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겨울이다. 눈으로 뒤덮인 겨울의 산은 가히 장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하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큰 사고의 위험이 따른다. 그래서 우리 산소주(山小宙)는 겨울등산을 대비하기 위해 워밍업으로 인왕산을 가기로 결정하였다. (뒷동산 등반의 변명이랄까? ^^)
인왕산은 338m로 68년 1.21사태 이후, 입산이 전면 금지되었다가 93년 개방된 청와대의 뒷산이다. 가까이 있는 산인데도 이번 등산멤버 모두 처음이었다. 개방 이후, 하루에도 수만명씩 다녀갔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이 날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 곳곳의 초소에서 군인들이 정말 반갑게 인사해줬다. 군인이 인사해주는 것은 인왕산에서만 있는 일인 듯싶다. 높은 산은 오를 때 기운이 많이 빠져서 사진은 커녕 말수도 적어지게 되는데 인왕산은 낮아서 그런가 처음부터 끝까지 사진도 많이 찍었고 대화도 많았다. 덕분에 신입회원이 금방 익숙해질 수 있었다. 산행은 두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하산 후에 인사동으로 가서 점심을 먹고 피카디리 영화관에서 '쏘우3'를 보았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쏘우의 충격 때문이었을까 '한잔 더'의 유혹을 가볍게 뿌리치고 해산하였다. 이날 등반에 함께했던 산소주 회원들은 설경이 환상적인 겨울 등반을 기대하며 이번 산행을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