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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 로컬 브랜딩 ④ ] 마을, 길, 하천....우리가 몰랐던 다양한 공간 브랜드

2022-05-31

국내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서울시를 비롯해 다양한 지자체들이 우리 지역을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도시브랜드를 개발해 홍보하고 있다. 이제는 도시 뿐만 아니라 도시 속 마을, 하천, 길 등에도 특징 있는 이름과 브랜드를 활용한다. 이는 지역 주민들에게 소속감과 애정감을 느끼도록 해 우리 지역을 더욱 사랑하게 만들고, 보다 효과적으로 지역을 홍보하여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오늘은 이러한 도시 내의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또는 알고는 있었지만 브랜드에 대한 자세한 설명까지는 몰랐던 지역 내에 위치한 다양한 공간 브랜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남양주 금곡동 주민들의 꿈을 담은 마을 ‘꿈담금’

금곡동의 마을 브랜드 '꿈담금'(사진출처: 금곡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금곡동은 조선 26대, 27대 황제와 황후의 능인 홍릉과 유릉 문화재가 위치해 있는 마을이다. 두 능은 대한제국을 선포한 이후 세워진 1대, 2대 능으로서 황제릉의 격식에 맞춰 조성된 유일한 능이며, 현재는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기도 하다.

 

금곡동은 이러한 지역의 역사적 가치와 마을의 개성이 담긴 요소들을 반영해 지난 2019년 마을 브랜드를 개발했다. 새로운 이름은 마을 내에 위치한 홍유릉의 ‘영원길’, 금곡동의 ‘깨끗한 자연’, ‘함께하는 사람들‘ 등 지역 특징을 ’꿈’으로 함축해 표현하고자 했다. 그 결과 ‘꿈을 담은 금곡’이라는 뜻을 담아 금곡동의 새로운 이름을 ‘꿈담금’으로 정했으며, 심벌마크에는 지역의 대표적 유산인 ‘홍유릉’과 ‘홍살문’을 형상화했다. 이를 통해 금곡등 지역의 역사와 정통성을 담고자 했으며, 함께 사용된 파스텔톤 컬러를 통해 활기차고 행복한 지역과 주민을 나타냈다.

 

남양주 금곡동에서 열렸던 홍유마켓(사진출처: 금곡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금곡동은 현재 해당 브랜드 로고를 활용해 마을의 홍유마켓을 오픈하는 등, 금곡동만의 차별화된 브랜드를 내세우며 지역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브랜드의 매뉴얼을 온라인에 공개하고 상업적 이용 및 무단 변형을 제외한 지역을 위한 활동에는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2. 부산 영도의 ‘깡깡이예술마을’

'깡깡이예술마을' 로고(사진출처: 깡깡이예술마을 홈페이지)

 

 

파주의 헤이리 예술마을과 함께 국내의 대표적인 예술마을로 자리잡은 ‘깡깡이예술마을’은 2020산업관광지 13선에 꼽히는 등 부산의 유명 관광지로 자리잡은 곳이다.

 

부산 영도구 대평동에 위치한 깡깡이예술마을은 19세기 한국 근대 조선 산업의 발상지로 알려진 곳이다. 조선소에서 배 표면의 녹을 망치질로 두드려 벗겨내는 소리 때문에 ‘깡깡이마을’이라는 별칭이 붙었고, 이를 이어 받아 현재의 ‘깡깡이예술마을’이 되었다.

 

깡깡이예술마을은 총 1,176세대, 2,771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작은 마을로 65세 이상 인구가 마을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노인인구 비중이 높은 곳이다. 인구의 노령화와 조선업의 불황으로 한때 위기도 있었지만, 마을의 근대역사유적과 조선소 시설들을 활용한 문화예술 기반의 도시재생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며 현재는 부산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깡깡이예술마을도 도시재생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마을의 브랜드를 개발하게 되었다.

 

마을의 심볼마크는 대평동을 대표하는 ‘깡깡이’의 실제 소리 ‘캉캉’을 연상시키는 영문 ‘KK’의 결합 가운데에 채우고 빼는 디자인 과정으로 ‘배’의 형상을 표현했다. 이를 통해 ‘해체-조립, 조립-해체’ 과정을 반복하는 수리조선마을의 특징을 나타내고자 했다. 컬러는 선박을 상징하는 블루와 레드를 사용해 마을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있다.

 

로고타입 역시 대평동의 아날로그적 분위기와 복고 느낌을 살려 그래픽 스타일의 서체를 사용했다. 동그란 획에도 여러 각을 주어 자음과 모음이 하나의 작은 부품처럼 보이도록 했다.

 

깡깡이예술마을 캐릭터 '수리'(사진출처: 깡깡예술마을 홈페이지)

 

 

깡깡이예술마을에는 ‘수리’라는 캐릭터도 존재한다. ‘수리’는 수리조선의 앞 두 글자에서 따온 이름으로 캐릭터의 모습도 배의 모습을 닮아 있다. 해체와 조립 과정을 반복하며 선박을 수리하는 것처럼 ‘수리’ 캐릭터 역시 다양한 모습으로 변형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마을의 구석구석에는 브랜드와 캐릭터를 활용한 기념품과 안내 싸인들이 잘 갖추어져 있어, 마을을 걸으며 관광을 하다 보면 어느새 강깡이예술마을의 아이덴티티에 관광객들도 하나가 되어 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 서울시의 ‘서울로공공길’

‘서울로7017‘과 7개의 길로 연결되는 ‘서울로공공길’(사진출처: 서울시)

 

 

서울시가 서울역고가도로의 도시재생 공원화 사업을 진행하며 탄생한 ‘서울로7017‘. 서울시는 차가 지나다니던 서울역 고가도로를 지난 2017년 도시 속 정원처럼 꾸민 후 보행길 '서울로7017'을 새롭게 선보였다. 그리고 2020년, ’서울로7017’을 중심으로 서계동, 중림동, 후암동, 회현동 등 주변 지역으로 연결되는 7개의 길 이름을 ‘서울로공공길’로 정하고 통합브랜드를 새롭게 공개했다.

