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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도시는 지금 연말 sign 전시 중! Winter sign in the City

2006-12-19


겨울의 까맣고 긴 밤을 좋아한다. 음습한 어두움이 아닌 겨울만의 청량한 느낌의 까만 어두움이 좋고 그 까만 밤을 캔버스 삼아 빛을 그려놓은 형형색색 화려한 전등 장식이 좋다. 낮과는 전혀 다른 또 하나의 세상이 있고 크리스마스의 축복과 새해의 설렘이 공존하는 12월의 어느 날 밤, 카메라 달랑 메고 지인의 등에 매달려 그 넓은 캔버스를 훑어보았다.
꽁꽁 얼어붙은 두 손에 남겨진 것은 열정만 있고 기술은 없는 겨울 야경사진이었지만 우리의 겨울이 따뜻해지는 그 기운을 잠시나마 전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도시 속 겨울 밤의 화려한 변신을 소개한다.

취재| 이동숙 기자 (dslee@jungle.co.kr)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를 내는 장식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바로 꼬마 전구다. 나무에 또는 건물에 얼기설기 걸쳐 놓은 모양이 꼭 밤무대 가수 반짝이 의상 같다. 낮 동안 앙상한 가지로 덜덜 떨던 나무들은 조명이 켜짐과 동시에 무수한 꼬마전구 잎을 가지게 되고 냉랭한 얼굴로 서있던 건물들은 발그레한 볼을 들고 나타나면서 깜깜한 밤에 뿌려진 빛의 점들은 낮과는 다른 밤의 세상을 만들어 낸다.

Sign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제 1의 목적이자 효과를 가졌기에 기업에게 sign은 하나의 광고 수단으로서 사용된다. 감성과 그들만의 아이덴티티가 더해진 연말 sign 마케팅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광고에 대한 거부감을 덜어준다.
쌈지길에서 발견한 크리스마스 트리는 쌈지의 액세서리를 비닐팩에 넣어 주렁주렁 매달아 놓아 풍성한 선물이라도 받은 느낌이었으며 신세계 백화점의 공사중인 구관에 설치된 루미나리에는 흉물스러울 수 있었던 건물을 살짝 가려주어 고객에 대한 따뜻한 배려까지도 느껴지게 했다.

동대문은 밤에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기에 그들의 밤은 어느 곳의 낮보다 화려하다. 언제나 환한 불빛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시간을 망각하게 하는 공간이기에 웬만한 sign은 빛도 못보고 묻히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각각 표현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모 아니면 도!란 식으로 간단한 장식만으로 연말 분위기를 살짝 나타내주거나 아예 확실한 테마로 눈길을 잡아 끌고 있다.
쇼핑타운 한 쪽에 매니아 쇼핑족이 많은 청대문(구 프레야타운)은 리뉴얼로 깔끔해진 건물에 살짝 터치만 가해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와는 대조적인 곳이 바로 두산타워, 타워 정면은 커다란 눈꽃 네온들이 반짝이고 차갑고 신비한 기운을 주는 푸른 계열은 전구들과 함께 지구마을에서 들었던 눈의 나라 노래들을 연신 틀어주어 눈의 여왕이 산다는 라플란드(Lapland)가 이런 곳일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국민의 기운을 돋우고 경제가 활성화된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공공기관에서도 거리 장식을 활용하고 있다. 중앙버스전용차로 승차대에도 연말분위기를 한껏 내며 추운 겨울 발 동동 구르며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에게 따뜻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으며 아예 버스 안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 달리는 성탄버스도 등장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기에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다.

겨울의 거리 디자인은 각자의 테마에 따라 능력에 따라 다른 모습이었지만 장식을 바라보는 내내 따뜻하고 행복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디자인의 힘이든 분위기의 힘이든 무슨 상관이 있을까? 관람객과 작가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지상 최대의 전시가 시작되고 있다. 자신의 집 앞에 지나가는 사람을 위해 장식한 조그마한 트리부터 광고효과를 바라는 거대한 전광판까지 12월의 기운으로 가득 찬 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손 맞잡고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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