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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인터뷰] 10주년, 어매이징한 내일 맞이할 DDP, 서울디자인재단 이경돈 대표이사

2024-04-24

10년전 동대문운동장에 들어선 거대한 유선형의 건축물은 낯섦과 놀람, 경이와 환희의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마치 하늘에 떠있는 우주선과도 같았고, 그 공간에선 모든 것이 자연스럽고 자유스럽게 떠다닐 것만 같았다.  

 

DDP ⓒ Kyungsub Shin 

 


DDP는 건축물에 대한 기대감만큼이나 다양한 행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다가왔고, 개관 첫 해 700만 명이 DDP를 찾았다. 2015년 <뉴욕타임즈>가 꼽은 ‘꼭 가봐야 할 명소 52’에 선정된 DDP는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핫하고 힙한 장소가 됐다. 세계적인 브랜드의 경영진들과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게 된 DDP에서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패션쇼, 전시, 제품 출시 행사 등이 개최됐다. 

 

DDP를 운영하는 서울디자인재단은 시민들의 문화적 즐거움을 위해 노력하며 디자인 문화 확산과 디자인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창의적인 사업들을 펼쳤다. DDP의 대표행사인 ‘서울라이트’는 지난 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IDEA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서울디자인2024’, ‘DDP디자인론칭페어’, ‘서울디자인어워드’ 등 서울디자인재단이 선보이고 있는 행사들은 우리나라 디자인 문화 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시민들을 위해 선보인 ‘사계절 축제’는 DDP의 가장 각광받는 프로젝트 중 하나로, 봄, 여름, 가을,겨울, 모든 계절에 DDP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고, 외부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 대사관, 신진디자이너 디자인학·협회, 대학 등이 참여하는 공동기획 전시를 선보이기도 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모두가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도 DDP는 굳건했다. 철저한 방역 시스템과 재난 대비 시스템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DDP의 노하우는 2020년 CNN의 다큐멘터리 <Reconnected>를 통해 집중 조명되기도 했다. 

 

10주년을 맞이한 DDP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DDP가 지난 3월 21일 개관 10주년을 맞이했고, 올 하반기엔 누적 방문객 1억 명을 맞이하게 된다. DDP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디자인재단은 DDP 10주년을 맞아 ‘어매이징 투모로우(Amazing Tomorrow)’를 새로운 슬로건 내걸었다. 

 

서울디자인재단의 이경돈 대표이사는 오세훈 서울시장 과거 임기 당시 서울시 디자인총괄본부 디자인기획관으로 근무, DDP의 설계를 담당하며 DDP와 일찍이 깊은 인연을 맺었다.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회장, 한국공공디자인학회 회장, 한국색채학회 화장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공간디자인 전문가로 DDP에 대해 그 누구보다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게 DDP의 10주년은 더욱 특별하다. 서울디자인재단 이경돈 대표이사로부터 10살이 된 DDP가 이끌어갈 앞으로의 새로운 미래에 대해 들었다. 

 

서울디자인재단 이경돈 대표이사

 

 

Q. 2021년 10월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취임 후 가장 초점을 맞춘 일은. 


서울디자인재단의 업무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디자인 문화확산, 디자인 산업지원,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로서 세계적인 위상을 갖추는 것이다. 먼저 DDP가 시민을 위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관리하기 위해 ‘365일 24시간’이라는 타이틀을 적용했다. 월요일 휴관을 없애 시민들이 더 많이 올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자 했다. 1월 1일, 설날, 추석당일을 제외한 나머지 날은 모두 문을 연다. 취임했을 당시가 팬데믹 시대여서 온라인을 통한 소통을 강화하고자 했고, ‘24시간’을 내걸고 홈페이지에 변화를 주기도 했다. 

 

시민들을 위한 변화에는 DDP네이밍 개선도 포함된다. 한글이름과 영문이름이 함께 사용됐었는데 연결성 없는 이름을 상징성 있게 한가지로 통일, 한 장소에 한 가지 이름만 사용하도록 했다. 레저블 시티(Legible City)를 적용해 시민들이 더 쉽게 공간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자 했고, 이에 따라 사인물도 개선했다. 엘리베이터 내부의 사인을 비롯해 곳곳의 사인물의 집중도를 높였고, 점자안내판을 입체로 교체, 건물과 공간을 느낄 수 있도록 바꾸었다.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경관 조명 등을 교체했고, 10년 전 이루어졌던 조경에 변화를 주어 DDP가 더욱 부각될 수 있도록 변화를 주었다. DDP를 찾는 방문객 중 40%는 건축물을 보기위해 오지만 60%는 콘텐츠를 즐기러 오는 방문객이기 때문에 행사 숫자를 많이 늘리기도 했다.  

