이사
무신사 2015 결산 투표에서 최근 2년 간 생겨난 브랜드 중 가장 성공적인 자리 매김을 한 브랜드 1위로 꼽혔다. 소감이 어떠한가? 깜짝 놀랐다. 사실 나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에 투표를 했다. 그런데 투표를 하고 결과를 보니 우리가 상위에 랭크되어 있더라. 직원들도 놀라고 대표님도 놀랐다. 정말 고맙고 기분 좋은 일임에 틀림없다. 이제 2016년 계획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급하다. 하지만 정말 고맙고 기분 좋은 일임에는 틀림없다.
2015년은 앤더슨벨에게 어떤 해였는가? 진짜 바쁜 한 해였다. 앤더슨벨은 이제 햇수로 2년 차 된 브랜드이기 때문에 보여줄게 많다. 이 한 해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없어질 수 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해야만 했다.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그런 마음으로 했다.
베이식한 스타일을 다루는 수많은 경쟁 브랜드들 사이에서 앤더슨벨만의 경쟁력을 갖추는 데에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앤더슨벨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옷이 예쁘면 비싼 경우가 많다. 그런 게 싫었다. 내가 브랜드를 내면 정말 예쁜 옷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상품 기획을 했기 때문에 매출이 많이 오른 것 같다.
질 좋은 옷에 합리적인 가격은 언뜻 이상적인 이야기로 들린다. 어떻게 가능했나? 많은 분들이 궁금해한다. 이건 우리의 사업 철학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코트는 원단이 80%라고 봐도 무방하다. 좋은 원단을 사용해서 봉제를 하면 입었을 때 티가 나는 옷이다. 세상에 싸고 좋은 옷은 없다. 하지만 값이 저렴하면서도 좋은 옷이라고 할 수 있는 게 하나 있다면 그건 ‘대량 생산’이다. 이걸 스마트하게 잘 이용하면 좋은 사업을 할 수 있는 기초가 된다. 이것을 사람들이 싫어할 수도 있지만 대량생산을 통해 좋은 옷을 합리적인 가격에 입을 수 있다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재고에 대한 부담도 있었겠다. 그렇다. 리스크가 엄청나다. 하지만 정확한 데이터와 시장 조사, 그리고 디자이너들과 내 자신을 믿었다. 그런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강행을 하게 됐다.
앤더슨벨은 어떻게 탄생했나? 앤더슨벨은 사실 3년 전에 브랜드 네임과 샘플 몇 개를 만들어놓고, 유통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넘겨줬었다. 그런데 들리는 말에 앤더슨벨을 소셜 채널에서 유통을 하는 저가형 상품 브랜드로 전개하고 있다고 하더라. 가슴이 아팠다. 그런데 바로 다음 해, 지금 회사에서 앤더슨벨을 인수하게 되면서 내가 다시 돌아오게 된 거다. 브랜드를 리뉴얼 해서 다시 시작하게 된 게 2014년 가을 컬렉션이다. 사람들이 예전 기억으로 앤더슨벨이 비싸졌다고도 한다. 그 때의 옷과 지금의 옷은 전혀 다르고 운영진도 다른 거다. 댓글만 보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이런 내부적인 상황을 꼭 말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브랜드 포지셔닝이 어떻게 이루어진 건가? 개인적으로 여성적인 아이템과 보이시한 아이템을 적절히 매치했을 때 가장 좋아 보였다. 그래서 남자 옷을 좋아하는 여자들도 입을 수 있는 유니섹스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현대적인 스트리트 웨어다. 우리는 후디가 나오면 수트도 나온다. 양 끝에 있는 아이템을 내서 우리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싶었다.
2014년 가을 컬렉션부터 지금까지 크게 5번의 컬렉션이 진행되었다. 모든 컬렉션이 일관된 무드로 유지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정확히 있다. 그렇게 봐줘서 감사하다. 우리는 항상 새로운 컬러 배합을 사용하되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배합까지만 하려고 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거부감이 없는 컬러 조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극소수만 인정하고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는 디자인, 그리고 우리 타겟층이 시도해볼 수 없는 디자인은 내지 말자는 게 우리 디자인 팀의 이야기다.
2016년의 계획은? 국내 시장에서 고객들이 불편했던 부분을 최대한 보완하고 더 좋은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그 다음은 해외 진출을 하는 것이다. 2016년 F/W 시즌부터는 유럽 쪽으로 많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올해의 베스트 브랜드 대상_ 커버낫(Covernat)
안진수 디자이너
무신사 2015 결산 투표에서 올해의 베스트 브랜드 대상으로 꼽혔다. 작년에 이어 연속 수상이다. 소감이 어떠한가? 전년도에 이어, 이렇게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도 계속 더 열심히 노력하라는 의미로 알고 항상 좋은 옷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무신사 전 스태프, 무신사 회원 여러분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
2015년은 커버낫에게 어떤 해였는가? 2015년에는 만듦새와 디자인 퀄리티를 높이고 고객이 납득할 수 있는 가격으로 만들기 위한 생산 시스템을 다시 한번 정비한 해였다. 그리고 가장 민감할 수도 있는 부분인 CS 관련, 물류 유통 과정에서 고객이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한 시스템을 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물론, 부족한 부분도 많은 해였지만 2016년도에는 이러한 부족한 부분을 더욱 채워 나가는 커버낫이 되려고 한다.
