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컬쳐 | 리뷰

디자이너 성정기, 디자인에 보편적 가치를 담아내다, ‘생각을 만드는 디자인’

2021-11-22

전시장 입구 전경 (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서울디자인재단은 11월을 맞이하여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살림터에서 ‘생각을 만드는 디자인’ 전시와 연계해 DDP포럼, 그리고 디자인 영화를 집중 조명하여 살펴볼 수 있는 DDP 디자인시네마를 개최한다.


그동안 디자인 트렌드의 발신지로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해온 DDP는 살림터 1층 D-숲에서 24일까지 제품디자인의 가치를 환기하고 그 지평을 넓혀온 디자이너 성정기의 제품디자인과 디자인에 담긴 생각을 전시한다. ‘생각을 만드는 디자인’전은 제품디자인에 담긴 디자이너의 태도와 생각뿐 아니라 제품디자인이 이끌어내는 새로운 ‘생각’과 ‘행동’의 파동을 전달한다.


전시의 제목인 ‘생각을 만드는 디자인’은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속에 생각의 씨앗을 심어 그 내면으로부터 생각이 자라나게 하고 결국 그 생각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일련의 성장과정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과정에 대한 전시'로 관람객들이 전시를 통해 영감을 받아 자신만의 열매를 찾았으면 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전시장 내부 전경 (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전시장 한편에서는 제품디자인을 탄생시키는 디자이너의 ‘생각’, 즉 ‘디자이너의 뇌’를 살펴볼 수 있고, 한편에서는 이를 통해 탄생한 작품들이 던지는 새로운 생각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나아가 그 생각을 전달받은 관람객에게 어떠한 생각과 행동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그 전체의 과정이 이번 전시를 구성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점은 두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는 전시회의 구조에 한쪽에는 완제품이, 반대편에는 완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들이 담겨있다는 것. 이를 통해 관람객들이 완제품의 탄생 비화와 만들어지기까지의 스토리를 살펴보며 작품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시회 한쪽에는 완제품이 전시되어 있고, 반대편에는 완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과 스케치등이 놓여있다. ⓒ Design Jungle

 


또한 ‘생각을 만드는 디자인’은 제품디자인 전시의 특성을 살려서 작품 자체의 물성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부 작품을 ‘직접 만지고 느껴볼 수 있는’ 촉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전시를 만드는 과정도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생각에 뿌리를 두고 디자인되었으며, 전시 후 양산되는 수많은 설치 폐기물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아 버려지는 것이 없는 전시를 구성하였다.


한편, 디자이너 성정기는 2004년 한국 디자이너로는 처음으로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IDEO 보스턴에 콘셉트 디자이너로 입사하여 주목받았다. 이후 LUNAR 샌프란시스코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근무하였으며 Daylight 샌프란시스코, 뮌헨 그리고 서울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2003년 독일 IF어워드에서 한국 학생으로는 처음으로 콘셉트상을 수상하였고 이후 IF, IDEA, REDDOT, 포르쉐 국제 디자인 공모전, 일본 OPUS 국제 공모전 등 전 세계 디자인 어워드와 공모전에서 40여 회 수상하였다. 독일 IF 어워드 제품 부분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그는 2021년 현재 서울디자인재단 상품개발 총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성정기 디자이너가 추구해온 올바른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인터뷰를 통해 디자이너 성정기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Q. 이번 전시의 목적은?

전시를 통해서 관람객이 디자인을 하나의 과정으로 보고 각자의 공간으로 돌아가 그것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긴 여정을 느끼는 것에 이번 전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시를 보면서 즉각적으로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전시를 통해 디자이너들의 많은 고민들 속에서 제품이 탄생한다는 것을 알고, 그런 고민들을 이해하며 제품을 사용하면서 소비자들이 조금 더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을 위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작품들을 통해 부족한 사람도 무언가 메시지를 만들 수 있고 그 메시지가 긍정적인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워터 플러스' 수돗물의 가치와 인식을 재고하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된 페트병 디자인. ⓒ Design Jungle

 

 

Q. 전시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최근에는 디자인이 쓰이는 용도가 차별화를 만들거나 무언가를 더 낫게 만드는 그런 가치에 집중되어 있었다. 원래 디자인이라고 하는 것은 가치를 보편화 시켜서 많은 사람들이 같은 혜택을 누리게 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그런 목적을 따르다 보면 현재의 차별적 가치에 집중되는 것보다는 차별적 가치와 보편적 가치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의 시작에 생각의 변화와 생각의 변화를 만드는 디자인들이 조금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생각에서 이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Trash 쓰레기통' 기존 쓰레기통 뚜껑의 재료를 의도적으로 줄여 쓰레기에 대해 한번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Q. 작품의 아이디어들이 돋보이는데, 그 원천은 무엇으로부터 나오나?

모든 일상에서의 경험들, 그것들을 축적시키고 그 안에서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최종 결과물은 결국 일상에서의 모습에서 힌트를 많이 얻는 것들이다.
 

'Time' 모래시계의 디자인은 다양한 시간의 길이를 보여주고있다. (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Q. 특히 애정하는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디자이너로서 샴푸병 디자인 'People'이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큰 계기가 되었다. 이 작품은 머리를 감다가 샴푸인 줄 알고 린스로 머리를 감았던 나의 경험을 토대로 제작하게 되었는데, 눈을 감고 샴푸병을 구분 짓기 어려운 문제가 비단 나만의 불편이 아니라 실제로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도 불편함이 되었을거라고 생각하게 됐다. 조사를 하던 중 점자로 되어있는 샴푸병들을 발견했지만 일반인들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의도치 않은 차별을 만드는 것이라 여겼고, 패턴을 통해 누구나 구분할 있게끔 제작했다.



샴푸병 디자인 'People' (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Q. 올바른 디자인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나?

디자인 자체가 차별을 만들지 않는 디자인, 이것이 올바른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디자인 자체로 인해서 그것을 누리는 사람과 누리지 않는 사람이 차별화를 느낀다면 그것은 올바른 디자인의 시작은 아니라고 본다. 세상에 많은 것들이 만들어지게 되고 그것들이 원래 원했던 가치보다 더 많은 해를 끼치게 된다면 그러한 작업에는 굳이 디자이너가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스크림 스쿱' 머리가 대각선으로 위치해 손목에 가는 부담이 적고 뜨는 행위가 자연스럽다. ⓒ Design Jungle

 

 

Q. 이번 전시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같이 살고 있는 사람과 환경, 이런 것들에 대해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 결국 우린 공동체이니까. 그 안에서 같이 고민을 같이하고 생각하고 에너지를 모르면 더 나은 환경과 미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뒤를 이어 나갈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 그들의 멘토가 되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글_ 김수연 취재기자(ksy@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facebook twitter

#디자인 #디자인전시 #제품디자인 #디자이너 #굿디자인 

김수연 취재기자
스토리가 담긴 디자인을 소개합니다.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