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07
Design Your WonderFULL Life! 세상을 즐겁게 하는 디자인,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디자인이란 어떤 것일까. 올해로 첫 걸음을 뗀 KT디자인페스티벌이 던지는 물음이다. 이 공모전은 지난 9월26일 KT아트홀에서 열린 행사에서 그 첫 번째 답을 찾아냈다. 축제 형식을 갖춰 이색적으로 심사와 시상을 겸했던 ‘KT디자인페스티벌’에서는 디자인에 대한 고민을 참신한 감각으로 이끌어낸 수상작들을 비롯하여 신나는 음악공연과 유익한 세미나가 함께 이루어졌다. 그 흥미진진했던 현장 속으로 안내한다.
에디터ㅣ 김유진, 사진ㅣ 스튜디오 salt
2008년 9월26일 오후 1시30분. KT디자인페스티벌을 30여분 앞둔 광화문 KT아트홀에서는 행사준비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무대에는 Design Your Wonderfull Life!라는 카피가 새겨진 거대한 현수막, 뒷편의 관객석과 무대 앞쪽 자유롭게 배치된 의자에 하나둘 관람객이 들어서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가운데, KT아트홀 곳곳에 전시되어있는 총 19점의 수상작은 이 곳이 디자인 축제의 현장임을 알리고 있었다.
‘Design Your Wonderfull Life’라는 주제로 인생을 통해 느끼는 감동, 사랑, 행복, 열정 등의 감정을 디자인으로 표현한 19점의 당선작들은 지난 8월18일부터 30일까지 2주 동안, 디자인 분야의 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참가공모를 받아 접수된 200여 점 중 9월11일에 열렸던 예심을 거쳐 선정된 작품들이다. 이는 입선 수상작 10개 작품과, 이날 행사에서 또한번의 경쟁을 남겨둔 본선 수상작 9개 작품들이다.
처음 열린 공모전임에도 불구하고 큰 호응을 얻었던 KT디자인페스티벌은 디자인의 영역이나 분야, 장르 등의 구분 없이 통합적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수상작 면면 역시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짐작하게 할 만큼 다양했다. 그 진면목은 심사위원들이 행사장을 돌며 시작된 독특한 방식의 심사를 통해 한층 부각되었다. 숙명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시각•영상디자인전공 학과장 윤여종 교수, 한성대학교 제품디자인 교수이자 서울디자인센터 디자인컨설턴트인증교육아카데미 주임교수인 김홍배 교수, 뮤지션 이상은, 그리고 주최측인 KT의 박혜정 상무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심사위원단은 각각 작품 앞에서 제작 의도와 배경에 대해 본선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심사를 진행했다.
축제의 개막이 선언된 후, 판화 등 다양한 예술 작업을 해온 홍보람이 보컬로 있는 포츈쿠키의 축하공연이 열렸다. 영상과 함께 어우러진 공연은 이국적인 사운드가 한껏 어우러져 오묘한 느낌을 냈다가도, 이내 고개와 발목을 까닥거리게 될 만큼 비트있는 음악으로 이어졌다.
“KT에서 행복한 디자인을 맡고 있다”고 소개한 박혜정 KT상무는 환영사를 통해 첫 발을 뗀 KT디자인페스티벌의 의미와 포부를 밝혔고, 이어서 본선 진출자들의 작품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되었다. 발표는 1개의 슬라이드 당 20초씩 자동으로 넘어가는 페차쿠차 형식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참가자들은 각각 10개의 슬라이드로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펼쳤다.
