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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 2021’ 첫 번째 수상자 심소미 큐레이터

2021-12-29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은 현대자동차가 우수한 국내 디자인 큐레이터를 발굴, 지원하는 어워드 프로그램으로, 올해 처음으로 개최됐다. 첫 번째 수상자의 주인공은 심소미 큐레이터로, 심소미 큐레이터가 기획한 전시 ‘미래가 그립나요?’전이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 열리고 있다.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 2021'의 첫 번째 수상자 심소미 큐레이터 (사진: 현대자동차 제공)

 

 

‘시간의 가치’라는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 2021’의 주제를 창의적으로 해석한 심소미 큐레이터는 팬데믹(Pademic) 이후 우리의 미래의 시간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심소미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를 도시, 산업, 객체, 근미래 등 네 가지 소주제로 구성, ‘시간의 가치’에 대해 말한다. 

 

안녕하세요.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과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큐레이터입니다. 도시문화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디자인, 건축 및 예술의 접점에서 다양한 전시와 공공 프로젝트 및 연구를 수행해 왔습니다. 또한 리서치를 통해 나온 다양한 방법론을 바탕으로, 전시기획의 영역을 연구, 글, 포럼, 출판, 콜렉티브 활동에 걸쳐 다각적으로 실험해 오고 있습니다. 

 

도시리서치 콜렉티브 ‘리트레이싱 뷰로’를 결성했고, 문화이론 계간지 <문화/과학> 편집위원으로도 활동 중입니다.

 

대표적인 기획전시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대표적인 기획으로는 아르코미술관에서의 ‘리얼-리얼시티’(2019), 경기도 순회 공공예술 프로젝트 ‘2018 공공하는 예술: 환상벨트’, 서울 도시개입 프로젝트인 ‘마이크로시티랩’(2016)과 같이 도시문화를 바탕으로 한 전시를 들 수 있습니다.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의 첫 번째 수상자로 선정되셨는데, 어떠한 점에서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생각하시나요? 


현대자동차는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라는 브랜드 비전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모든 순간을 보다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이번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 수상자를 선정함에 있어서도 인간의 삶에 밀접한 디자인의 언어로 재해석된 가치 있는 미래를 제안한 저의 기획안이 선정된 것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미래가 그립나요?' 전시 전경 (사진: 신경섭, 현대자동차 제공)

 

'미래가 그립나요?'전, Cabinet of Curiosities by Drawing Architecture Studio (사진: 신경섭, 현대자동차 제공)

 

 

이번 수상과 전시 기획을 통해 무엇을 시도하고자 하셨나요?


이번 수상이 동시대 디자인 전시기획의 변화, 지형도 반영, 디자인 큐레이팅의 확장성에 대한 도전의 계기라 생각했습니다. 지난 7개월간 14명의 참여작가 외에도 전시의 여러 협업자와 팬데믹의 한계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협업과 교류, 대화의 과정을 도모하며 전시 개막을 준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디자인 큐레이팅의 방향과 범주, 연결의 지형도, 사회적 영향 관계 등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그러한 고민에서 도출된 이야기를 전시기획의 방법론으로 녹여내 보고자 했습니다. 

 

이번 주제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해석을 하셨나요?

     
올해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 2021’의 주제는 ‘시간의 가치’입니다. 디자인이 우리 삶과 괴리될 수 없듯이, 이번 전시에서는 동시대의 사회적 위기속에서 변화해온 미래의 청사진을 세계와의 관계속에서 접근시켜보고자 했습니다. 

 

2020년 초 전 지구적으로 확산된 팬데믹은 시간에 대한 불안함을 고조시켜 왔습니다. 이후 세계 곳곳에서는 인류의 시간이 마비되고, 중단되고, 지연되는 상황이 개인과 공동체에 걸쳐 벌어졌습니다. 

 

전시에서는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앞으로의 30년 후를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현시점에서 인류가 잃어버린 미래를 복기하고, 불확실한 시간의 작동방식을 새로운 비전으로 디자인하는 가능성을 탐색해보고자 했습니다. 

 

'미래가 그립나요?' 전시 전경 (사진: 신경섭, 현대자동차 제공)

 

'미래가 그립나요?'전, Liminal City by People's Architecture Office (사진: 신경섭, 현대자동차 제공)

 

 

전시내용은 어떻게 구성하셨나요?    


전시 주제인 ‘미래가 그립나요?(Do You Miss the Future?)’는 불안한 미래와 문화적 퇴보를 염려한 문화연구자 마크 피셔(Mark Fisher)의 한 인터뷰 제목에서 빌려온 것입니다. 전시는 도시, 산업, 오브제, 근미래라는 네 가지 소주제를 바탕으로 총 네 파트로 구성되며,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건축가, 시각예술가, 연구자 등 총 14팀이 참여합니다. 

 

7개국 참여작가들은 팬데믹 시대의 한계를 가로지른 소통과 발상의 결실로, 이번 전시에서 총 11점의 신작을 발표했습니다. 건축, 그래픽디자인, 미술, 기술 연구, 영상, 3D 애니메이션, VR/AR 등 다양한 분야의 참여작가의 작업을 통해, 우리의 삶과 디자인이 미래와 맺는 관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전달해보고자 했습니다. 