2008년에 첫 컬렉션을 선보인 커버낫. 지난 10월에는 가로수길에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며 또 다른 새 출발을 알렸다. 오픈 당일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고 하는데. 커버낫의 인기를 실감하는가? 오픈 전부터 마감하는 저녁 때까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줄을 서서 기다려주시는 모습을 보며 뿌듯하고 감사하기도 했지만 많은 분들이 밖에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죄송한 마음이 더 컸다. 다시 한번, 오픈 당일 방문해주셨던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홈페이지나 인스타그램을 보면 소비자를 위한 데일리 스타일링 콘텐츠가 인상적이다. 좀 더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SNS 시스템을 잘 활용 하는 것 같다. 누구의 아이디어인가? 커버낫을 시작할 때부터 상당의 고객이 스타일링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스타일링 하면 좋을지에 대한 정보를 원하는 분들을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 아닌 서비스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질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은 다름아닌 고객이 아닐까 싶다. 우리 역시 디자인을 하고 자체적으로 스타일링 연구를 해보면서 이 옷에는 어떤 아이템이 어울리는지, 추운 날에는 어떤 아이템이 따뜻한지 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다양한 스타일링을 해보고 사진을 업로드하면 많은 고객들에게 유용한 팁을 드릴 수 있어 매우 뿌듯하게 생각한다. 그만큼 중요한 콘텐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도 한다.
커버낫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람들이 느꼈으면 하는 문화적인 요소가 있다면? 옷을 입는 것 자체가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원하는 옷을 입고 다양한 아이템을 매치하면서 자기 자신을 표현 하는 것. 그리고 그 부분에 도움을 드리는 것이 커버낫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올해의 컨셉츄얼 브랜드_ 크리틱(CRITIC)
2015 S/S ‘Felix Collaboration’ 룩북을 비롯해 2015 F/W ‘FLAG& WINGS’ 룩북 모두 해외 로케로 진행되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해외 촬영을 진행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우선 타지에서 모든 인력과 모델을 섭외하고 컨트롤 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룩북에 필요한 의류나 소품들도 직접 다 가져가서 관리하는 일 또한 국내에서 작업하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힘든 부분이다. 더구나 이 모든 것을 적은 인력으로 하다보니 더욱 힘들었던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그렇게 노력한 결과가 항상 좋게 나와서 보상받는다는 느낌이 든다.
크리틱의 첫 출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극한’ 프로젝트를 영상 콘텐츠와 함께 선보였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크리틱을 세상에 가장 많이 알리게 된 타이포그래피임과 동시에 크리틱이라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좁은 범위로 축소시키기도 한 것이 바로 ‘극한’이다. 최근 몇 년간 ‘극한’이라는 이미지를 ‘크리틱’과는 별개의 이미지로 만들어내기 위한 단계를 밟아왔고, 이번 시즌 퍼포먼스 스포츠웨어 라인업으로서 완벽히 독립된 레이블로 재탄생 시켰다. 첫 시작치고는 좋은 이미지로 출발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 더 멋진 모습의 ‘극한’으로 다가오는 2016 시즌을 찾아갈 예정이다.
크리틱만의 강점이나 자신 있는 부분이 있다면? 크리틱만의 특별한 강점이라면 역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유쾌함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선보인 ‘실험충’이미지도 그렇고, ‘치킨킬러’와 ‘싸이코버처’도 같은 맥락의 결과물이다. 다른 브랜드와는 조금 다른 멋의 유쾌한 점을 많이 좋아해 주시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욱 ‘크리틱’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올해의 디렉터_ 디스이즈네버댓(thisisneverthat)
일곱 명의 멤버가 주축이 되어 브랜드를 하는 것으로 들었다. 어떻게 구성되었나. 어떻게 하다 보니 됐다. 나와 조나단은 오랜 친구 사이다. 그래픽 디자이너 박인욱은 조나단 학교 동기인데 나와 같이 일본에 있었다. 영상을 맡는 김민태는 조나단과 같은 학교고, 이인섭과 이상준은 학연은 없지만 잘 하는 친구들인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김범균이 합류했다. 뜻 맞는 일곱 명이 모인 거다. 서로 인정하는 스타일이다. 수평적으로 일한다. 그래서 회의도 다 같이 한다.
디자인 혹은 브랜드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무엇인가? 하고 싶은 것. 그리고 입을 수 있는 옷. 우리가 만든 옷은 우리가 입을 수 있는 것, 친구들이 입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브랜드 하면서 자기 옷 안 입는 사람 많지 않나. 우리는 오히려 직원 중에 안타까워하는 친구들도 많다. 원체 몸이 커서, 혹은 작아서 “그럼 난 못 입겠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디스이즈네버댓의 시그니처는 무엇인가? 그런 건 없다. 새로운 것을 많이 하려고 한다. 똑같아 보이지만 티셔츠도 다 다른 거다. 전체적인 시즌 컨셉트도 매번 다르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거다. 무언가 정해져 놓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