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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포커스 인터뷰] 진정한 쉼터에 대해 던지는 질문,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 수상자 박지민 큐레이터 

2024-01-04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Hyundai Blue Prize Design)’은 ‘휴머니티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를 브랜드 비전으로 삼는 현대자동차가 차세대 큐레이터를 발굴,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통찰력 있는 다양한 주제의 전시를 통해 국내외 문화예술계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2017년부터 신진 큐레이터 양성을 위해 중국 베이징에서 운영하던 ‘현대 블루 프라이즈 아트+테크(Hyundai Blue Prize Art+Tech)’의 주제를 디자인으로 확장, 2021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박지민 큐레이터

 

 

박지민 큐레이터는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 2022’에서 선정된 수상자로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구 디자이너이자 기획자다. 우리와 가까이에 있는 것들에 주목하며, 가까이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드러내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는 그녀는 ‘제19회 디자인 코리아’의 큐레이터, 전시형 마켓 ‘혼장’의 큐레이터, ‘2022 서울은 미술관 대학협력 공공미술 프로젝트_ 잠깐, 섬’의 기획 및 제작, ‘2022 수원공공예술 프로젝트 ‘멈추면 생동’_ 빰빰 커뮤니티’의 기획 및 제작 등을 맡았다. 

 

지난 해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의 주제인 ‘쉘터 넥스트(Shelter Next)’를 재해석, 집이라는 물리적 거주지를 넘어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진정한 쉼터는 무엇인지 탐구하고자 한 박지민 큐레이터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 오는 6월 16일까지 열리는 전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기획했다. 

 

약 7개월의 준비 시간을 거쳐 기획된 이번 전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제목은 이란 영화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Abbas Kiarostami)의 영화 제목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서 착안한 것으로, 박지민 큐레이터가 전시를 통해 관람객에게 던지는 궁극적 질문이기도 하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전시 전경

 

 

사운드 아티스트, 그래픽 디자이너, 애니메이션 감독, 사진작가, 연구자 등 여러 분야의 글로벌 아티스트 12팀이 참여, 소리와 3D 애니메이션, 가상현실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쉼터를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전시는 사운드 아티스트 유리 스즈키(Yuri Suzuki)의 작품 <히비키 트리(Hibiki Tree)>로 시작된다. 

 

쉼터를 찾아 나가는 여정을 콘셉트로 이루어지는 전시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존재인 인간에게 고정된 집이 갖는 의미를 질문하는 ‘이동’,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공간을 창조함으로써 쉼터의 범위를 확대하는 ‘확장’, 여러 대상과의 교류를 통해 형성되는 정서적 친밀감과 이로 인한 새로운 형태의 쉼터를 소개하는 ‘관계’, ‘현대 블루 프라이즈’의 발자취와 작가들이 작품을 준비하며 축적한 자료들을 전시하는 ‘아카이브 라운지’ 등, 총 네 개 파트로 구성된다.

 

전시 전경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기획한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 2022’의 수상자 박지민 큐레이터로부터 전시에 대해 들어본다. 

 

Q. 어떻게 이번 전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기획하게 됐나. 


전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나의 쉘터는 어디인지 찾아 나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이동하는 삶을 살아가는 존재로 생각합니다. 한군데 머무는 존재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장소를 움직이기도 하고, 평생을 살면서 여러 이유로 삶의 터전을 옮기게 됩니다. 그러한 생각에서 출발하여 이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고, 전시를 통해 이동하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쉘터’라는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초기에 기획안을 작성할 당시에 제 주변 사람들이 이사를 많이 다닐 시기가 맞물리게 되었습니다. 주변에 집을 알아보러 다니는 친구도 있었고, 이사할 집을 알아보던 때에 청년 주택이 당첨되어서 몇 년간의 집이 해결되었던 친구도 있었습니다. 저 또한 그때 당시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학기마다 방을 옮기거나 머물 곳에 대한 해결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상황들을 통해서 우리는 이동하면서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과, 머물 수 있는 공간에서 자신이 안식처로 느끼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떠올리게 되었고, 우리가 현재 머물고 있는 집(고정된 거주지)가 영원히 머물 공간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과 우리가 쉘터로 느낀다고 해도 그것은 더 이상 고정된 거주지가 아닌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져 본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Q. 전시의 제목이 흥미롭다. 


