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16
자동차 전용도로를 지나다 보면 한강 다리에 걸린 홍보 현수막이나 간판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같은 홍보물들은 도로법상 불법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주행 중 사고를 유발하고 있다.
서울시설공단과 서울디자인재단은 마포대교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영동대교, 성수대교, 한남대교 등 17개 한강 다리와 여의교 등 3개 일반교량에 불법 현수막 부착 방지 조형물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마치 새들이 앉은 것 같은 모양을 한 해당 조형물은 새 부리 부분이 1m 간격으로 튀어나와 있어 현수막 설치를 방지한다.
서울시설공단은 작년 한 해만 8,494건의 불법 현수막을 적발해 철거 조치한 바 있지만, 수거반이 지나가고 나면 다시 현수막이 설치돼 단속의 어려움을 컸다. 이에 현수막 부착 자체를 방지하도록 방향을 수정, '도심 공공 안전안심 서비스디자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디자인재단과의 협업을 통해 해당 입체형 시설을 고안하게 됐다.
이번에 설치되는 조형물은 소기업,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디자인 전문가들이 직접 문제를 진단하고 지도‧자문해주는 '서울디자인컨설턴트'가 한강 다리와 어울리고 시민들에게 친근감을 줄 수 있도록 새를 형상화한 디자인을 고안해냈다. 지난 6월~10월 서강대교에 시범 운영한 결과, 1월~5월 대비 불법 현수막이 약 90%(330건→34건)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렇게 개발된 조형물은 투명하고 단단한 폴리카보네이트(PC) 재질로, 올림픽대로, 마포대교 등 도로 상부에 위치한 다리 난간 양방향에 1m 간격으로 설치된다. 가장 먼저 설치되는 마포대교의 경우 25개씩 총 50개가 설치된다.
한편, 서울시설공단과 서울디자인재단은 디자인을 통해 도시기반 공공시설의 서비스 안전도를 향상시키고 시민만족도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6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자동차전용도로 위험요소 개선을 시작으로 '18년까지 지하도 상가 등 시민 삶과 밀접한 도심 공공시설에 대해 공동으로 중장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설공단과 서울디자인재단은 '끼어들기 방지' 안내판과 '자동차전용도로 공사' 안내판도 가독성과 시인성을 높여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새롭게 개선, 설치를 시작했다.
서울시설공단은 상습 끼어들기 구간을 선정했고, 서울디자인재단은 해외사례 등을 벤치마킹해 운전자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메시지 개발과 전달력을 높일 수 있는 배너 디자인을 적용해 안내사인을 디자인했다. '끼어들기 방지' 안내판은 5개 자동차전용도로(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내부순환로, 서부간선로 등) 내 상습 끼어들기가 발생하는 27개 구간에 거리별로 3단계('경고', '정보제공', '독려')로 구분해 설치됐다. '자동차전용도로 공사' 안내판은 내년 1월부터 ▲내부순환로 홍지문 터널 길음램프 ▲강변북로 두모교 ▲강변북로 아차산대교 ▲내부순환로 정릉천고가 ▲북부간선고가 하월곡램프 등 5개 구간에 도입 예정이다.
이근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사회 전반적으로 디자인적 접근을 통한 문제 해결에 대한 요구와 그 필요성이 기업,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서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불법 현수막 부착방지 조형물 설치처럼 재단은 관계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공공의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는 시민서비스 디자인 사업 확대에 주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오성규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은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증진을 위해 이와 같은 서비스 디자인을 도입하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업해 도심의 안전안심 서비스를 비롯해 시민 여러분께 차별화된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