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14
입체적으로 조형적으로 풍부한 표현이 가능한 의자. 그래서 과거부터 뛰어난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의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현대사회에 들어서는 가죽, 금속, 나무, 플라스틱 등 재료가 다양해져 형태 변형이 더욱 자유롭게 인체공학적인 요소까지 적용돼 무궁무진한 기능과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전시 전경
그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보여주는 전시가 DDP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디자인 전시 시리즈’중 하나로 ‘디자인 전시 시리즈’는 각 디자인 분야에서 활발하게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을 전문 큐레이터로 참여시켜 전시 콘텐츠의 전문성을 높이고, 트렌드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으로, 올해 총 3회에 걸쳐 개최된다.
그 첫번째 전시인 ‘스펙트럼 오브 시팅(Spectrum of Seating)’에서는 27명의 디자이너가 각기 다른 소재와 형태로 디자인한 의자 27점을 보여준다.
전시의 제목에 ‘seating’을 사용한 것은 ‘앉다’라는 의미를 통해 관람객들이 의자를 더욱 폭넓게 해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전시의 큐레이터로는 국내의 유망한 디자이너인 송봉규(BKID 대표), 양정모(양정모 스튜디오 대표), 소동호(산림조형 대표)가 참여했다.
전시 전경
전시장에는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의자, 진정한 휴식을 위한 의자, 오브제로써의 의자, 산업재료를 활용한 의자 등 27명의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의자가 펼쳐져있다.
강영민, 플라투보 컬렉션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의자로는 김하늘, 강영민, 이규한, 류종대 작가의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의자가 전시된다. 이들은 불량마스크, 폐플라스틱, 신발포장박스, 옥수수전분으로 만든 자투리 아크릴 등을 활용해 의자를 디자인했다.
김지선, Foam Chair
최상의 편안함을 제공하는 의자들은 인체 라인을 고려, 곡선이 두드러진 의자들이 전시된다. 스튜디오 페시, 유즈풀 워크샵, 김지선 작가의 의자다.
카빙 기법으로 제작된 이채영 작가의 의자
에폭시 도포 기법으로 제작된 초곡리 작가의 의자
작가의 탐구와 실험으로 예술가의 오브제로 재탄생한 의자들도 전시된다. 이채영 작가는 조각기법인 카빙(Caving) 기법, 이화주 작가는 회전시켜 깍아내는 선반 가공 기법, 초곡리 작가는 플라스틱 일종의 액체 형태인 에폭시(Epoxy) 도포 기법 등을 사용해 다양한 오브제 의자를 제작했다. 입체감과 간결한 형태미, 이질적 재료의 절묘한 조화를 선보인다.
전시를 위해 참여작가들은 소재를 분석하고 탐구, 기존의 틀을 깬 다양한 형태의 의자들을 제작했으며, 소재의 특성을 살린 의자 제작을 위해 제작 기법별로 각 분야의 공예 전문가 및 기술자들과 함께했다.
이화주, 라운드 체어
‘플라투보 컬렉션(PLATUBO AFF Collection)’ 의자는 녹인 폐플라스틱에 강철 파이프를 심어 만든 것으로, 버스 손잡이를 만드는 공장과 협업해 제작했으며, ‘라운드 체어(Round Chair)’는 공학과 금속계를 전공한 작자가 치밀하게 계산된 구조를 아름다운 금속의 형태로 표현, 금속을 밴딩해 제작한 것으로, 청계천에서 기계 공장을 운영하신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 스틸을 가공해 예술작품으로써의 의자를 탄생시켰다.
가마솥을 만드는 주물 공법을 이용해 만든 ‘주물 스툴(Ironcast Stool)’은 경북 고령에 위치한 중소 주물제조업체가 제조업의 불황을 디자인으로 해결해보고자 작가에게 의뢰한 끝에 탄생된 의자이다.
이번 전시의 특징으로는 전시 산업 폐기물로 인한 환경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를 말아 만든 지관(紙管)을 사용, 지속가능한 전시 디자인으로 꾸며진 점을 들 수 있다. 조립과 해체, 보관이 쉬운 전시 연출법이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9월 15일 ‘집의 시간, 진화하는 인테리어 키워드 3’d라는 주제로 ‘DDP 포럼’이 진행된다. 포럼은 당일 DDP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될 예정이며 자세한 사항은 DDP 홈페이지(www.ddp.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빙트렌드의 중심에서 ‘디자이너 의자’의 다양성과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며, 무궁무진한 의자의 세계를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 2일까지 DDP 디자인랩 1층 디자인갤러리에서 열리며, 관람료는 무료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서울디자인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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