 

'서울로공공길'에 연결되는 7개의 길(사진출처: 서울시)

 

 

‘서울로공공(共空, ○○)길’은 빈칸을 뜻하는 ‘공공(○○)’을 사용해 7개의 연결로가 품은 다양한 가치를 시민이 직접 채워나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과거와 현재의 풍경, 서울로와 주변 골목길이 공존하는 길’, ‘함께 채워가는 길’이라는 뜻도 담고 있다.

 

새롭게 공개된 통합브랜드 로고는 ‘시간을 걷는 길’이라는 컨셉을 기반으로 두 개의 동그란 원형(○○) 안에 걷고 있는 다리 모양과 시곗바늘을 형상화했다. 또 길 위의 발걸음이 다양하게 변형되는 모습을 통해 역동성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는 향후 새롭게 개발된 ‘서울로공공길’ 통합브랜드를 활용해 서울로7017과 연결길, 거점공간 안내 표지판과 휴게시설, 차양, 조망시설, 편의시설 등 안내표식과 관광적 요소, 시각화된 디자인 시설물을 설치하고, 각 연결길 별로 실시설계를 통해 구체화할 계획이다.

 

4. 경기도 외곽을 연결하는 ‘경기둘레길’


경기도 외곽을 연결하는 경기둘레길의 BI(사진출처: 경기도)

 

 

경기도의 외곽을 연결하는 총 860km, 60개 코스의 경기둘레길에도 BI가 존재한다.

 

경기둘레길은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경기도 경계에 있는 15개 시·군의 걷기길을 하나로 연결한 걷기길이다. 인접 지역 간 생태·문화·역사 등을 공유할 수 있어 경기도민 누구나 경기둘레길을 걸으며 지역의 다양한 자연과 문화를 누리며 걸을 수 있는 길로 알려져 있다.

 

둘레길은 총 60개 코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길의 특징에 따라 DMZ 외곽 걷기길을 연결한 평화누리길, 푸른 숲과 계곡이 있는 숲길, 강을 따라 들판과 함께 걷는 물길, 청정 바다와 갯벌을 느낄 수 있는 갯길 등 4개의 권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경기둘레길의 심벌마크는 경기도 외곽의 둘레길 코스를 선으로 연결해 경기도 지형을 형상화했다. 심벌마크에 사용된 4가지 색채는 평화누리길·숲길·물길·갯길 등 둘레길의 4개 권역을 상징한다. 경기둘레길의 BI는 경기도 지형을 최초로 심벌화한 것으로, 이는 지역의 대표성을 상징하고 경기도민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기둘레길의 신규 BI와 함께 캐릭터와 60개 코스에 맞춘 60종의 아이콘 스탬프도 개발되었다.

 

경기둘레길의 캐릭터 '누리, 누비, 아라, 연두'(사진출처: 경기도)

 

 

특히 경기둘레길의 캐릭터는 둘레길의 코스를 선으로 연결한 형상을 기반으로 캐릭터화를 한 것이 특징이다. 경기둘레길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 있는 누리, 누비, 아라, 연두 캐릭터는 길의 4개 권역을 각각 상징한다. 캐릭터 가방에는 둘레길을 걸을 때 필요한 물품들이 들어 있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는 재밌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며, 캐릭터들의 모습은 각 권역을 걷다 보면 안내 싸인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5. 관악구 도림천의 새로운 이름 ‘별빛내린천’

관악구 '별빛내린천'의 BI (사진출처: 관악구청)

 

 

관악산에서 발원하여 안양천으로 합류하는 도림천은 관악구, 동작구, 구로구, 영등포구 등 4구에 걸쳐 흐르는 하천이다. 관악구는 이러한 도림천의 특화사업 관련하여 하천 복원 및 친수공간 조성, 초록풍경길 조성 외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도림천을 관광명소로 탈바꿈하고자 지난 2020년 새로운 브랜드 네임과 BI를 개발한 바 있다.

 

관악구는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도림천, 관악구의 꿈을 실현하다’라는 컨셉을 기반으로 지역 주민들의 선호도 조사를 거쳐 도림천의 브랜드 네임과 BI를 개발했다. 관악구 도림천의 새로운 명칭은 ‘별빛내린천’으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성해 마치 하늘 위의 수많은 별처럼 즐거움이 가득한 하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함께 공개된 BI는 관악구의 도시브랜드인 ‘강감찬 장군’의 탄생 설화를 담고 있다. 강감찬 장군이 태어날 때 문곡성이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별이 떨어지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이를 통해 구의 도시브랜드와의 연계성을 이끌어냈다. 또한 블루, 그린, 핑크, 옐로 등 다양한 컬러로 표시된 별빛들은 도림천의 자연과 다채로운 즐거움 등을 의미한다.

 

관악구는 이렇게 개발된 ‘별빛내린천’ 브랜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별빛내린천 힐링 걷기대회‘, ’관악 별빛축제‘, 별빛 신사리 상권 르네상스 사업’ 등 하천 브랜드 네임과 연계된 행사나 이벤트 및 사업 진행하며, ‘별빛’을 테마로 하여 관악구를 서울의 대표적 관광명소이자 상권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다.

 

글_ 한승만 취재기자(hsm@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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