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3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빠른 변화에 적응해야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으면서 동시에 또 다른 변화를 꿈꾼다. ‘새로운 것’, ‘도전’과 같은 단어들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생성시키고자 하는 욕망을 반영한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에 앞서 잊지말아야할 것이 있다. 방향과 목적을 분명히 할 것. 상명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는 ‘플럭서스’라는 주제의 졸업전시회를 통해 큰 물결과도 같은 유유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변화, 움직임, 흐름을 나타내는 플럭서스는 반예술적 전위운동으로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이 복잡하지만 의외로 심플할 수 있고, 단순할 것 같지만 심오한 의미가 담겨있다. 상명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는 이러한 ‘플럭서스’를 전시의 주제로 삼고 43인으로 구성된 졸업생들의 자유로운 흐름을 큰 물결로 만들었다.
상명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의 졸업전시회는 13회째. 10월 2일부터 한국광고문화회관 3층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이들의 전시는 ‘플럭서스’라는 전시의 제목처럼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동선에 따라 전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전시장은 모두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전시의 시작을 알리는 ‘Fluxus #1’은 플럭서스의 멤버 딕 하긴스의 말을 인용한 것으로, 끊임없는 변화를 선보이고자 하는 플럭서스의 정신이자 상명대학교 학생들의 시도를 보여준다. 이들이 보여주는 ‘Network Design’은 합리적인 디자인 프로세스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선도하는 미래지향적이면서도 감성적인 공감을 이끌어 낸다.
‘Fluxus #2’는 흐름과 변화를 바탕으로 한 마음의 상태로서의 플럭서스를 보여준다. 자유로운 흐름이 모여 큰 물결이 되고 그것이 또 다른 시각과 보이지 않았던 세계를 만들어준다는 것. ‘Technology Design’ 작품들은 사용자의 유형과 특성에 대한 분석을 기초로 한 스마트한 작품들로 아날로그적 감성까지 담고 있다.
‘Fluxus #3’은 미적체험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을 넘어 사회적 문제에 기초, 그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 디자인에 대해 말한다. 심리적 욕구만을 자극하는 생산 중심적 디자인이 아닌 사회적인 문제 해결에 대한 책임을 지닌 디자인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Environment Design’은 팀작업으로 이루어진 환경디자인 프로젝트로 이론과 실습의 병행을 통해 환경에 대한 이슈를 논의, 환경디자인 플래닝을 선보인다. 또한 ‘Living & Life Design’은 사회적,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여러 비전들과 새로운 차원의 기획방법론을 제시한다.
동선을 따라 전시를 둘러보면 마지막으로 이들이 전시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플럭서스에 대한 의미를 알게 된다. ‘Fluxus #4’에서 그들은 바로 사용자 중심의 예술, 기능의 미학과 맞닿아있는 디자인을 선보이고자 한다는 스스로의 변화와 다짐을 보여주고 있다. ‘플럭서스’에 담고자 하는 그들의 이러한 의지는 진심으로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과 뛰어난 기능, 즉 반예술적이지만 어떤 것보다 예술적인 디자인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김건하 졸업전시 준비 위원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플럭서스’가 지닌 개념 중 자유로운 흐름에 포커스를 두었다. 우리들 마음 속 자유로운 흐름이 모여 큰 흐름이 되고 또 다른 시각과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개개인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 디자인의 기초가 되는 생각들이 모두 모여 전체의 아웃풋 즉, 커다란 하나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설명하며 “자유로운 사고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생산중심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역할, 목적의식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한상돈 교수는 학생들의 이러한 노력에 대해 “예전에 비해 프로젝트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그만큼 높은 실력이 증명된 셈”이라고 말했으며 서동근 교수(학과장)는 “상명대 학생들은 레드닷, iF, IDEA에서 수상한 만큼 우수한 실력을 갖추었으며 세계를 무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작은 움직임을 통해 ‘플럭서스’라는 커다란 흐름을 만들어낸 이들의 전시에서는 변화와 도전에 대한 고민, 현재에 대한 이해와 미래에 대한 예측을 넘어 디자이너로서의 책임감, 사회와 개인의 소통을 위한 고뇌까지도 느낄 수 있다.
상명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졸업생들의 자유롭지만 의식 있는 물결은 선보이는 <플럭서스>전은 한국광고문화회관 3층에서 10월 6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