 

큐레이팅에 대한 철학은 무엇인가요?


오늘날 동시대 큐레이터의 역할은 전시를 기획하는 것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저는 그동안 큐레이팅의 영역을 전시 기획뿐 아니라 연구, 글, 포럼, 출판, 콜렉티브 등에 걸쳐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해 왔습니다. 큐레이터의 역할에서 중요한 것은 동시대 문화 및 사회에서 가치관의 경계들을 인식하고, 이로부터 변화할 수 있는 문화적 실천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저는 문화예술의 도전이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그 교류의 장을 전시로 마련하는 것에 사명감을 갖고 큐레이팅을 해오고 있습니다. 

 

기존의 철학과 이번 전시 기획이 어떻게 연결되나요?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문화예술의 일상 속에서의 존립 또한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번 전시에서 사람들과 문화를 공유하는 방식을 보다 민주적이고 열린 형태로 구현해보고자 했습니다. 디자인 전시의 영역을 디자인 분야에만 두지 않고, 일상에서 사람들에게 익숙한 도시공간 및 산업과 노동, 변화하고 있는 객체에 대한 논의에서부터 접근해 보았습니다. 

 

디자인과 세계 사이의 연결망을 통해 디자인 큐레이팅의 담론적 영역을 확장하고, 방법론에 있어서도 학제간 교류를 바탕으로 해 인문학, 디자인, 도시연구 및 예술의 경계를 가로질러 보고자 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꼽아주신다면요?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을 도시공간과 상호작용하는 디자인 문화의 촉매제로 파악한 것입니다. 이번 전시는 전시장을 물리적 공간으로 보지 않고, 도시문화와 상호작용하는 일종의 매개체로 보며 기획이 됐습니다. 

 

특히, 내부와 외부, 건축과 도시, 분리된 층의 경계를 넘는 디자인 방법론에 도전합니다. 부산의 도시를 전창으로 마주하고 있는 창문과 카리프트, 외부 미디어 월을 통해 도시공간의 한 부분으로서 소통해보고자 했습니다. 디자인 전시가 사회적 분리를 너머 우리를 다시 접속시키고 연결하는 연결망으로 자리하게끔 큐레이팅했습니다.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어떤 점을 느끼길 바라시나요?


두 가지 측면을 구상해보았습니다. 하나는 미래를 구상하는 현시대의 관점을 보다 다각적으로 열어놓는 것입니다. 자연과 역사, 물질과 비물질, 존재와 객체, 인간과 사물의 교차점에서 도래할 또 다른 시간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잃어버린 시간대를 돌파하는 상상력의 힘이 관객에게 닿길 바랐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디자인과 세계와의 관계를 보다 확장적으로 도모해보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디자인을 하나의 카테고리나 전문 분야가 아닌, 디자인과 도시의 관계, 디자인과 예술의 관계, 디자인과 노동의 관계, 나아가 인간의 삶과 인간의 의식, 신체와의 관계망으로부터 접근해보길 제안합니다. 

 

팬데믹 이후로 디자인, 미술 전시도 기존과는 많이 달라질 거라 생각됩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위기는 질주하듯 미래를 향해 돌진했던 인류의 현주소를 비판적으로 점검하게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이후의 전시는 물리적 경험의 위기와 함께 큰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랜선을 타고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구분 없이 개개인에게 광범위하게 도달하는 중입니다. 기존에 관습적으로 정의되던 방식에서 벗어나 변화와 전환의 움직임을 모색하는 계기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지형도의 변화 속에서 디자인, 미술 및 건축 전시는 사회적 위기 속에서 소통을 지속할 수 있는 방식, 전시경험의 새로운 방법론을 모색해오고 있고, 오프라인-온라인 경험을 매개하고자 하는 노력들은 앞으로 더욱이 증대할 것이라 봅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팬데믹 이후 문화적 변형과 도시문화에 주목해 두 개의 리서치 프로젝트를 해오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물이 조만간 2022년 1월에 책으로 발간될 예정입니다. 첫 번째는 <큐레이팅 팬데믹>로, 이 연구에는 문화적 지형도를 고민하고 대안적 방법론을 모색해온 네 명의 국제적인 큐레이터와 연구자가 인터뷰의 형식으로 참여합니다. 

 

또 다른 출판으로는 프랑스 출신의 줄리앙 코와네 작가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콜렉티브 ‘리트레이싱 뷰로’로 발간하는 책입니다. ‘어반 드리프트’라는 주제로, 팬데믹 이후 도시공간의 변화속에서 공공영역의 현주소에 접근하는 책입니다. 더불어, 2022년 3월에는 ‘리트레이싱 뷰로’의 서울 개인전도 앞두고 있습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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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현대블루프라이즈디자인 #시간의가치 #미래가그립나요 #심소미큐레이터 #현대모터스튜디오부산 

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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