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05
110년 전 전 미국 외교관이 찍은 174점의 서울 사진이 책으로 출간됐다. 서울역사박물관은 1904년~1905년 로이터 통신원과 미국공사관 부영사를 지낸 윌러드 스트레이트 (Willard Straight)가 촬영하고 수집한 사진 174점과 학술논고 2편을 책으로 펴냈다.
〈코넬대학교 도서관 소장 윌러드 스트레이트의 서울사진〉이라는 제목의 이 책에는 1905년 일본에게 조선의 외교권을 박탈당했던 을사조약 체결 직후 찍은 양국 수뇌진들의 기념사진과 당시 미국 대통령인 루스벨트의 딸 앨리스 루스벨트의 서울 방문사진, 숭례문 앞을 지나가는 일본군의 행렬과 러·일전쟁 시기 평식원 부근의 철도교 등의 사진자료가 수록돼 있다.
1904년 러일전쟁이 터지자 로이터통신사의 특파원으로 한국에 파견된 윌러드 스트레이트는 통신원으로 잠시 활동하다 일본으로 떠났으며 1905년 6월 미국 공사관의 부영사 직책으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머물면서 루스벨트 대통령의 딸 앨리스의 방문을 공들여 준비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 머물며 도시 풍경, 역사적 사건, 사람 등 수많은 사진뿐 아니라 엽서와 보고서, 일기, 편지, 스케치, 예술작품 등 20세기 초 한국의 모습이 담긴 귀중한 자료들을 남겼다. 현재 동아시아 관련 컬렉션 중에서도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이 자료들은 그의 모교인 코넬대학교에 기증돼 도서관에 보관 중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이번 책 출간을 위해 코넬대학교 도서관에 근무하는 김성옥 한국학 도서목록작성자의 도움을 받아 윌러드 스트레이트의 자료를 전수조사했으며 그 가운데 174점을 선별, 미국공사관, 명헌태후 국장행렬, 러일전쟁과 서울, 앨리스 루스벨트의 한국방문, 궁궐, 한양도성, 거리풍경, 지방, 기타, 인물사진, 엽서류로 분류해 책에 담았다.
〈코넬대학교 도서관 소장 윌러드 스트레이트의 서울사진〉은 국공립 도서관, 대학교 도서관, 연구소 등에 무료로 배포되며 신청사 시민청 내에 있는 서울책방에서 구입(가격 15,000원)할 수도 있다.
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이번에 책으로 펴낸 윌러드 스트레이트의 서울 사진 중에는 처음으로 공개되거나 희소한 사진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며 “20세기 초 서울의 모습을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