동명의 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서 착안한 제목으로 영화에서의 모습이 전시의 메시지와도 잘 연결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에서 한 아이가 친구의 집을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지는데요, 누군가에게 묻기도 하고 기웃기웃하기도, 구불구불한 언덕을 오르기도, 내려가기도 합니다. 영화에서의 내용은 간단해 보이기도 하지만 거기에 담긴 메시지는 묵직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전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도 그러한 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제목을 짓게 되었습니다. 

 

Q. 어떤 작가들이 참여하나. 작가 선정은 어떻게 어떻게 이루어졌나. 


5개국 12개의 팀이 참여합니다. 디자인, 예술, 리서치 등 다양한 접근 방식을 갖고 계시는 분들과 여러 방식과 매체를 통해 그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선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사운드, 미디어, 그래픽, VR, 사진 등을 선보이는 작가들을 한 공간 안에 담게 되었습니다. 

 

 

전시 전경

 

 

Q. 전시는 ‘이동’, ‘확장’, ‘관계’, ‘아카이브 라운지’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구성 배경, 각 공간의 특징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이 선형적인 공간이다 보니, 전시 내용을 점차 확장시키는 방향으로 구성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흐름을 따라가게 만들 수 있는 공간이기도 했고요. 또한, 외부 풍경이 잘 어우러지는 공간이며, 막혀 있기보다는 오픈 되어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각 공간 별로 특징을 갖게 하기보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이 그 자체로 가지고 있는 특성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우리가 고정적으로 생각하는 쉘터에 대한 생각을 허무는 파트로 ‘이동’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가 이동할 수밖에 없고, 이동하는 존재라는 배경적인 이야기를 던지며 ‘고정적인 거주지가 우리의 쉘터가 되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파트입니다.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를 하는 파트이기도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쉘터에 대한 다양성으로 넓히는 파트가 ‘확장’입니다. 이동하는 상황을 기반으로 작가들이 생각하는 쉘터에 대한 영역의 확장으로, 주거의 문제, 환경적인 이동의 문제 등에서 작가들이 각자의 쉘터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파트로 넓혀갑니다.

 

그리고 ‘관계’ 파트에서는 결국 우리가 쉘터로 생각하는 것은 우리와 관계를 맺고 있는 것들이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들을 전개해 나갑니다. 작가들이 생각하는 쉘터에 대한 이야기들을 살펴보면서 각자의 쉘터는 무엇일지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카이브 라운지’는 전시를 준비하면서 살펴보았던 서적들을 통해 다시 한번 나의 쉘터는 어디일지 생각해 볼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전시 전경

 

 

Q. ‘쉘터 넥스트’를 재해석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는데, 진정한 쉼터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진정한 쉼터는 결국 우리가 평안을 누리며 안식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계가 형성되고 그 관계가 구축되고 관계를 기반한 추억 등이 쌓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간에 한정한 것이 아니라 물질적인 것도, 비물질적인 것도 무엇이든 쉘터가 될 수 있습니다. 각자 다른 쉘터를 갖고 있겠죠.

 

Q. 전시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궁극적으로 나의 진정한 쉘터는 어디인지 생각해 보는 전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전시 제목이 전시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저는 결국 쉘터란 나와의 관계를 맺는 것에 기반을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전시에서 전개해 나가는 저의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각자의 쉘터는 어디일지 생각해 보며 찾아 나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다음 스텝을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고민 중에 있습니다. 본래 제가 가지고 있었던 디자이너라는 정체성을 기획을 기반으로 확장하고 싶기도 하고, 좀 더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부아부셰 워크숍에 참여합니다.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할지 기대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현대 모터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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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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