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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인터뷰] 부산, 브랜딩으로 새롭게 변화시킨 황부영 부산 도시브랜딩 총괄 디렉터 

2023-05-12

부산이 브랜딩을 통해 다시 태어났다. 부산시는 지난해 11월 1천여 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도시브랜드 리뉴얼 사전적정성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71%의 시민이 ‘새로운 도시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했다. 

 

‘부산 시민참여단’ 구성을 통한 시민과의 긴밀한 소통, 디자인 및 마케팅 전문가가 참여한 도시브랜드 전문가 그룹 운영을 통해 부산시는 기존의 ‘Dynamic Busan’(다이내믹 부산)’을 대체할 새로운 도시 슬로건으로 ‘Busan is Good(부산이라 좋다)’을 선정했다. 

 

‘Busan is Good’은 부산에 대한 자긍심과 만족감을 ‘좋다(Good)’로 표현한 점과 ‘엑스포 하기 좋은 도시, 부산(Busan is good for Expo)’, ‘살기 좋은 도시, 부산(Busan is good to live)’ 등과 같이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황부영 부산 도시브랜딩 총괄 디렉터

 

 

부산이 새로운 얼굴을 드러내기까지 그 뒤엔 부산의 브랜딩을 이끈 황부영 부산 도시브랜딩 총괄 디렉터가 있었다. 제일기획 마케팅연구소 브랜드팀장으로 활동한 그는 현재 ㈜브랜다임앤파트너즈 대표컨설턴트, 우송대학교,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황부영 총괄 디렉터로부터 부산 도시브랜딩에 대해 물었다. 

 

황부영 총괄 디렉터

 

 

Q. 부산의 도시 브랜드가 가져야 할 핵심 가치와 이미지는 무엇인가?


부산 시민의 높아진 자부심과 시민들의 지향점을 담아야 했습니다. 몇 차례에 걸친 시민의식조사 결과, 부산 시민들은 부산이 지금보다도 더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지향점을 설정해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첫째 더욱 글로벌한 도시가 돼야 한다. 둘째 기회가 많고 포용적인 도시가 돼야 한다. 셋째 콘텐츠가 풍성한 독창적인 도시가 돼야 한다. 넷째 활기찬 도시가 돼야 한다. 이렇게 네가지 핵심가치가 도출된 겁니다. 

 

그래서 슬로건이 ‘부산이라 좋다’, 영어로는 ‘Busan is Good’으로 정해졌습니다. 이때 ‘GOOD’은 부산의 지향점인 글로벌한(Global), 포용적이고 개방적인(Open), 독특한(Original), 활기찬(Dynamic)의 머리 글자를 딴 것이기도 합니다.

 

Q. 이번 브랜딩의 컨셉은 무엇인가? 


브랜딩은 두 가지를 의미합니다. 좁은 의미에서는 네이밍하고 슬로건 만들고 그림 그리는 행위를 브랜딩이라고 합니다. 버벌 브랜딩, 비주얼 브랜딩이라고 하죠. 넓은 의미의 브랜딩은 우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실체로 경험되어 각인되는 과정 즉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뜻합니다.

 

좁은 의미의 브랜딩, 슬로건과 디자인에서는 포괄성과 활용성을 중요하게 고려했습니다. 그래야 많은 것을 담을 수 있고 그러면 오랫동안 쓸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번 작업에서 가장 노력을 기울인 것은 넓은 의미의 브랜딩에 대한 공감을 형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언행일치의 브랜딩을 하자는 겁니다. 슬로건과 디자인만 나오면 브랜딩이 된 걸로 착각하는 실수를 하지 말자는 겁니다. 브랜드 요소를 만드는 것을 브랜딩으로 혼동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부산이라 좋다’고 말할 수 있도록, 그리고 누구든 실체로 경험할 수 있도록 실체의 변화를 통한 진정성있는 브랜딩을 하지는 것이 기본 컨셉입니다.

