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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궁금한 인터뷰_ 그사람 지금은] 시각적 물성에 대한 탐구_ 윤홍열 교수의 새로운 도전

2024-10-10

윤홍열 교수는 디자이너이자 대학교수로 우리나라 디자인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대학에서 교편을 잡기 전 그는 ‘이가솜씨’에서 이상철 디자이너로부터 에디토리얼 디자인과 광고 디자인 등을 실무적으로 배웠고, 중소광고대행사와 디자인하우스의 월간지 <행복이 가득한집> 등에서 아트디렉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윤홍열 교수

 

 

이후 그는 우리나라 최초로 정부 부처의 한 곳인 방송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전신, 현 방송통신위원회) 시청자홍보국 출판부에서 월간지 <방송> 아트디렉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의 이러한 활동은 공공기관에서 발행한 간행물에 이미지를 변화시켰다. 단순정보만을 제공하는 관보적 성격의 공공기관의 발행물에 대해 공공성을 강조하며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서는 간행물의 모습을 보여준 것.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한 그의 활동은 많은 공공기관에 영향을 미쳤으며, 당시 에디토리얼 디자인 분야에서 그가 디렉팅을 한 잡지들은 ‘텍스트북’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1995년 정보문화사(대표 이상만)에서 발행된 <컴퓨터 길라잡이>는 약 400백만부가 판매된 컴퓨터 기초에 대한 교제다. 당시에는 기술 교재에 대한 에디토리얼디자인 접근에 대한 인식이 되어 있지 않았는데, 윤홍열 교수는 출판사의 부탁을 받아 텍스트로만 되어 있는 내용을 전반적으로 판형을 새롭게 하고 레이아웃의 차별은 물론 복잡하지 않은 레이아웃으로 당시 생소한 컴퓨터에 대한 이해와 활용을 돕기 위한  디자인과 일러스트를 접목하여 많은 사랑을 받게 했다. 생산성본부의 베스트브랜드상을 받은 이 책은 조선일보 출판문화 소식란에 3단 서평을 받기도 했다. 물론 출판계에서 교재 서적에 대한 디자인 인식을 변화하게 만든 계기가 되기도 했다.

 

정부 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디자인자문 및 평가위원으로 활동한 그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디자인분야 예술강사의 권익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세미나와 예술강사를 평가하는 중앙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사)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및 (사)한국현대디자인협회 활동을 통해 해외 디자인단체와의 협력과 교류를 위한 일들을 해오기도 했다. 

 

무엇보다 윤홍열 교수는 남서울대학교에서 시각정보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디자인 실무가 강조된 교육을 펼쳐왔다. 기업 현장에서 응용된 결과와 전문기업 종사자들의 심사를 학생들의 학점에 반영했으며, 학생들의 노력의 결과를 통한 특허청 디자인 등록 등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그는 학생들의 글과 그림으로 어린이동화책을 발행, 학생들을 동화작가로 배출해 내기도 했다. 

 

2021년 정년퇴임을 한 윤홍열 교수는 현재 작업과 함께 사회적으로 소외된 집단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제 디자이너, 교수가 아닌 작가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현재 디자인 전공자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시각적 물성에 대한 탐구를 하고 있다. 

 

윤홍열.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으며,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지역브랜드디자인에 대한 영향 평가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남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 (사)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부회장, (사)한국일러스아트협회 회장, (사)한국미술협회 디자인분과위원장, (사)한국현대디자인협회 회장을 역임한 그는 현재 (사)한국현대디자인협회 고문, (사)한국현대디자인협회 회장이며, 산업자원부 주관 대한민국디자인대전 초대작가이자 (사)한국미술협회 한국디자인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사회 활동으로 불우 이웃과 장애인을 위한 재단법인 영산조영기자선재단 이사장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디자인을 통해 장애인 직업 기능 교육에 대해 힘써온 그의 관심이 현재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Q. 디자이너로, 또 교수로 활동했다. 디자이너와 교육자로서 어떤 것들을 추구했나.

 

실무적인 것을 가르치는 것에 있어서 실무적 감각이 매우 중요한데, 교수로 재직하며 시간이 갈수록 이것을 유지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교육자로써 실무를 접하는 기회와 다양하게 변화하는 프로세스에 대한 경험이 적어지니 실무적인 부분에 한계가 느껴지는 것 같았지요.  

 

교육자로서 학생들에게 중요하게 강조한 것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실무적이란 의미는 아무래도 기획단계에서 시작되는 것부터 마무리되는 모든 프로세스에 대한 전반적인 통찰력이 필요한 것이 겠지요. 디자인이라는 것은 사회 전반적인 면을 들여다보면서 인문학적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남들이 하지 않은 디자인의 결과물을 기대하는 응용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 이 부분을 많이 강조했습니다.

 

Q.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했던 부분은 무엇인가.

 

학생들이 조형성에 대한 집중력은 지녔지만 그 외에 학문적인 것을 가까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습니다. 인문학 교양을 통해 디자인과 관련한 중요한 기호학, 심리학, 마케팅학 등에 관심을 갖고 디자인 실무가 강조된 수업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가지 예로 제가 가르친 수업 중 기획프로젝트 연관 수업을 들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디자인을 접목할 시장환경에 대한 분석을 통해 디자인 방향을 선정합니다. 디자인 방향에 대한 컨셉과 소비 대상을 선정하고 2차 조사는 물론 설문을 진행하게 되지요. 그 결과에 따라 베이직 디자인을 진행합니다. 이것은 다시 주요 타깃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디자인 이미지 조사와 분석, 디자인 수정을 통해서 완성되어집니다. 

