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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전통 의상’이 빛나는 말레이시아·싱가포르 승무원 유니폼

2021-06-11

말레이시아 국적기 말레이시아 항공은 1972년 창립 때부터 사룽 끄바야(Sarong Kebaya)를 유니폼으로 사용하고 있다. 1978년, 1986년, 1991년 그리고 2008년 네 차례 유니폼 색과 디자인 색 등을 조금씩 바꿨지만 사룽 끄바야를 그대로 고수했다. 

 

 

말레이시아항공 승무원복 (사진: flickr)

 

 

말레이시아 전통 복식인 사룽 끄바야는 치마처럼 두르는 긴 천인 사룽(sarung)과 블라우스인 끄바야(kebaya)로 이루어져 있다. 말레이시아항공 유니폼은 1986년 마라공과대학 패션학과에서 지금의 형태로 재단한 것으로 다양한 모티브가 들어가 화려하게 재탄생했다. 사룽에는 대나무가 엮여져 있는 패턴 끌라라이(kelarai)가 형상화돼 여성적이면서도 화려함이 돋보인다. 여기에 말레이시아 꽃 재스민, 쳄파카, 히비스커스 등에서 영감을 얻은 문양이 들어가 아름다움을 더했다. 또한 옷깃과 치마 끝자락에는 동말레이시아 사라왁 특유의 기하학적 패턴으로 멋을 살렸다. 

 

말린도에어 사룽 끄바야 유니폼 (사진: flickr)

 

 

말레이시아의 저가항공사 말린도에어도 사룽 끄바야를 승무원복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항공과 달리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문화가 혼합된 느낌의 유니폼을 디자인했다. 흰색을 기본 색상으로 한 상의는 인도네시아 자바의 전통 의상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해 우아하면서도 밝은 느낌을 냈다. 반면 하의는 직물로 유명한 인도네시아 롬복의 원주민 사삭족의 의복에서 착안해 디자인했다. 하의에 들어간 금실은 수마트라 서부의 카인 송켓(kain songket. 금실 또는 은실로 낸 자수)에서 영감을 받았다. 

 

말레이시아항공 계열사인 파이어플라이항공은 보다 현대적인 스타일로 디자인됐다. 하지만 중국계 말레이시아의 전통 복장을 연상시키는 만다린 칼라(Mandarin collar)를 활용해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냈다.

 

싱가포르 국적기 싱가포르항공은 페라나칸 의복을 승무원복으로 사용하고 있다. 페라나칸(Pernakan)이란 ‘현지에서 태어난 자’라는 뜻으로 보통 중국 남성과 현지인 여성이 혼인해 만들어진 혼합 문화를 뜻한다. 싱가포르만이 아니라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곳곳에서도 페라나칸 전통 의복을 찾아볼 수 있어 말레이시아항공 유니폼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싱가포르항공 유니폼을 제작한 피에르 발망 (사진: luxuryesapes/Singpaore Airlines)

 

싱가포르항공 승무원복 (사진: luxuryesapes/Singpaore Airlines)

 

 

싱가포르항공 유니폼은 세계적 디자이너인 피에르 발망이 만든 작품이다. 1972년 피에르 발망이 제작한 싱가포르항공 유니폼은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당시 싱가포르인이 입은 전통 의복의 우아함에 매료된 피에르 발망은 페라나칸 의복을 거의 변형하지 않고 디자인했다. 싱가포르항공은 1972년부터 현재까지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 번도 승무원 유니폼을 바꾸지 않으면서 싱가포르의 미(美)를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글_ 홍성아 말레이시아 통신원(tjddk42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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