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04
가을은 일년 사계절 가운데 세 번째로,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지방에만 나타나는 계절이다. 가을이 되면 온 산하가 단풍으로 물들고, 온 들녘이 황금빛의 오곡으로 뒤덮이게 된다. 이번 전시는 우리 조상들이 예술 속에 담아내고자 했던 이러한 가을의 정서를 문화유산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다.
에디터 | 정윤희(yhjung@jungle.co.kr)
자료제공 | 국립중앙박물관
우리 문화재의 뛰어난 조형성과 아름다움을 가을이라는 계절의 정서를 통해 엿볼 수 있도록 김홍도, 정선, 강세황 등 잘 알려진 작가의 유명 회화 작품을 전시하여 관람객이 전통 문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전통문화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옛 이야기를 통해 가을을 느끼고 사유할 수 있도록 시와 시조, 편지 등 다양한 종류의 유물도 함께 소개된다. 가을을 주제로 한 산수화를 비롯하여 다양한 가을꽃과 새 그림, 풀벌레 그림 및 가을 농가의 풍경을 담은 풍속화, 그리고 한가위 보름달을 연상케 하는 백자 달항아리 등 총 14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전시는 도입부인 ‘가을을 말하다’와 1부 ‘가을을 그리다’, 2부 ‘가을을 느끼다’, 3부 ‘가을을 노래하다’, 4부 ‘가을을 거두다’ 의 5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도입부 ‘가을을 말하다’에서는 가을의 자연과 절기, 가을의 상징을 소개하여 가을이 옛 선인들에게 어떤 의미였는가를 보여준다. 1부 ‘가을을 그리다’에서는 옛 선인들이 가을을 어떻게 그림으로 표현했는가를 가을 풍경을 그린 산수화를 중심으로 전시하였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명승지 중 하나인 가을 금강산(풍악산)을 그림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안견의 그림으로 전하는 ‘사계절 산수四時八景圖’, 김두량와 김덕하의 ‘사계절 산수四季山水圖’, 김홍도의 ‘한정의 국화 감상閒亭品菊’ 등이 전시되며, 풍악산 그림으로 정선의 ‘풍악도첩楓嶽圖帖’, 정수영의 ‘해산첩海山帖’ 등이 소개된다.
2부 ‘가을을 느끼다’에서는 가을 향기를 전해주는 가을꽃 국화그림과 국화가 그려진 도자기가 전시되며, 깊어가는 가을을 느끼게 해 주는 가을 풀벌레와 기러기 등이 그려진 그림이 전시된다. 조선의 22대 왕인 정조의 ‘국화菊花圖’, 꽃그림에 능했던 신명연의 ‘국화菊花圖’, 심사정의 ‘국화와 풀벌레黃菊草蟲圖’, 김득신의 ‘갈대와 기러기蘆雁圖’ 등 회화 작품과 청자 국화무늬 병, 청자 국화무늬 합 등이 전시된다.
3부 ‘가을을 노래하다’에서는 풍요와 여유, 그리고 외로움, 쓸쓸함 등 가을의 정취를 노래한 향가와 시, 시조 등과 함께 가을의 정서와 한가위의 기쁨 등을 담은 편지글이 소개된다. 4부 ‘가을을 거두다’에서는 가을 농가의 추수하는 모습 등을 담은 경직도와 풍속화 등을 통해 풍요롭고 넉넉한 가을의 정서를 관람객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였으며, 세시기 등 문헌을 통해 고유의 명절인 한가위 풍속을 살펴보았다. 여기에는 김홍도의 ‘벼 타작’과 ‘세상구경 그림行旅風俗圖’을 비롯하여 한가위 보름달을 닮은 백자 달항아리 등이 선보인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바람의 화원> ,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영화 <미인도> 등 혜원 신윤복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이슈가 되며 동양화와 조선시대 풍속화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이번 전시를 통해 조상들의 정취와 조상들이 보고 느꼈던 가을을 직접 체험해 보자. 미인도> 바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