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11
밀라노, 도쿄 등의 디자인위크 소식을 접하면서 부러움을 토로했다면 일단 서울에서 그와 같은 디자인 축제가 열릴 것이라는 빅뉴스를 꼭 기억해두길 바란다. 2010년 세계디자인도시 행사를 앞두고 있는 서울이 내놓은 사업 중 하나인 ‘서울디자인위크2007’가 오는 20일부터 서울특별시 주최,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의 주관으로 27일까지 코엑스 인도양홀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취재 | 이동숙 기자(dslee@jungle.co.kr)
자료제공 | 서울산업통상진흥원
‘서울디자인위크2007’의 주제는 ‘SeeD – Design Citizen’으로 서울의 창조적인 미래 디자인을 발굴하고 디자인 도시를 구축하고자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앞으로 디자인 산업의 주축이 될 신진디자이너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디자인 산업육성의 큰 가닥을 잡아나가게 될 것이다.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의 서지은씨는 이번 위크의 방향선정에 대해 “서울시가 디자인산업 육성을 위해 어떤 부분을 서포트하면 좋을까라는 고민 끝에 어느 정도 연차를 가진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위한 동기부여가 약하다는 여론이 있어 그런 부분에 있어 부응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진'이라는 정의를 둘 때 3~5년 정도의 경력이 있는 디자이너를 지칭하여으며, 스타급 디자이너보다는 가능성 있는 디자이너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여 공모전 당선자들이 앞으로 서울시에서 일어나는 디자인 사업시행에 참여시에는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지속적인 서포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더불어 앞으로 2010년에 있을 서울디자인도시 행사를 위한 디자인콘텐츠 축적을 위한 첫 번째 행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작품성이 뛰어난 국내외 우수 디자이너들을 초청해 전시함으로써 서울을 활발한 디자인 교류의 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서울디자인위크2007’은 신진디자이너 기획전 및 초청전, 국내외 초청 디자이너 특별전, 학생기획전, 시민들의 참여와 체험이 가능한 SeeD 컨셉전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며, 이와 함께 12월 20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는 ‘서울을 창조하는 새로운 동력, 디자인’이라는 주제 하에 서울디자인컨퍼런스가 열릴 예정이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세계 3대 디자인 단체인 국제산업디자인단체총협의회(ICSID), 국제그래픽디자인단체총연합회(icograda), 세계실내건축가연맹(IFI) 등이 모두 참여하여 서울의 디자인도시로서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논하게 된다.
한편, 서울시는 행사가 열리는 8일간을 ‘서울 디자인 주간’으로 선포하고 디자이너스데이, 디자인마켓, Seed 디자인어워드 등의 부대행사도 개최하며 디자인 축제로서 시민들의 동참을 끌어낼 계획이다. 디자이너스데이는 전시에 참여하는 모든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작업을 프레젠테이션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디자이너가 작업을 하면서 일어난 모든 이야기들을 모든 디자이너나 바이어 등등과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게 된다.
또한, 행사기간 동안 서울시 곳곳의 디자인숍들에게 신청을 받아 서울디자인위크 플래그숍으로 지정하여 광범위한 홍보를 하게 된다. 플래그숍 또한 이번 행사에서는 단순한 홍보연계로 진행이 되지만 앞으로는 디자이너의 작품을 판매와 연계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를 기획하고 있다.
E.I.는 '새로운 동력으로서의 디자인', '창조의 물결', '행동주체로서의 유기성' 그리고 '상호 네트워크'를 상징적으로 표현하여 601비상의 박금준 대표가 디자인했다.
자, 이제 그 속 이야기를 들여다 보고자 한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은 이미 다양한 언론매체를 통해 눈으로 귀로 한번쯤은 훑고 지나갔을 것이다. 본인 또한 감히 이러 서울시의 디자인 행사에 대한 보도가 이제는 훑고 지나쳐도 괜찮다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번 서울디자인위크 2007의 아트디렉터인 김대성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행사는 확실하게 ‘디자이너를 위한’ 전시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기대하자, 절대 놓치지 말자 그리고 보이는 대로 느껴주길 바란다. 이것이 앞으로 서울디자인위크가 오롯이 디자이너를 위한 행사가 될 수 있는 길이다.
일반 전시는 큐레이터에 의해 구성이 되겠지만, 이번 위크는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출발하여 국내 신진 작가들 중 공모전을 통해 선정을 하기로 하였다. 일단 국내 디자이너들에게 메일을 발송하여 포트폴리오를 보내달라고 해서 심사위원-외국 디자이너, 디자인회사 대표 등이 포함-의 심사를 거쳐 선정하였다. 이 선정과정에 있어 몇 가지 기준을 두었는데, 신진공모는 나이 제한(만 23세~40세 미만)을 두었고, 신진 초청은 3년 이상의 경력 활동이 있는 디자이너, 국내 작가 초청은 해외전시 3회 이상, 10년 이상의 활동경력이 있는 국내 디자이너를 초빙하였다.