또다른 공간에서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술통의 대표인 캘리그래퍼 강병인의 특별 세미나가 열렸다. 드라마
<대왕 세종>
<엄마가 뿔났다>
, 진로 ‘참이슬 프레시’, 배상면주가의 ‘산사춘’ 등 작업물 소개를 시작으로 직접 캘리그래피 시연을 보인 강연은 이 곳에 참석한 많은 디자이너들과 관람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시연이 시작되자, 단상 앞으로 몰려간 관람객들은 장관을 이룰 정도. 단순히 심사와 시상으로만 이루어진 행사가 아닌, ‘디자인페스티벌’로서 의미를 확고히 하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도 이번 행사 형식은 페스티벌을 참관하는 관람객에게도 일종의 간접적인 참여를 유도케 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바로 심사 결과였다. 본선 진출작 9점을 감상하고 프레젠테이션을 관람한 후였기 때문에 수상자가 호명될 때 마다 관람객들의 재미가 더해진 것이다. 작품을 눈여겨본 관람자라면 분명 각자 예측한 내용이 결과와 얼마나 부합되는지 맞춰보는 즐거움을 만끽했을 것이다. 뜻밖의 수상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수상자를 바라보는 것은 또다른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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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을 거친 끝에 대상인 Wonderfull Prize는 행복한 얼굴을 그래픽으로 담아낸
심사위원단을 대표로 단상에 선 윤여종 교수는 “디자인 분야의 제약 없이 행복과 즐거움 등 삶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표현하는 공모전의 특성상, 주제에 벗어나는 작업들이 다수 있었다” 고 운을 뗀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작품들이 심사 때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고 심사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상 수상작에 대해서는 “얼굴을 주제로 한 김단비씨의
심사평에 더해 2회, 3회 등 앞으로의 KT디자인페스티벌에 기대를 표한 윤여종 교수의 발언은 KT디자인페스티벌 자체의 발전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케 했다. 분야의 구분을 필요로 하지 않는 공모전인 만큼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형식의 디자인적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되지 않을까. 행복, 사랑, 열정, 꿈, 경이로움처럼 삶에서 얻는 소중한 경험과 감정을 주제로 하는 KT디자인페스티벌은 그렇게 형식과 내용이 완벽하게 결합된 공모전이 아닌가 한다. 즐거움을 주는 디자인 그리고 행복함을 주는 디자인을 통해 인생은 살아 아름다운 것이다, 라는 소중한 명제를 새삼 깨닫게 해주는 축제. KT디자인페스티벌의 다음해가 그래서 더욱 기다려진다. 삶은 이렇게 경이로운 것이니까.
축하한다. 기분이 어떤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너무 기쁘다.
작품 기획은 어떻게 하게 되었나.
경이로웠던 삶의 순간을 생각해보니, 나 자신을 찾았던 순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누구일까, 나 자신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게 작품의 출발이었다. 내가 원하는 것, 나의 가치관 등에 관한 다양한 표정을 200여가지로 기호화 해 그래픽으로 표현했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재미있다.
꼴라주나 몽타주로 여러가지 그래픽으로 나타냈다. 지금 입고 있는 티셔츠는 바로 내 작업으로 제작한 것이다. 관객들이 참여 가능한 디스플레이를 원했다. 그래서 다양한 얼굴을 배경으로 활용해 포토존을 만들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수상으로 좋은 기회가 주어져 너무 좋다. 앞으로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든다.
수상소감이 어떤가.
추석 연휴도 없이, 작품을 제작하면서 마신 나무 가루밖에 생각 안 난다. 좋은 성적을 내서 기쁘다.
작품에 대해 설명해달라.
평온함을 주는 요소로 의자와 음악을 골랐다. 행복을 위한 의자와 음악이 갖는 치유적인 성격을 결합한 것이다. 의자와 악기를 동시에 표현하면서 시각적 아름다움도 가미하고 싶었다. 쉴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앉아서 연주도 할 수 있다.
세 명이 한 팀인데 팀 웍은 어땠나.
함께했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 욕심을 냈던 것 같다.
작품 자체도 그렇고,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제작과정이 보여졌던 것도 인상적이다.
우리가 가진 열정을 잘 표현한 것 같다. 그것이 심사위원들께서 좋게 봐주신 것 같고. 평온함이라는 소재는 감정과 밀접하게 관련 있지 않나. 이것을 어떻게 디자인으로서 구체화 하느냐가 관건이었는데, 그것이 잘 어필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