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3-28
전 시 명: 위대한 의자, 20세기의 디자인: 100 Years - 100 Chairs 展
기 간: 2006년 3 월 11일 토요일 ~ 4월 30일 일요일
관람시간: 평일- 본관 10:00 ~22:00 주말•공휴일- 10:00~19:00
장 소: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1층 Tel.2124-8800 www.seoulmoa.org
주 최: 서울시립미술관, 비트라 디자인 미술관, ㈜로렌스 제프리스
후 원: 주한 스위스 대사관
출 품 작: 찰스 & 레이 임즈, 베르너 팬톤, 필립 스탁, 르 코르뷔지에, 프랭크 O. 게리,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의 의자작품 100점
100년의 시간을 투영하는 세기적 의자 디자인을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마련되고 있다. “위대한 의자, 20세기의 디자인 : 100Years-100Charis” 展이 바로 그것.
세계적인 디자인 가구 회사인 스위스의 비트라社(Vitra)의 비트라 디자인 미술관(Vitra Design Museum)이 소장하고 있는 콜렉션 가운데 가장 호응도가 높았던 순회기획전인 100Years-100Charis” 展이 스페인, 스웨덴,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영국, 미국, 멕시코 등을 거쳐 한국을 찾은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1820년대부터, 세기적인 거장들의 작품과 현재에 이르는 콜렉션까지 1800여 점 이상의 비트라社 소장품 가운데 엄선된 ‘의자 콜렉션 100점’이 선보이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처음 주최하는 ‘디자인展’라는 의미와 더불어 대규모 국제교류전이라는 뜻도 함께 하는 ‘위대한 의자, 20세기 디자인’展은 20세기 디자인 이라는 타이틀에서 읽을 수 있듯이 1900년대를 풍미했던 그리고 현재까지도 그 명성이 다각적으로 재현되고 있는 세기적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들 작품과 더불어 스위스의 사진작가 크리스티앙 쿠아니의 랜즈에 담긴 이채로운 흑백 사진들도 만날 수 있다. 찰스 임즈와 그의 손녀, 이세이 미야케, 필립 스탁, 마리오 펠리니, 데이빗 카퍼필드, 피나 바우쉬 등 유명 예술인들이 세계적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한 비트라 의자와 조우한 포즈만을 랜즈에 담은 사진들로 사람과 공간, 의자 3요소가 연출하는 사진의 메시지가 강렬하다. 또한 비트라 뮤지엄 첫 한국전을 기념하여 사진작가 준 초이가 작업한 국내 유명 인사들이 참여한 인물사진도 관객의 시선을 끌고 있다.
예술과 휴식, 역사와 일상이 교차하고 있는 ‘위대한 의자, 20세기 디자인展’, 한 세기를 조명해 온 거장들의 시선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찾아가 본다.
취재| 서채연 팀장 (cyseo@jungle.co.kr)
비트라 뮤지엄의 컬렉션의 철학은 의자 미술관이라 불릴 정도로 ‘가구’에 전문화 된 미술관으로 자사 작품 외에 4000 여 점이 넘는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본사의 재정적 지원을 최소화함으로써 자생력을 구축하고 현대 디자이너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전통과 역사를 기저로 한 ‘당대를 리딩하는 디자인 미술관’으로서 위치한다.
마리오 벨리니(Mario Bellini), 제스퍼 모리슨(Jasper Morrison), 필립 스탁(Philippe Starck), 안토니오 시테리오(Antonio Citterio) 등 국제적 디자이너들과 Co-work하고 있는 비트라社의 다양한 의자 콜렉션은 이미 국내에서도 많은 애호가와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으며, 비트라社의 찰스&레이 임즈 부부의 역사적인 Master-Piece를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리프로덕션 제품 또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비트라 가구 디자인의 근간을 이루는 전통은 1950년대 찰스&레이 임즈의 클레식한 라인이 이후, 모더니즘 디자인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으며, 이번 전시에서도 1920년~1970년 사이에 제작된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공간을 완성하는 마지막 혹은 시작의 컨셉츄얼 모티브 그것이 가구다. 그 가운데서도 패션과 같이 인체와 친밀한 유기적 관계를 맺는 요소로서 ‘의자’가 있다. ‘의자’는 때로는 공허함을 때로는 풍성함을 단일과 집합의 의미와 형태를 달리하며 생성시키는 기능이 모두 다르다.
시대상을 반영한 건축물이 그를 둘러싼 컨텍스트와 관계맺듯, ‘의자’라는 기능제 역시 공간의 성격을 규명 짓는 오브제로서 디자인의 역사적, 미학적 가치를 흡수하며 대중에게 다시금 이를 환기하고 전달하는 작용을 충실히 이행해 오고 있다.
