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6
뉴노멀 시대 가족의 일상과 돌봄의 의미를 동시대 미술을 통해 조망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수원시립미술관 아트스페이스 광교에서 열리고 있는 ‘하-하-하 하우스’전으로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갖는 태도와 예술가로서의 고민과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던진다.
전시 제목인 ‘하-하-하 하우스’의 ‘하-(Ha-)’는 기쁨의 웃음소리이자 한숨과 한탄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감탄사로 가정을 보살피며 느끼게 되는 다양한 감정 상태를 나타낸다. ‘하우스(Haus)’에는 이러한 복합적인 마음과 감정이 공유되는 가족 구성원의 공간으로서 집의 의미가 담겨있다.
전시에는 김승희, 김허앵, 김희라, 윤진초 & 알렉산더 루쓰, 윤주희, 이선민, 정문경, 조영주 총 8팀의 아티스트가 참여해 회화, 사진, 설치, 미디어, 다큐멘터리 등 110여 점의 시각매체 작업을 선보인다.
김승희, <호랑이와 소>, 2019
김승희 작가의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호랑이와 소>(2019)는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에서 이혼 후 홀로 자신을 키운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작가는 이 작품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애니 부문 1차 후보 및 미국 AFI FEST 단편 애니 부문 심사위원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희라, <옷>, 1998~2021
김허앵 작가는 양육자가 된 후 변화한 일상과 관심사를 <새로움의 탄생>(2019), <데일리 루틴>(2019) 등의 작품을 통해 육아 속 희로애락과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김희라 작가는 생활과 밀착된 실제 옷과 사물을 이용한 설치 작업 <옷>(1998~2021)과 <초대>(2008)를 통해 일상의 고정된 시각을 전복한다.
윤진초 & 알렉산더 루쓰, <휴먼베어> 외
윤주희, <의지의 의지의 의지>, 2019
윤진초 & 알렉산더 루쓰는 <She Bear>(2020), <He Bear>(2020)에서 누빔 이불 등 패브릭 소재를 이용해 고대부터 이어온 모성 신화와 설화를 곰의 형상을 빌려 동화적인 이미지로 풀어냈고, 윤주희 작가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경력을 멈췄던 작가로서 사회 활동의 공백과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클라이밍 유닛 설치작업 <의지의 의지의 의지>(2019)로 표현했다.
정문경, <창백한 유령>, 2018
조영주, <입술 위의 깃털>, 2020
이선민 작가는 딸과 함께 찍은 사진 <자윤이네>(1999)를 시작으로 점차 범위를 확장해 사회 속 다양한 가족 이야기를 보여주고, 정문경 작가는 <요새>(2013), <창백한 유령>(2018)에서 쓰임의 흔적이 남아있는 일상적 사물을 낯선 이미지로 바꿔 개인과 공동체의 의미를 재조명하며, 조영주 작가는 퍼포먼스와 영상 작업 <입술 위의 깃털>(2020), <불완전한 생활>(2019)에서 돌봄을 제공하는 자로서 느끼게 되는 여러 감각적인 부분과 복합적인 관계 맺기에 대해 말한다.
전시는 연계 교육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한다. 10월 9일(토)과 10일(일)에 이선민 작가와 함께하는 <내 책을 만들고 싶어요> 등이 열리고 10월 10일(일)에는 조영주 작가의 라이브 퍼포먼스 <입술 위의 깃털>이 마련된다. 관련 프로그램은 수원시립미술관 홈페이지 신청(suma.suwon.go.kr)을 통해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고 공동체 구성원들이 가족을 둘러싼 모습과 돌봄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이번 전시는 수원컨벤션센터 B1 아트스페이스 광교에서 11월 28일까지 열린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수원시립미술관 아트스페이스 광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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