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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2010 장애아동 디자인 교육

2010-10-01


예나 지금이나 장애아동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한결같다. 사회적 약자이자 자립이 힘든 존재라는 것.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어보자. 장애아동들이 태생적으로 자립하기 힘든 존재라기 보다는 사회가 그들에게 자립의 기회를 주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이라는 주제 아래 진행되고 있는 2010 서울디자인한마당의 한 프로그램인 ‘장애아동 디자인 교육’은 이러한 기존의 편견을 살짝 비틀고 있다. 17명의 자원봉사자와 20명의 장애아동이 9주 동안 함께 한 이번 행사는 장애아동들에게 사회적인 뒷받침을 통한 자립의 가능성을 제시한 뜻 깊은 시간이었다.

에디터 | 이은정(ejlee@jungle.co.kr)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디자인재단이 주관한 ‘행복한 디자인 나눔 캠페인’의 일환인 ‘장애아동 디자인 교육 전시회’가 9월 30일 막을 내렸다. 디자인에 소질이 있는 장애아동을 발굴하여 전문적인 디자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던 이번 프로그램은 장애아동 복지시설 20곳에서 디자인에 재능 있는 장애아동 20명을 선정, 7월 17일부터 9월 4일까지 9주간 총 9회의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4개 그룹으로 나뉜 장애아동들과 디자이너들은 함께 다양한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이를 통해 에코백디자인, 티셔츠디자인, 모빌디자인, 북디자인 등 약 40여 개의 디자인 결과물이 만들어졌다. 9월 17일부터 30일까지 약 2주간 진행된 이번 전시는 이런 결과물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시간이기도 했다. 참여한 디자이너와 장애아동, 그리고 시설 관계자 모두에게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이번 행사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이번 사업의 담당자인 서울디자인재단 디자인전략사업팀의 송재명씨를 인터뷰했다.

Jungle : 행복한 디자인 나눔 캠페인에 대해서 간략한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디자인 나눔 캠페인은 크게 세 가지의 사업으로 나누어 진행됩니다. 올해 설립되는 서울형 사회적 기업에 대하여 홍보 리플렛 등 인쇄물의 시안을 제작하여 주는 ‘사회적 기업 디자인 지원’ 사업이 그 첫 번째이고 디자이너 및 일반인들이 자발적으로 디자인 관련 수익 일부를 기부하도록 해서 도서벽지 및 저개발국 어린이들을 지원해주는 ‘디자인 수익 기부’도 실행할 계획입니다. 세 번째 사업은 지금 진행 중에 있어요. 복지시설디자인 개선사업인데요, 어려운 상황에 놓인 복지시설을 다섯 군데 정도 섭외해서 한 시설 당 열 명의 디자이너들이 인테리어를 개선해주는 것입니다. 이미 시안은 나왔고 10월이나 11월부터 공사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Jungle : 장애아동 디자인 교육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내용을 알려주세요.

기존에도 디자인 재능 나눔 프로그램은 존재했습니다. 주로 재능기부를 통해 홍보물을 제작하고 나눠주는 것이지요. 이렇듯 일반인들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장애아동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없었어요. 이 아이들에게서 당장 좋은 디자인을 뽑아낼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 사업은 그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미래를 위한 토양을 다지는 시발점이지요. 진행하면서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그만큼 의의가 있기 때문에 서울시 내에서도 꾸준히 진행하려고 합니다. 내년에는 예산이나 사업규모 또한 확대될 것이라고 봐요.

Jungle : 참여한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모집되었나요?

이 사업을 기획한 건 3월부터였습니다. 그리고 4월에 신문과 디자인 잡지 등에 일괄적으로 광고를 띄웠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많은 분들이 오셔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스물 다섯 명 정도 오셨고 디자인 개선사업에는 60여명 정도 참여하셨습니다. 절반 정도는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이지만 절반 정도는 현업 디자이너들이십니다.

Jungle : 올해 서울디자인한마당의 주제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입니다. 그런 견지에서 볼 때 이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입니까?

처음 이 사업의 롤 모델로 삼았던 것이 일본에서 진행되는 장애인대상 디자인 교육프로그램입니다. 그 곳에서는 장애인들이 직접 제품을 디자인하고 제작하여 판매까지 하고 있지요. 그런 제도들이 이미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 것들을 보고 우리라고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장애아동들의 교육이 단순한 미술교육으로 한정되어 그림만 그리다 마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들이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도 일본과 같은 프로그램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Jungle : 사업을 진행하면서 한계점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디자인 자원봉사자들께 죄송스러웠습니다. 너무 수고를 많이 해주셨거든요. 5월부터 9월초까지 매주 1회씩 모여서 이번 교육을 준비하셨는데 이 일 때문에 본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경우도 많았어요. 그로 인해 불평하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함께 나누는 정서적인 공감대 때문에 끝까지 함께 해주셨거든요. 특히 9월 16일에 진행된 오픈파티는 너무나 감동적이었습니다.

Jungle : 이 프로그램의 장기적인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원래는 제품을 만들어서 파는 것까지 생각했어요.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예산을 비롯한 여러 부분들의 부족함으로 인해 전시로만 만족할 수밖에 없었지요. 내년에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을 비롯, 유통과 마케팅이 가능한 단체와 함께 이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아이들의 디자인이 정당한 평가를 받고 사람들에게 팔릴 수 있다는 건 아이들에게 성장하고 자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여하는 것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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