비트라 디자인 미술관이 지향하는 가치 또한 이와 같다. 능동적인 프로그램과 기획 전시를 통해 역사적 가치를 대중에게 전하고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다. 가구제조 회사인 비트라의 건축물들이 프랭크 게리의 비트라 건물 안토 타다오의 전시관, 니콜라스 그림쇼, 알바로 시자의 가구공장, 자하 하디드의 지하 소방서 등 국제적인 건축가들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비트라 기업의 ‘디자인’에 대한 투자와 열정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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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다, 앉다. 의지하다. 교류하다. 소통하다. 만나다. 끊임없이 생성되는 인간 행위가 펼쳐 지는 소무대로서의 역할, 어디에도 놓일 수 있고, 어떠한 형상으로도 존재 가능한 그렇기에 시대, 구조, 형태, 기능, 패턴, 소재를 달리하며 지속적인 변천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최적의 집적물로 조명할 수 있는 ‘의자’에 대한 메시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19세기 후반 나무를 휘어 만든 소재의 의자가 등장하였고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는 최초의 철제의자를 개발하였다. 간결한 형태미로 알려진 알바 알토(Alvar Aalto)는 합판을 이용한 최초의 가구를 장 푸르베(Jean Prouv)는 항공산업 재료를 의자 제작에 도입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찰스 임즈(Charles eames), 에로 사리넨(ero saarinen), 해리 버토이아(Harry Bertoia)와 같은 미국 디자이너들에 의해 대량생산을 위한 의자, 60년대 새로운 발포 소재와 팝 아트의 영감을 얻은 베르너 팬톤(Verner Panton)의 의자, 프랭크 O.게리(Frank O. Gehry), 제스퍼 모리슨(Jasper Morrison)의 단순하지만 혁신적 형태와 소재를 보여주는 디자인까지 100년이라는 시간의 20세기 산업 가구 디자인 역사를 조명하는 의자들이 콜렉션 되어 있다.
1970년대에 들어서며 급진적인 디자인 양상은 모더니즘과 대립되어 오브제적 성향이 강한 맴피스(Memphis)와 아르키줌(Archizoom)과 같은 그룹은 기능보다 형태의 자연스러운 유희와 감정에 중점을 두게 된다. 80년대 들어서는 다원주의와 개인주의 에 의한 양식의 다양화가 추구되면서 가구, 공간, 제품, 영상, 인테리어 등 다층적 영역에서 활동하는 필립 스탁(Philippe starck), 론 아라드(Ron Arad), 가에타노 페세(Gaetano Pesce) 등과 같은 세계적인 전방위적 디자이너들이 주도하게 된다. 단순하지만 혁신적인 형태와 소재의 추구는 1990년대를 이끌게 되고 론 아라드,와 마크 뉴슨(Mark Newson)등은 대량생산과 기능성을 주지한 디자이너로 설명되고 있다.
정통 가구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많은 거장의 건축가들로 대변되는 의자 디자인의 특징이 바로 ‘비트라 디자인 미술관 콜렉션’의 특징이다.
미스 반 데어 로에의 차갑고 정돈된 극도의 미니멀 디자인 의자는 ‘인간복제’와 ‘유전자 조작’이라는 테마로 극명한 계급사회의 미래적 행위를 상상하고 있는 영화의 배경을 떠올리게 한다. 이렇듯 ‘의자’는 공간을 상징하고 신분을 나타내며,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건축물과 같은 문화 지표로서 작용한다.
‘의자’는 소재, 시대, 형태, 감성, 상황에 따른 전혀 다른 인식과 감성을 제공하는 기구로 시시각각 다른 기의(시그니피에)를 갖게 된다. 컨텍스트에 따라 전혀 다른 새로운 자극, 생각, 행위를 이끌어 내는 도구로 예술로서 예술을, 예술로서 일상을 창출하는 디자인 행위가 제공할 수 있는 다층적 기능과 역할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컨텍스트로서의 의자, 의자가 놓인 컨텍스트는 다양한 인간의 행위를 포용한다. 분노, 사랑, 평안, 불안정, 위안, 상상, 공허 등 마치 건축물이 주변의 컨텍스트와 조우하여 다층적인 경관과 행위를 연출하듯 의자 라는 요소 또한 놓여진 컨텍스트와의 조화, 소통을 통해 한정할 수 없는 무한의 의미를 갖게 된다.
하나로 정의될 수 없는 기능으로 분하고 있는 의자, 사유를 위한 툴, 예술 작품 자체로서 예술을 돕는 보조기구로서 인간을 위로하는 도구….
각기 다른 히스토리를 안고 있는 거장들의 작품을 동일한 전시 공간 안에서 대거 만남으로써 개별 작품이 갖고 있는 고유의 아우라를 느끼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지만 작품의 오리지넬리티를 접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흥분된 시간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