 

그래서 슬로건이 캠페인 슬로건으로도 쓰이게 만들었습니다. ‘Busan is Good’을 메인 슬로건으로 쓰고, 부산의 변화되는 실체나 자랑거리가 소재로 쓰이게 만드는 겁니다. 예를 들면 ‘Busan is Good’한 다음에 ‘Good for EXPO’, ‘good for worcation’,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는 ‘Good for world movies’ 이런 식으로 쓰이게 되는 것이죠. 

 

Q. 어떠한 변화를 추구했나? 이번 작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네 가치 핵심가치, 지향점을 선포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노력에 시민과 시청 모두 한 방향으로 움직이자는 각오를 다짐하려고 했습니다. 슬로건 안에 아예 핵심가치가 명기되어 있다는 것은 부산이 세상을 향해 화두를 던진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던진 화두를 실천으로 보여주는 모습이 브랜딩이란 것을 분명히 하고자 했습니다.

 

부산의 기존 슬로건 '다이내믹 부산'

 

새롭게 변화된 부산의 상징과 슬로건

 

 

Q. 이번 브랜딩을 통해 변화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무엇인가?


보통사람들에겐 슬로건보다는 비주얼 아이덴티티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띨 것입니다. 슬로건 ‘Busan is good’은 기존 슬로건이었던 ‘다이내믹 부산’을 일정 정도 승계한 부분도 있습니다만, 비주얼은 기존의 것과 완전히 달라 보일 것입니다. 갈매기, 바다 등 1차원적인 소재중심의 비주얼에서 벗어난 겁니다. 부산의 변화된 위상과 달라질 모습을 담을 수 있는 매우 유연한 디자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부산시의 도시 슬로건 선정은 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졌다. 

 

 

Q. 다른 광역자치단체의 도시브랜드와 비교해서 부산 도시브랜드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슬로건과 비주얼도 다릅니다만, 브랜딩이 경험의 문제이고 브랜드가 주장하는 것을 직간접적 경험을 통해서 동의받는 과정을 핵심적인 목표로 정립한 점, 그래서 언행일치의 브랜딩을 추구하게 된 것을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브랜드가 아니고 브랜딩이 남다를 것이란 얘기입니다. 

 

부산시는 이 맥락에서 부산시민의 삶의 질을 진단하고, 결과에 따라 실체 변화의 우선순위나 방향성을 정립하는 프로젝트에도 착수했습니다.

 

Q. 브랜딩 리뉴얼 과정에 있어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브랜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브랜딩이 어려운 것이다.”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일이었습니다. 전문가들도 종종 빠지는 함정입니다. 슬로건을 만들고 그림이 나오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브랜딩은 이제부터 시작인 거고 그래서 할 일이 많다고 얘기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Q. 가장 보람을 느끼는 부분은?


브랜드와 브랜딩의 차이가 뭔지에 대해, 특히 실체변화의 일을 해야 하는 당사자들이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낄 때마다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장면으로 따지면 3월말 선포식 때와 4월초 엑스포 실사단이 도착했을 때, 리뉴얼 된 부산의 슬로건과 비주얼이 나름 큰 역할을 하고 좋은 반응을 이끌었을 때도 보람이 컸습니다. ‘Busan is good, Good for EXPO’가 반응이 좋았습니다. 

 

Q. 이번 리뉴얼 작업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가?


모두가 좋아해 주신다고 말 할 순 없습니다.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맥락이나 지향점에 대한 설명없이 글로만 슬로건을 보고, 그림으로만 비주얼을 평가하려는 분들은 앞으로도 안 좋아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개의치 않습니다. 실체변화가 수반된 언행일치의 도시브랜딩의 모범적인 사례를 지향하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평가는 좋아질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Q. 부산 도시브랜딩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9월에 글로벌 도시브랜드 포럼이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새로워진 부산의 도시브랜드와 브랜딩 전략에 대해 다시 한번 알리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내년말까지 부산시의 도시브랜드 정책고문으로 활동합니다. 선포한 대로 변화하고 있는지 계속 면밀히 살펴보고 조언과 잔소리를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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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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