 

두 번째는 디자인 산업을 위한 업무다. 연중 다양한 산업지원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기업을 위한 디자인 지원 사업, 디자이너 지원 사업, 디자인학과 대학생과 기업의 매칭 사업, 창업 지원 사업 등이다. 디자인은 결과물이 있어야 하고 누군가 사용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판매 유통 지원 사업도 하고 있다. 디자인스토어가 바로 그러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지원한 디자이너들의 결과물을 시민들이 이용해볼 수 있도록 하는 런칭패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일종의 마이스산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행사를 통합, 디자인위크, 디자인런칭페어 등의 여러 행사를 하나로 묶어 가을에 ‘서울디자인 2024’를 선보인다. 

 

서울디자인

 

 

‘서울디자인 2024’를 준비하며 타 기관의 행사들과 함께 시너지를 내기위해 디자인진흥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디자인하우스와 함께 비슷한 시기에 각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코리아디자인먼스(Korea design month)’라는 이름 하에 각각의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서울디자인어워드 (2023 대상) 쿠물러스 암포라_ 공기가 물이 되는 항아리 (튀니지, 에어디자인 스튜디오)

 

 

이밖에도 전세계 8번째 디자인창의도시로서, 디자인상을 주는 도시가 되고자 진행해온 ‘휴먼시티디자인어워드’의 운영에 변화를 모색, 뚜렷한 정체성을 갖도록 하기 위해 ‘서울디자인어워드’로 명칭을 변경했다. 서울 시민을 넘어 세계인에게 디자인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디자인을 선정하는 상으로, 대한민국에서는 국제 공모전 중 가장 많은 국가와 출품작이 참여한 공모전이 됐다. 

 

Q. 디자인 산업을 위한 사업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나. 


대표적으로 디자인 기업 향상을 위한 사업이 있다. 심사를 통해 디자인이 필요한 기업에 디자이너 혹은 디자인 기업과의 협업을 지원한다. 디자이너에겐 디자인피를 제공하고 제조사에게는 제조비용을 지원한다. 올해 약 120개 팀에 지원이 이루어지며, 친환경 제품 제조 기업 및 사용 기업 200여 곳에도 지원이 이루어진다. 

 

Q. DDP가 10년을 맞이했다. 소감이 어떠한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과거 임기 때 디자인총괄본부가 만들어졌고 디자인기획관이라는 타이틀로 일을 했다. DDP 설계공모 당선작이 결정된 후 설계를 관리하는 업무를 맡게 돼 설계 쪽에 관여했다. 이후 2021년 10월 서울디자인재단의 대표로 임명이 됐다. 탄생 이전부터 함께 했던 DDP로 다시 와 10년을 맞이한 감회가 새롭다. 

 

Q. 10년이 된 DDP는 어떻게 변화했나. 


설계 당시부터 DDP의 운영방향에 대한 여러가지 검토가 있었는데, 개관을 앞두고 재검토가 이루어졌고 방향이 선회됐다. 개관 1년전 재검토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준비가 부족했고,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판단된다. 이후 10년이 지났고 그간 충분한 학습시간을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10년간 개관전에 갖고 있었던 목표와 방향성을 모두 시도해 봤다. 이제 무엇이 좋은지, 어떤 것이 효과가 있는지 검증이 된 상태라 할 수 있다. 

 

이제 충분히 학습돼 있고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재단이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시간에 새롭고 명확한 비전을 갖고 축적된 노하우로 더 잘 달릴 수 있는 시점이 됐다. 앞으로 10년이 아닌 더 긴 시간을 달릴 수 있는 워밍업이 다 됐다. 

 

초기에는 시민중심의 액티비티가 부각됐었고, 차츰 디자인 관련 행사들이 이루어졌다. 해외 디자인 관련 기관 브랜드에서 DDP에서 행사를 하길 원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디자인으로 집중이 되기 시작했다. 패션위크, 건축비엔날레 등이 개최됐고, 그러한 역할을 통해 10년이 지난 지금 DDP는 한국의 랜드마크가 됐다. 

 

Q. DDP의 의미와 가치, 역할은 무엇이라고 여기나. 


장소성에 대한 부분이 건물에만 집중돼 있는 것이 아쉽다. DDP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과 함께 존재한다. DDP의 의미와 가치를 말할 때 현재 공원이 된 자리와 건물, 그 주변을 함께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DDP 투어프로그램에서도 늘 설명을 드리고 있다. 

 

DDP는 설계, 공모 당시때부터 한양도성을 다시 찾겠다는 개념으로 이 지역을 개발할 것이라는 목표가 있었다. 한반도의 조선으로부터 대한제국까지 600년이라는 역사의 흔적이 담겨있다. DDP의 시작에는 지역의 장소성, 역사성을 회기시킨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었다. 

 

공사를 위해 지질검사를 시작한 후 지금 우리가 평지라고 생각하는 레벨보다 낮은 쪽에 물길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수문, 돌 등이 발견됐다. 당시 발견됐던 유구유적을 통해 이곳에 국가를 지키는 훈련도감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을사늑약 이후 한국의 군대를 철폐하고 일본이 우민정책으로 그 곳을 운동장으로 만든 것이다. 그러한 자료들이 발굴되면서 묻혀 버릴 뻔한 역사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러한 장소적 의미가 있는 곳에 과거와 미래적인 것이 대비되는 건물이 들어선 것이다. 이것이 바로 DDP의 가치라 보여진다. 