또한 해외 디자이너 초청에 있어서도 위크 기간이 크리스마스라는 특별한 날짜를 껴안고 있다보니 섭외가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디자이너가 직접 작품을 가지고 내한하는 것 외에도 방문은 하지 못하더라고 작품만 전시하거나 하여 어떤 전시보다 다양한 해외 작품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여느 큰 전시와 비교해도 좋을 만큼 전시의 질에는 자신이 있다.
기존 디자인 전시는 작품과 관람객과의 거리가 있었다면 이번에는 체험존이 따로 있기도 하지만 전시되는 대부분의 작품을 개방하여 가까이에서 만져보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관람객 대부분이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경험이 보다 직접적인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전시의 퀄리티 저하 논란으로 반대가 있었던 학생존을 굳이 만든 것도 보다 적극적인 동기부여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디자인 전시에 있어서 목업비를 대준다거나 작품을 상품화시켜 준다는 것은 그다지 디자이너에게 소용이 없다. 상품의 판매를 위한 판로도 적고 상품화시킬 수 있는 국내 공장도 거의 없기 때문에 외국에 가서 사오는 것이 더 쉬울 정도다. 또, 우리나라 전시의 단점이 전시를 하고 나면 거기에서 끝나버린다는 것에서 있다. 외국의 위크나 다른 전시를 참가해보면 바이어와 프레스들에 작가에게 피드백이 바로 들어오게 된다. 전시를 함으로서 디자이너는 또 다른 작품을 의뢰 받거나 자신의 디자인을 확실히 알릴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그러한 실질적으로 디자이너들에게 효과적인 홍보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해외 디자인사이트 ‘디자인붐’의 기자를 초빙하기로 했다. 서울디자인위크 2007을 기사화 시켜 적극적인 해외 홍보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이번 전시를 통해 발굴된 국내디자이너들은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을 예정이어서 어느 전시보다 디자이너들의 참여 열의가 높다.
또한 디자인 전시장에서는 작품 판매가 직접적으로 이루어 질 수 없지만 이번 위크에서는 ‘디자인사자’라는 코너를 만들어 작품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이후 쌈지길에서도 마켓이 열릴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전시에 참가한 모든 디자이너는 자신의 작품을 가지고 프레젠테이션하는 시간을 갖고 작품에 대한 깊은 교류를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디자이너스 파티를 통해서는 사적인 교류의 장을 만들었다. 이번 위크에는 해외 젊은 작가들이 대거 참가하여 국내 디자이너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온라인 등 작품을 접할 수 있는 매체가 많아졌기 때문에 정작 전시장에서는 새로운 작품을 찾아볼 수 없어 아쉽다는 말이 많다. 그리하여 이번 전시에 참가하는 국내 디자이너들에게는 모두 새로 제작한 작품만을 전시하도록 하였다. 디자이너 입장에서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같은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디자이너와 관객 모두에게 의미있는 전시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또한 바로 전날까지 다른 디자인 전시가 있기 때문에 겹치게 되는 부분이 생길 수 있어 무조건 새 작품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물론 외국작가에게는 새로운 작품을 요구하기에는 여건상 어려웠기 때문에 기존 작품들이 전시되지만 실제로 접하지 못했던 작품들 위주로 구성하여 새롭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위크의 특이점 중 하나가 전시디자인이 실행되었다는 것이다. 실제 디자인 전시에 전시디자인을 하는 경우가 드문데, 부스 정리하는 데에만 급급한 전시배치를 벗어나서 전시 공간 자체를 디자인 하게 되는 것이다. 전시 바닥서부터 공간구성까지 참여 작가들의 작품을 최상으로 보일 수 있도록 하고 전시를 전체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서울디자인위크만을 위한 조형물을 기획 하는 등 디자인 작품을 담는 큰 그릇인 전시디자인 또한 디자인을 중심에 두었다.
또 현재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작품이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 만에 하나 작품이 잘 나오지 않았을 때에는 전시 디자인이 그것을 커버해 줄 수 있도록 하는, 이런 부분에서도 전시디자인은 중요하다.
디자인 전시를 위한 전시디자인 그리고 디자이너를 위한 디자인 전시, 이는 디자이너를 위한 전시가 되고자 하는 서울디자인위크 2007의 가장 큰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