 

이러한 최종 결과물에 대해 기업 현장에서 응용된 결과와 전문기업의 종사자의 심사를 받은 결과를 통해 평가, 학생들의 학점에 반영되어지도록 노력을 했습니다. 실무적인 과정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전 과정을 3차례 프레젠테이션, 특허청 디자인 등록으로 마무리했고, 이것을 최종 리포트로 제출하도록 한 겁니다. 비록 조별로 이루어진 것이긴 하지만 어려움이 많았던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많은 것을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Q. 학생들을 지도하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재미나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96년 학생들에게 ‘디자인론’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미래 디자인의 변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책을 소개하고 독후감 리포트 과제를 내주었습니다. 그 책은 당시의 아날로그 방식과 산업에서 디지털 변화에 따른 산업의 변화를 설파한 <being digital : 디지털이다>로, 박영률출판사에서 95년 발행한 니콜라스 네그로폰테(Nicholas Negroponte)의 저서이기도 합니다. 

 

당시 저자는 MIT 미디어 설립자이고 미래 기술사회가 디지털로 변화된다는 것을 일찍이 설파했지요. 국내 전산관련 컴퓨터공학과 학생들도 생소한 책을 독후감 책으로 지정했으니 원성이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졸업한 학생들부터 그 책과 책에 대한 리포트로 현업에 ‘눈을 뜨게 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는 감사의 인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윤홍열 교수가 학생들의 미래 디자인의 변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독후감 리포트 과제를 내준 <being digital : 디지털이다>

 

 

또한, 학생들을 동화작가로 배출한 것도 특별하게 기억됩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캠스톤디자인으로 ‘출판사 이서원(대표: 고봉석)’과 협업한 프로젝트입니다. 학생들이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서 약 40여 권의 어린이동화책을 발행했습니다. 이 일을 통해 학생들을 동화작가로 배출한 것이 가장 의미 있는 교육의 결과라 생각됩니다. 

 

윤홍열 교수는 학생들을 동화작가로 배출했다. 학생들이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서 약 40여 권의 어린이동화책을 발행했다.

 

 

Q. 학교에 재직하며 가장 보람을 느꼈던 부분은 무엇인가.

 

제가 몸담았던 남서울대학교는 ‘기독교 신앙’으로 지성은 물론 교육을 통한 헌신과 섬김의 정신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던 대학입니다. 그러다보니 전공과 관련한 일로 학교 내에서 기독교 신앙 함양을 위한 기독교 관련 예술작품 심사 혹은 구입, 설치 등을 맡았습니다. 대학 내에 시각예술분야 교수들에게 연구 과제를 의뢰해 작품을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평면적인 작업의 입체적 표현을 위해 고민하고 작업한 한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윤홍열 교수 작품 (화강암 부조)

 

 

학생들의 전공 수업에서도 유사한 컨셉으로 작업이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원하는 학생들에게 재료비를 지급하여 좋은 작품을 진행하도록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남서울대학은 대한적십자와 협력으로 모든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의무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천안교도소 법무교정위원으로 봉사 활동을 하면서 교정교화의 일환으로 교도소 내에 갤러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과목을 통해 작품을 제작해 갤러리에서 전시를 하고 기증했던 일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퇴직 전까지 1,500점 이상의 일러스트 작품을 기증했습니다. 이 과정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교정 시설을 참관함으로써 또 다른 교육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찬안교도소 내 온누리갤러리 오픈식

 

 

천안교도소 내 전시 장면

 

 

Q. 학생들이 훌륭한 디자이너로 성장하기 위해 갖춰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 여기나.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점은 디자인 업무에 대한 ‘열린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지요. 개인적인 창의성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집단적인 창의성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디자인 전공을 하기 위해 개인적인 능력이 우선되어 지는 것으로 평가받는 것에 익숙해지다 보니 ‘조화로운 협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아마 기업에서도 후자에 능한 인재를 원할 겁니다.

 

Q. 정년퇴임 후 현재는 어떤 활동을 하고있나.

 

해외 디자이너와의 친목을 통해 끊임없이 교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대만의 임펑슝 교수 외 10명의 대만디자이너협회장과 교류를 하기도 했습니다. 한국현대디자인협회에서 주관한 국제포스터트리엔날래의 심사, 중국의 로신미술대학과 주관한 국제세미나 발표, 중국 남경대 디자인학과 온라인 특강 등으로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제12회 국제포스터트리엔날레의 심사평을 하는 모습

 

남경대 온라인 특강 모습

 

 

대만 임팡슝 교수과 한국대만디자인교류 50주년 기념전에서

 

 

최근에는 사회적으로는 소외된 집단을 위한 일들을 하고 있는데요, 북한이탈민을 위한 인문학 특강과 미술교육으로 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개인전이나 그룹전을 위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내년 초 1월 16일부터 19일까지 코엑스 C홀에서 열리는 ‘월드아트엑스포’에 출품하기 위해 소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북한이탈자 미술수업 

 

북한이탈자 인문학 특강

 

윤홍열, <마음이 꽃이 되어>

 

윤홍열, <작은 신화 이야기>

 

윤홍열, <우리의 아버지>

 

작업하는 윤홍열 교수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한국과 미국, 독일 등 해외 갤러리 개인초대전 12회와 그룹전 300회 참가를 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작품 활동을 위한 다양한 재료와 응용 방법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전공자의 한계를 넘기 위한 시도라 할까요. 바로, ‘시각적 물성’에 태한 탐구입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 더욱 깊이 있는 작품세계를 펼치고자 합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윤홍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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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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