 

DDP

 

 

Q. DDP는 매우 특별한 건축물이다. 


DDP의 건축물은 전에 시도해 본 적도 없는 건축물의 형태로 ‘꿈의 설계’를 이루어 냈다 말할 수 있다. DDP의 설계는 ‘환유의 풍경’이라 불렸다. 이 장소가 갖고 있는 오래된 모습과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미래적인 모습 두 가지가 함께 하면서 서로 연결되는 모습을 의미했다. 대비되는 재료와 대비되는 형태 하지만 부드럽게 흘러가는 실루엣의 곡선이 완성된 것은 서울시의 결단력과 강력한 추진력, 대담한 결정, 대한민국 건설 시공기술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세계적인 건축가의 설계라는 부분도 이슈였지만 대한민국의 건설시공기술이 없었다면 이루어질 수 없었다. 복곡면으로 된 건물로 단위단위가 알루미늄 패널로 이루어진 이 건물이 완벽하게 완성되도록 한 데에는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자리하고 있다. 

 

Q. 여러 행사 중 의미 있었던 행사는 무엇인가. 

 

해외의 글로벌 브랜드들의 여러 전시들이 DDP에서 열렸다. 그러한 전시가 열릴 만한 장소가 대한민국에도 있다는 것이 중요하고 의미 있는 부분이라 말할 수 있다. 

 

샤넬

 

팀버튼

 

 

지난해엔 팀버튼 감독의 전시를 유치했었다. 지난해 전시가 열리기 10년전에도 서울에서 팀버튼감독의 전시가 개최된 바 있었지만 DDP에서 한번 더 전시가 열린 것이다. 팀버튼은 한나라에서 두 번의 전시를 한 적이 없다. DDP라는 특별한 장소였기 때문에 전시가 이루어진 것이다. 맥킨지는 DDP가 아니면 다른 나라에서 행사를 하겠다고 했고, DDP에서 세계경영진회의라는 국제적인 행사가 개최됐다.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시민들을 위해 장 쥴리앙에게는 전시회 개최 이후에도 작품을 잔디언덕에 설치하고 싶다고 전달했었고, 이후 그가 직접 그린 작품이 야외에 전시됐었다. 자체기획전인 스테판 사그마이스터의 전시는 무료입장으로 진행했다. 서울을 테마로 시민들을 위한 작업 제작을 작가에게 요청하였고 기대수명, 식량자급기준, 박물관 숫자, DDP연간방문객숫자 등을 가지고 그래프 형태로 제작한 작품을 선보이게 되었다. 이는 단순히 유명한 작가를 초대해 전시를 개최하는 것이 아닌, 작가에게 우리가 요청을 하고 작가가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관계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단순히 좋은 컬렉션을 수입해와 보여주는 것은 우리의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Q. 타 디자인 기관과의 협업도 이루어지나.


디자인진흥원의 기관장회의에 서울의 디자인기관으로 우리 재단이 참여를 한다. 진흥원 및 다른 지자체 진흥원과 함께 여러가지 안에 대해 협의를 한다. 올 가을에는 파리 메종오브제에서 우리 재단이 주관하는 서울관과 디자인진흥원의 한국관의 위치를 가깝게 해 대한민국의 디자인을 알릴 수 있는 ‘대한민국관’을 보여주기로 했다. 

 

또한 굿디자인, 좋은 디자인의 제품에 주어지는 디자인진흥원의 GD 제품에 대한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디자인스토어에서 GD마크 획득 제품의 판매를 하고 있기도 하다. 

 

Q. 서울디자인재단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은.


재단의 자체 전시인 기획전시 및 소장품 전시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진행한 소장품 전시는 34만명이 방문,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올해 자체기획전으로는 개관부터 지금까지 행사에 참여했거나 전시를 했던 260여 디자이너 및 디자인 기업이 모두 함께 참여하는 디자인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 가을에 열릴 계획이다. 이외에도 10년을 기념하는 10주년 기념 포스터전을 준비한다. 국내외 작가 20분이 제작한 포스터를 전시한다. 재단은 소장품전과 기획전이 함께 연결되는 전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Q. 앞으로의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핫하고 힙한 장소가 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다. DDP라는 그릇에 무엇이 담기느냐에 따라 그것은 국그릇이 될 수도, 밥그릇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콘텐츠건 얼마든지 다양한 것이 담길 수 있다. 고퀄리티의 콘텐츠를 담아 이 건물이 지닌, 위치가 지닌 정체성만큼 힙하고 핫한 내용으로 대한민국의 랜드마트가 되고자 한다. 그것이 앞으로 가져가야 할 DDP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들에게는 ’웰컴’이라 말하고 싶다. 재단은 많은 준비가 되어 있다. 언제든 누구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러 오시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어매이징한 랜드마크가 되고자 노력할 것이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서울디자인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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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P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어매이징투모로우 #이경돈대표이사 #서울디자인재단 

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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