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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인터뷰] 디자인, 인공지능 분야와의 협업 및 융합 필요, 카이스트 김명석 명예교수

2024-06-05

카이스트(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김명석 명예교수는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설립에 참여했으며, 30여 년간 카이스트에서 새로운 디자인 교육과 연구에 봉사해오다 2015년 정년 퇴임했다. 

 

카이스트 김명석 명예교수

 

 

김명석 교수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응용미술학과에서 목공예와 제품디자인을 전공했다. 실내환경디자인으로 석사과정을 마친 그는 일본 오사카대학에서 환경설계공학으로 공학박사를 취득했고, 1985년 한국으로 돌아와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설립을 위해 힘썼다.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에서 ‘그리는 디자인’에서 ‘생각하는 디자인’으로의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교육을 펼친 그는 인간의 감성을 디자인에 적용하는 감성디자인 방법론을 개발했으며, 로봇 디자이너를 양성하기도 했다.

 

그의 디자인은 카이스트 캠퍼스뿐 아니라 국립과학관, 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 대전 곳곳에 남겨져 있다. 

 

김명석 교수는 디자인분야의 학문적 위상 제고를 위한 ‘한국디자인학회’ 재발족의 산파역할을 했고, 한국디자인학회 회장을 역임하며 디자인학회 국제화에 힘쓰며 세계디자인학술대회로 통합시키는데 큰 일조를 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로봇디자인연구에 있어 큰 성과를 냈다. 일찍이 로봇디자인의 중요성을 내다본 그는 인재양성, 로봇 디자인 연구 개발에 참여했고, 로봇산업발전 유공자로 선정, 지식경제부자관상을 수상했다. 약 25개 로봇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 그의 결과물들은 현재 상용화를 위한 기초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명석 명예교수는 올해 75세가 됐다. 지난 55년간 디자인과 함께 해온 그는 요즘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김명석 명예교수의 소식을 전한다. 

 

교육용 로봇. 김명석 교수는 로봇디자인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힘썼다. 

 

 

Q.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하셨는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 


1980년 대는 한국의 디자인 교육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유학당시 공과대학에서는 새로운 설계방법론을 공부했고, 귀국하면 미래디자인 교육에 접목하려던 차에 카이스트에서 이공계 학생을 대상으로 디자인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요. 

 

즉, 그리는 디자인에서 생각하는 디자인으로 발상을 전환시키는 새로운 디자인 교육의 가능성을 실험할 수 있었습니다.

 

1990년대에는 인간의 감성을 디자인에 적용하는 감성디자인 방법론을 개발하고, 2000년 뉴 밀레니엄과 함께 감성로봇디자인 연구로 발전시켜 로봇디자인 전문가를 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Q. 정년퇴임 후 어떤 활동을 했나. 


2015년 2월에 정년퇴임 했으니 올해로 10년째네요. 세월은 참으로 빠른 것 같습니다. 퇴임 후 5년간은 카이스트 K-스쿨(창업교육원)에서 스타트 업 기초를 위한 융합디자인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여러 전공분야의 학생들과 중소기업이 한 팀이 되어 신제품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학기말에는 공개 프레젠테이션과 전시를 통해 새로운 경험과 발상의 기회를 만들어 주었지요.

 

한편으로는 여러 기업의 디자인 자문역을 맡아 기업성장을 돕는 일이 재미있었지요. 반도체장비 전문기업인 SEMES(주)에서는 신제품 디자인개발을 주도하여 레드닷 최우수상(Best of the Best)을 수상, 기업이미지를 높여주었고, 지역의 가구 메이커 INART(인아트), 실험실 가구 메이커 CHC Lab(주) 등에서 디자인 고문을 맡아 보람 있는 일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그 밖에 시립교향악단과 미술관 후원회 등 NGO 활동 외에 디자인 및 문화관련 컬럼을 쓰거나 개인적인 취미 활동을 즐기고 있지요.

 

Q, 디자이너로서,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가장 강조했던 점은 무엇인가.


디자인교육의 목표는 쾌적하고(Amenity), 아름답고(Beauty), 편안하고(Comfotable), 편리하고(Convenience), 안전한(Safety)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는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어 가는 마술사(magician)임과 동시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넘나들 수 있는 타임머신의 소유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문학적인 소양과 과학적인 사고 그리고 미적 센스를 갖추도록 노력해야겠지요. 또한 어느 분야나 공통적이겠지만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소양인 인성교육이 중요합니다. 

