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2
천년 후의 서울, 31세기 서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시가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다니엘 아샴(Daniel Arsham)의 전시 ‘서울 3024’다.
다니엘 아샴
다니엘 아샴은 시간성, 역사성, 공간성의 경계를 초월하는 시각 예술가로, 조각, 회화, 건축, 영화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니엘 아샴은 어린 시절 특별한 경험을 했다. 마이애미에서 허리케인을 겪고 폐허가 된 도시에서 인간의 무력함, 자연의 압도감, 문명의 덧없음을 느낀 것이다. 2010년에는 남태평양 이스터 섬에서 유물 발굴 현장을 목격했고, 이후 진실과 허구로 구성된 역사를 주제로 다양한 작업 세계를 펼쳐냈으며, 과거의 유물을 통해 현시점의 역사를 추적하는 고고학자에게 영감을 받아 ‘상상의 고고학(Fictional Archaeology)’이라는 개념을 착안했다.
1천년 후의 미래 3024년의 서울을 소환하는 이번 전시에서 다니엘 아샴은 현대 문명과 유적 발굴을 재해석한 ‘상상의 고고학’이라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개념에 기반한 2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Installation views of the exhibition_Daniel Arsham: SEOUL 3024_LOTTE Museum of Art_Seoul_Photo_ Jeon Byung-cheol. Courtesy of LOTTE Museum of Art_Seoul
전시에서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혼재되어 시간을 초월하는 이질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SF 장르의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apocalypse) 세계관을 간접적으로 경험시켜주는 이번 전시는 총 9개의 섹션으로 구성, 작가의 세계관 속에 공존하는 여러 시대와 시간, 문화, 장르를 혼용하는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전시에서는 루브르 박물관의 소장품을 재해석한 고대 조각상 <밀로의 비너스(Venus of Milo)>부터 시대를 대변하는 대중문화 아이콘 포켓몬, <미래 유물(Future Relic)> 오브제 시리즈, 발굴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장소 특정형 작품 <발굴현장(Excavation Site)>등의 작품을 통해 20여 년간 점철된 작가의 세계관을 집약적으로 살펴볼 수 있으며, 더불어 작가의 건축적 작품을 비롯한 초기작들과 제작한 영화, 세계적 브랜드와 가구, 패션, 건축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시각예술 영역의 확장을 만날 수 있다.
Installation views of the exhibition_Daniel Arsham: SEOUL 3024_LOTTE Museum of Art_Seoul_Photo_ Jeon Byung-cheol. Courtesy of LOTTE Museum of Art_Seoul
천년 후 서울을 주제로 한 2점의 대형 회화 <3024년 북한산에서 발견된 헬멧을 쓴 아테나 여신(Athena Helmeted Found in Bukhansan)>과 <3024년 북한산에서 발견된 신격화된 로마 조각상(Rome Deified Found in Bukhansan 3024)>는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것으로, 서울 북한산을 배경으로 한다. 대형 회화와 함께 다니엘 아샴의 대표작 <발굴 현장(Excavation Site)>도 펼쳐진다. 3024년 폐허가 된 서울의 발굴 현장에서 핸드폰, 신발, 카메라와 같은 현대의 물건이 오래된 유물처럼 발굴된다.
다니엘 아샴이 창조한 세계 ‘상상의 고고학’은 오늘날 일상의 물건들이 미래에 유물로 발굴된 형태로 제시하며, 자신이 어느 시간 속에 머물고 있는지 모호하게 만든다. 허구와 현실이 뒤엉킨 이질적인 공간에서 관람객은 다양한 시간성을 상상하게 될 것이다.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시간을 초월한 세계에서 현실을 새롭게 인식하는 경험을 제공할 이번 전시는 10월 13일까지 열리며, 입장료는 성인 2만원이다.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롯데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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