 

<석림의 종>, 1992

 

대덕연구단지 조성기념 조형물, 1992

 

<나노 플라워>, 2011

 

별빛교, 2008

 

건천교, 2008

 

 

Q. 카이스트 캠퍼스를 비롯해 곳곳에 디자인 조형물을 남겼는데. 


1992년, 카이스트 개교 20주년을 맞이하여 동창회로부터 기념조형물 설계를 의뢰받아 <석림의 종>을 세웠습니다. 창조, 조화, 도약이라는 교훈을 주제로 세 개의 꿈틀거리는 기둥 위에 음색이 다른 25개의 종을 설치하고 디지털 원격제어에 의해 음악이 연주되는 조형물인데, 30년이 지난 지금도 인기있는 포토존입니다. 

 

같은 해, 대덕연구단지 조성 완공을 기념하기 위해 국립과학관에 설치된 조형물을 총 감독하기도했습니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발전을 염원하는 뜻을 담아 메비우스의 띠를 모티브로 하여 직경 12m의 콘크리트와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된 대형 조형물입니다. 

 

2008년에는 대전학하지구 명품도시개발을 위한 교량디자인을 일본의 스기야마 교수 연구실과 공동작업했습니다. 이 다리는 도시미관을 고려한 아름다운 다리로 선정되기도 했지요. 2011년에는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조형물 <나노 플라워>를 디자인하기고 했고요. 

 

Office Care Robot ROMI

 

Kid Care Robot

 

 

Q. 과거에 진행했던 로봇 연구는 현재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한 로봇디자인연구의 성과물들은 가장 보람있는 작업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동안 청소로봇, 감성로봇, 교육로봇, 노인친화로봇, 휴머노이드로봇, 아동케어로봇, 안내로봇, 퓨쳐 로봇컴튜터, 워킹 어시스트로봇 등 25여 개의 로봇연구 프로젝트 결과물을 생성했습니다. 이들은 20여 년이 지난 오늘, 로봇시대를 맞이하며 상용화를 위한 기초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Q. 한국의 디자인 발전을 위한 많은 활동을 펼쳤다. 의미 있는 일로 꼽는 것은.


가장 보람된 일은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설립에 동참하고 30여 년간 수많은 영재들을 만나 교육하고 함께 연구했던 일입니다. 졸업 후 교육계, 산업계 및 공공기관 등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제자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또 하나의 큰 일은 디자인분야의 학문적 위상을 제고하기위해 ‘한국디자인학회’ 재발족의 산파역할을 한 것이겠죠. 1988년 5월에 ‘디자인학연구회’를 발의했으며, 1994년 5월 ‘디자인학회’ 재발족 총회를 거쳐 본격적인 학회활동이 시작됐습니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간 한국디자인학회 회장을 맡으며 한일디자인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아시아디자인학회장을 맡아 디자인학회의 국제화에 힘썼으며, 세계디자인학술대회(IASDR)로 통합시키는 역할에 일조했습니다. 

 

맹자의 군자유삼락 중 세번째로 ‘得天下英才 而敎育之(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하는 것이 즐거움이다)’라 했으니 KAIST와 한국디자인학회에서의 활동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Q. 현대사회에서 디자인 분야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디자인 분야는 시대의 변화와 함께 늘 변화하는 분야입니다. 뿐만 아니라 타분야와의 끝없는 협업과 융합은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가장 큰 에너지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레이저(Laser), 한의학, 동물의학, 인공지능, 마케팅 그리고 디자인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스타트 업을 했습니다. 이 회사는 근 미래, 사람과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한 치료기 개발을 목표로 가정과 병원에서 사용 가능한 디바이스 개발을 진행중이며, 이를 위해서는 타분야와의 융합이 필수적 요건이겠지요. 

 

과거 십 수년간 디자인 분야는 인터랙션과 인터페이스 디자인, 사용자 중심 디자인 또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 화두가 됐지만 앞으로는 인공지능시대의 도래에 대비해 디자인 분야도 인공지능 분야와의 협업 및 교육이 절실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자제들도 디자인 관련 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두 아들 모두 디자인과 무관하지 않은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남은 건축공부를 하고 현재 일본 리츠메인칸(立命館)대학 도시환경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세계문화유산 보전과 도시지역디자인개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차남은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조경디자인을 전공하고 정원설계사무소를 운영하며 도시공간과 실내외 정원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으니 같은 DNA가 있는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요즘을 ‘백세시대’라고 하면 4분의 3지점까지 도달했네요. 나머지를 완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건강이 가장 큰 이슈이겠지요. 따라서 요즘은 생활의 대부분을 건강과 문화생활에 맞추고 있습니다. 10 수년 전 시민과 함께 시작했던 ‘대전콘서트홀’ 건립추진 운동이 최근 ‘대전아트파크 건설’이라는 명제로 그 빛이 보이고 있습니다. 제2의 고향이 된 대전이 과학과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도시가 되기를 염원하며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지속적인 운동과 건강한 섭생, 자연과 친하기 위한 정원 일과 채소 기르기, 문화향상을 위한 공연장, 미술관 관람, 합창단 활동과 여행, 블로그를 통해 글 남기기, 회고록 집필이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입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김명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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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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